본문 바로가기

코리아타운59

뿌듯하고 행복한 남편의 하루 내가 예배를 보는 동안 , 깨달음은 사무실에서 작년에 산 쿠마노테(熊の手)를 가져오기로 했다. 하나조노진자(花園神社)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즐비하게 늘어선 포장마차 먹거리를 사는 사람, 그 음식을 근처에서 앉아 먹고 있는 사람, 진풍경을 찍는 사람, 라이브로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로 서로 얽혀 걸을 수가 없어 그냥 진사 안에서 만나기로 했다. 작년까지만해도 진자 입구에 코로나 방역으로 손소독제가 올려진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올 해는 그런 문구조차도 없이 코로나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쿠마노테는 사업을 하거나 자영업자들이 사업번창을 위해 사업장에 놓아두는 일종의 장식품이다. 곰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갈쿠리로 복을 긁어 모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쿠마노테는 판매하는 곳마다 장식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 2022. 11. 28.
국제 로맨스 사기에 등장한 한국인 그녀와는 오후에서야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집까지 온다길래 그냥 밖에서 보자고 달랬다. 실은 지난주말부터 날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오늘에서야 시간을 낼 수 있었다. 토요일, 오전에 내게 전화를 했을 때에 비하면 모든 게 차분해진 그녀는 레스토랑에 앉자마자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했다. [ 마루야마 상, 경찰서는 다녀왔어요? ] [ 응,,,어제 갔다 왔어..] [ 왜 바로 안 가고 어제 갔어요? ] [ 솔직히 아직도 긴가민가 해..] [ 경찰에서는 뭐래요? ] [ 두명의 형사 앞에서 취조당하듯 경위서를 쓰는데 이런 사기가 자주 일어나는 일이여서인지 날 아주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봐서 기분이 좀 나빴어 ] 마루야마 상은 60대 초반으로 나와는 모단체에서 알게 됐는데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자신에게 분명 한국인 피.. 2022. 8. 11.
다시 되살아난 남편의 하루 어제, 드디어 음성 판정을 받은 깨달음은 코로나에서 해방된 날이라며 꽤나 들떠 있었다. [ 나, 이제 밖에서 놀아도 돼 ] [ 그렇게 놀고 싶었어? ] [ 응 ! ] 뭘 어떻게 놀고 싶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상기된 얼굴을 하고는 코로나 때문에 예약을 취소했던 딤섬을 먹으러 갔다. 紹興酒 (쇼우코슈)를 한 잔 하며 10일 넘게 집에서 격리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자기 방으로 내가 식사를 가져다주고 비닐장갑을 끼고 여기저기 알코올로 닦고 세탁물도 따로 돌리는 걸 보면서 내 일을 두배로 늘렸다는 생각에 미안했단다. [ 아니야, 별로 힘들지 않았어 ] [ 그렇게 말해주니까 고맙네, 그리고 우리 직원도 이젠 용서해 줘, 분명 그 직원 때문에 나도 코로나에 걸렸지만..] 양성 판정을 받고도 버젓이.. 2022. 8. 2.
무작정 떠난 오사카에서,,, 깨달음은 거실에서 조용히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려고 주방으로 가는 날 힐끔 쳐다보면서 오늘도 찜통더위가 계속될 거라고 했다. 에어컨 온도를 25도로 낮추고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날이 너무 더워 되도록이면 가스레인지를 켜고 싶지 않지만 계란말이가 먹기 위해선 가스불을 켜야 했다. 예정대로라면 우린 이곳 일본이 아닌 한국에 있어야하는데 그랬으면 아침부터 을지로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생선구이랑 편하게 먹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먹고 둘이서 이 주말에 뭘 할까 잠시 눈으로 대화를 나누다 깨달음이 가장 한국적인 곳을 가자고 했다. [ 나,,,코리아타운 안 갈 거야.. 이 허탈한 기분은 코리아타운에 가도 메워지지 않으니까..] [ 코리아타운 말고 오사카(大阪) 가자 ] [ 오사카? ] [ .. 2022. 7. 3.
기운 차린 남편,,그리고 블로그 지난 금요일을 시작으로 이곳은 약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코로나의 공포가 무뎌져 가는 요즘이어서인지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모두 떠났지만 우린 그냥 착실히 각자의 일을 하며 휴일을 보내고 있다. 눈을 뜨면 서로의 루틴에 맞춰 움직이고 깨달음은 자기 방에서 일을 하다 가끔 팩스를 보내려고 편의점을 다녀오는 게 다였다. 나는 나대로 악기 연습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나머지 휴일을 어찌 보낼까 아침을 먹으며 얘길 나누다가 깨달음이 맵고 자극적인 게 먹고 싶다고 해 메뉴도 정하지 않은 채 코리아타운으로 무작정 나갔다. 역 앞에서부터 얼마나 사람들이 많던지, 닭강정은 닭강정대로, 호떡집은 호떡집대로 가는 곳마다 줄 서 있는 행렬들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날은 유난히 .. 2022. 5. 4.
