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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55

기운 차린 남편,,그리고 블로그 지난 금요일을 시작으로 이곳은 약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코로나의 공포가 무뎌져 가는 요즘이어서인지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모두 떠났지만 우린 그냥 착실히 각자의 일을 하며 휴일을 보내고 있다. 눈을 뜨면 서로의 루틴에 맞춰 움직이고 깨달음은 자기 방에서 일을 하다 가끔 팩스를 보내려고 편의점을 다녀오는 게 다였다. 나는 나대로 악기 연습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나머지 휴일을 어찌 보낼까 아침을 먹으며 얘길 나누다가 깨달음이 맵고 자극적인 게 먹고 싶다고 해 메뉴도 정하지 않은 채 코리아타운으로 무작정 나갔다. 역 앞에서부터 얼마나 사람들이 많던지, 닭강정은 닭강정대로, 호떡집은 호떡집대로 가는 곳마다 줄 서 있는 행렬들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날은 유난히 .. 2022. 5. 4.
일본 방송에선 요즘 이런 게 소개된다 [ 케이짱, 잘 있지? 나 지금 코리아타운이야 ] 상기된 목소리도 내게 전화를 건 우에노 상(上野)은 마치 엊그제 통화를 했던 것처럼 안부인사도 생략한 채 익숙하게 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코리아타운에 나왔는데 내 고향, 전라도 김치를 파는 곳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 생각이 나 전화를 했단다. [ 케이짱,여기 내가 처음 보는 한국식품이랑 김치들이 엄청 많은데 알고 있었어? ] [ 아.. 저도 그 마트 최근에 알았어요. 한국 가야 살 수 있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 [ 예전에 케이짱 집에서 먹었던 말린 나물 같은 거도 팔고 있어. 완전 한국 같아. 내가 사진 보내줄게 ] [ 아니..괜찮은데...... ] [ 근데 케이짱은 이런 마트를 알았으면 나한테도 말해주지 그랬어 ] 내게 한국어를 6개월 정도 배웠던 우.. 2022. 3. 17.
식욕...그리고 소크라테스 아침을 서둘러 먹고 외출 준비를 했다. 언제 내릴지 모를 꾸무럭한 날씨를 대비해 우산을 챙기고 있는데 깨달음이 자기 방에서 튀어나와 어딜 갈 거냐 물었다. [ 쇼핑 좀 하려고,,] 이곳은 금요일(건국기념일)부터 연휴였다. 연일, 7만, 8만인의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선 연휴여도 전혀 의미가 없어 평소처럼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몸조심, 코로나 조심을 하고 있는 중이기에 혼자 다녀올 요량이였다. [ 어디로 갈 건데? ] [ 코리아타운 ] [ 그럼, 나도 갈래 ] [ 얼른 필요한 것만 사고 올 거야, 그니까 당신은 그냥 집에 있어 ] 싫어소리와 함께 빛의 속도로 외투를 걸치고 나온 깨달음이 내 팔짱을 꼈다. 굳이 코리아타운에 가지 않아도 요즘은 대형마트에서 웬만한 식재료는 구입할 수 있지만 .. 2022. 2. 14.
남편은 코리아타운을 그래서 갔다. 이곳은 내일, 월요일까지 연휴이지만 잠잠했던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기 시작하면서 우린 또 스테이 홈을 실행 중이다. 오늘 아침, 신정연휴 때 3단 찬합에 만들어 둔 오세치(おせち명절 음식)를 깨달음이 점점 질려했고 먹을 때마다 정말 내년에는 오세치를 만들지 않을 거라고 자기 자신에게 맹세하듯 몇 번이고 되뇌이며 매년, 오세치 만들지 말자고 했던 내 말을 들었어야했다며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 나,, 오늘은 정말 다른 거 먹고 싶다. 입맛을 바꿔줄 만한 거 ] [ 뭐 먹고 싶어? ] [ 신라면, 매운맛으로 죽어가는 입맛을 찾아야 될 것 같아 ] 그렇게 질려하는 깨달음을 위해 냉동실에 얼려둔 새우와 전복, 문어로 해물라면과 떡갈비를 구웠다. 라면을 정신없이 먹다가 남은 오세치가 생각났는지 내일까지 먹어치워.. 2022. 1. 10.