일본 방송에선 요즘 이런 게 소개된다 [ 케이짱, 잘 있지? 나 지금 코리아타운이야 ] 상기된 목소리도 내게 전화를 건 우에노 상(上野)은 마치 엊그제 통화를 했던 것처럼 안부인사도 생략한 채 익숙하게 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코리아타운에 나왔는데 내 고향, 전라도 김치를 파는 곳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 생각이 나 전화를 했단다. [ 케이짱,여기 내가 처음 보는 한국식품이랑 김치들이 엄청 많은데 알고 있었어? ] [ 아.. 저도 그 마트 최근에 알았어요. 한국 가야 살 수 있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 [ 예전에 케이짱 집에서 먹었던 말린 나물 같은 거도 팔고 있어. 완전 한국 같아. 내가 사진 보내줄게 ] [ 아니..괜찮은데...... ] [ 근데 케이짱은 이런 마트를 알았으면 나한테도 말해주지 그랬어 ] 내게 한국어를 6개월 정도 배웠던 우.. 2022. 3. 17.
식욕...그리고 소크라테스 아침을 서둘러 먹고 외출 준비를 했다. 언제 내릴지 모를 꾸무럭한 날씨를 대비해 우산을 챙기고 있는데 깨달음이 자기 방에서 튀어나와 어딜 갈 거냐 물었다. [ 쇼핑 좀 하려고,,] 이곳은 금요일(건국기념일)부터 연휴였다. 연일, 7만, 8만인의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선 연휴여도 전혀 의미가 없어 평소처럼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몸조심, 코로나 조심을 하고 있는 중이기에 혼자 다녀올 요량이였다. [ 어디로 갈 건데? ] [ 코리아타운 ] [ 그럼, 나도 갈래 ] [ 얼른 필요한 것만 사고 올 거야, 그니까 당신은 그냥 집에 있어 ] 싫어소리와 함께 빛의 속도로 외투를 걸치고 나온 깨달음이 내 팔짱을 꼈다. 굳이 코리아타운에 가지 않아도 요즘은 대형마트에서 웬만한 식재료는 구입할 수 있지만 .. 2022. 2. 14.
남편은 코리아타운을 그래서 갔다. 이곳은 내일, 월요일까지 연휴이지만 잠잠했던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기 시작하면서 우린 또 스테이 홈을 실행 중이다. 오늘 아침, 신정연휴 때 3단 찬합에 만들어 둔 오세치(おせち명절 음식)를 깨달음이 점점 질려했고 먹을 때마다 정말 내년에는 오세치를 만들지 않을 거라고 자기 자신에게 맹세하듯 몇 번이고 되뇌이며 매년, 오세치 만들지 말자고 했던 내 말을 들었어야했다며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 나,, 오늘은 정말 다른 거 먹고 싶다. 입맛을 바꿔줄 만한 거 ] [ 뭐 먹고 싶어? ] [ 신라면, 매운맛으로 죽어가는 입맛을 찾아야 될 것 같아 ] 그렇게 질려하는 깨달음을 위해 냉동실에 얼려둔 새우와 전복, 문어로 해물라면과 떡갈비를 구웠다. 라면을 정신없이 먹다가 남은 오세치가 생각났는지 내일까지 먹어치워.. 2022. 1. 10.
일본의 코리아타운 모습의 요즘 주말 오후, 신정 선물을 주문하기 위해 오다큐 백화점(小田急)에 갔다. 깨달음이 해년마다 추석과 신정 선물을 이곳에서 보내는 이유는 다른 곳보다 연배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많아서라고 한다. 예전에는 각종 선물코너가 따로 배치되어 실물을 보고 부과설명까지 들으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시대에 맞게 상품 사진으로만 벽면을 채워놓았다. 깨달음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동안 난 지인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몇가지 골랐다. [ 다 골랐어? ] [ 응 ] [ 한국에 보낼 것도 골랐어?] [ 응 ] [ 이거 신청 끝나면 어디 갈까? ] [ 영화를 한편 보면 좋은데 예약을 안 해서 좌석이 없을 것 같애...] [ 나, 영화 안 볼 거야, 집에서도 볼 게 많은데 ] [.............................] .. 2021. 11. 29.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 오랜만에 자주 애용했던 중화요릿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이 기다리는 걸 보니 다들 우리와 같은 마음일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심리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지금껏 발길을 끓었던 레스토랑을 하나씩 다시 찾으려 오늘 온 것인데 역시나 맛집은 사람들이 많다. 쇼코슈(紹興酒)를 주문하고 월 12월부터 실시한다는 부스터 샷에 관한 얘길 했다. [ 깨달음, 당신도 맞을 거지? ] [ 응, 당연하지, 당신은? ] [ 나도 맞을 생각이야 ] 내년이면 한국을 포함, 조금씩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질 거라며 그렇게 되면 예전의 생활로 서서히 되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얘기를 나누는데 우리 옆 테이블에서는 한국 마스크를 .. 2021. 11. 8.
일본의 위드 코로나 시대 지난 9월을 마지막으로 이곳은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되었고 위드 코로나로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예전처럼 일상이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도 위드 코로나 (With Corona)시대에 적응한다는 핑계로 근 2년 가까이 가지 못했던 영화관을 찾았다. 007 영화는 꼭 스크린을 통해서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해 집을 나섰다. 음료와 팝콘을 사려는 깨달음에게 마스크를 벗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그냥 참자고 말렸다. 지정석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깨달음이 오랜만에 와서인지 기분이 색다르다고 했다. 우리 앞 줄 건너편에 앉은 아저씨는 맥주캔을 가방에서 꺼내더니 조심히 티슈로 캔을 감싸며 상표가 보이지 않게 붙이고는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상영시간 2시간이 넘은 영화였지만 지루하지 않고 잘 .. 2021. 10. 4.
남편에게 내 카드를 줬더니.. 2주 전, 깨달음은 퇴근길에 열무김치를 사 왔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거래처 다녀오는 길에 한국어가 적힌 작은 마트가 있어서 샀다고 했다. [ 여름에 열무김치 먹는 거 기억하고 있었어? ] [ 아니, 요즘 유튜브에서 비빔국수 많이 나오잖아, 보리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한국 맛과 같은지 궁금해서 사 봤어 ] 그날 저녁 우린 열무김치를 넣은 비빔국수를 먹으며 완전 한국 맛이라며 좋아했었다. 집 근처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코리아타운에 가야만 했는데 깨달음 덕분에 즐거운 한 끼를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자기 방에서 오후 내내 공부를 하던 깨달음이 외출 준비를 했다. [ 내가 혼자 다녀올게 ] [ 깨달음,, 나도 가고 싶은데...] [ 알아,, 아는데 아직 당신은 완치되.. 2021. 8. 12.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보라며 2년 전까지 와이셔츠 버튼이 터질 것 같아서 못 입었던 걸 입게 되었다고 가벼워진 자기 몸을 꿀렁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 알았어. 얼른 출근해 ] [ 나,,미팅 끝나고 2시간 후에 들어올 건데 오래간만에 짜장면 먹을까? ] [ 별로...] [ 별로라는 말은 긍정으로 생각하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 [ ................................... ] 자기 말만 하고 집을 나서는 깨달음. 인간이 저렇게 매일 긍정적일 수 있는 건 타고난 성격이고 어쩌면 시어머님이 임신 중에 태교를 엄청 잘하셨을 것이라 추측된다. 다음 달에 시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인데 그때는 잊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다. 세탁기 돌려놓고 난 바로 거실에 매트를 깔.. 2021. 6. 19.
일본인이 한국 라면을 먹을 때 2주 전부터 깨달음이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자고 했지만 난 가야 할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곳에 가야만이 살 수 있었던 한국식재료나 냉동식품들이 요즘은 웬만한 대형마트에 가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산 고춧가루를 비롯해 냉동만두, 김치까지 한국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된장, 조선간장, 액젓처럼 코리아타운에서 구입해야 할 것도 분명있다. 특히 깻잎, 애호박, 호박잎, 시래기처럼 구하기 힘든 채소들은 그곳에 가야 하는데 요즘은 깻잎이 먹고 싶을 땐 오오바(大葉)로 애호박은 즈끼니(ズッキーニ)로 대신해서 요리를 하곤 했다. 그래서도 특별히 가야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 [ 깨달음, 왜 가려는 거야? ] [ 그냥,, 심심해서..] [ 뭐 살 거 있어? ] [ 아니.. 없는데.. 그냥 오.. 2021. 5. 21.
일본속, 신한류 붐은 일고 있었다 내 주변의 일본인 친구, 동료들 중, 서너 명은 예전부터 한류에 빠져 있었다. 원조라 말하는 배용준 시절의 한류 1세대부터 지금의 BTS까지 다양하게 한국문화를 발 빠르게 접하고 공유하며 즐긴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에 한국의 매력에 빠진 사람은 같은 장애협회에서 만난 나카지마 상이다. 그녀는 특히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 사극, 멜로, 복수 등 장르불문, 모든 드라마를 즐겨본다. 내게 [ 사랑의 불시착]을 보라고 권했던 것도 나카지마 상이었고 꼭 봐야 한다고, 제발 봐주라며 귀찮을 정도로 추천을 했었다. 그런 나카지마 상이 어제도 내게 코로나가 끝나면 꼭 자기와 한국에 가자고 했다. 나카지마 상은 일본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40대 초반의 미혼이다.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그녀는 나를 볼 때마.. 2021.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