일본의 코리아타운 모습의 요즘 주말 오후, 신정 선물을 주문하기 위해 오다큐 백화점(小田急)에 갔다. 깨달음이 해년마다 추석과 신정 선물을 이곳에서 보내는 이유는 다른 곳보다 연배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많아서라고 한다. 예전에는 각종 선물코너가 따로 배치되어 실물을 보고 부과설명까지 들으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시대에 맞게 상품 사진으로만 벽면을 채워놓았다. 깨달음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동안 난 지인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몇가지 골랐다. [ 다 골랐어? ] [ 응 ] [ 한국에 보낼 것도 골랐어?] [ 응 ] [ 이거 신청 끝나면 어디 갈까? ] [ 영화를 한편 보면 좋은데 예약을 안 해서 좌석이 없을 것 같애...] [ 나, 영화 안 볼 거야, 집에서도 볼 게 많은데 ] [.............................] .. 2021. 11. 29.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 오랜만에 자주 애용했던 중화요릿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이 기다리는 걸 보니 다들 우리와 같은 마음일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심리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지금껏 발길을 끓었던 레스토랑을 하나씩 다시 찾으려 오늘 온 것인데 역시나 맛집은 사람들이 많다. 쇼코슈(紹興酒)를 주문하고 월 12월부터 실시한다는 부스터 샷에 관한 얘길 했다. [ 깨달음, 당신도 맞을 거지? ] [ 응, 당연하지, 당신은? ] [ 나도 맞을 생각이야 ] 내년이면 한국을 포함, 조금씩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질 거라며 그렇게 되면 예전의 생활로 서서히 되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얘기를 나누는데 우리 옆 테이블에서는 한국 마스크를 .. 2021. 11. 8.
일본의 위드 코로나 시대 지난 9월을 마지막으로 이곳은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되었고 위드 코로나로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예전처럼 일상이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도 위드 코로나 (With Corona)시대에 적응한다는 핑계로 근 2년 가까이 가지 못했던 영화관을 찾았다. 007 영화는 꼭 스크린을 통해서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해 집을 나섰다. 음료와 팝콘을 사려는 깨달음에게 마스크를 벗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그냥 참자고 말렸다. 지정석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깨달음이 오랜만에 와서인지 기분이 색다르다고 했다. 우리 앞 줄 건너편에 앉은 아저씨는 맥주캔을 가방에서 꺼내더니 조심히 티슈로 캔을 감싸며 상표가 보이지 않게 붙이고는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상영시간 2시간이 넘은 영화였지만 지루하지 않고 잘 .. 2021. 10. 4.
남편에게 내 카드를 줬더니.. 2주 전, 깨달음은 퇴근길에 열무김치를 사 왔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거래처 다녀오는 길에 한국어가 적힌 작은 마트가 있어서 샀다고 했다. [ 여름에 열무김치 먹는 거 기억하고 있었어? ] [ 아니, 요즘 유튜브에서 비빔국수 많이 나오잖아, 보리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한국 맛과 같은지 궁금해서 사 봤어 ] 그날 저녁 우린 열무김치를 넣은 비빔국수를 먹으며 완전 한국 맛이라며 좋아했었다. 집 근처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코리아타운에 가야만 했는데 깨달음 덕분에 즐거운 한 끼를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자기 방에서 오후 내내 공부를 하던 깨달음이 외출 준비를 했다. [ 내가 혼자 다녀올게 ] [ 깨달음,, 나도 가고 싶은데...] [ 알아,, 아는데 아직 당신은 완치되.. 2021. 8. 12.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보라며 2년 전까지 와이셔츠 버튼이 터질 것 같아서 못 입었던 걸 입게 되었다고 가벼워진 자기 몸을 꿀렁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 알았어. 얼른 출근해 ] [ 나,,미팅 끝나고 2시간 후에 들어올 건데 오래간만에 짜장면 먹을까? ] [ 별로...] [ 별로라는 말은 긍정으로 생각하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 [ ................................... ] 자기 말만 하고 집을 나서는 깨달음. 인간이 저렇게 매일 긍정적일 수 있는 건 타고난 성격이고 어쩌면 시어머님이 임신 중에 태교를 엄청 잘하셨을 것이라 추측된다. 다음 달에 시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인데 그때는 잊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다. 세탁기 돌려놓고 난 바로 거실에 매트를 깔.. 2021. 6. 19.
일본인이 한국 라면을 먹을 때 2주 전부터 깨달음이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자고 했지만 난 가야 할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곳에 가야만이 살 수 있었던 한국식재료나 냉동식품들이 요즘은 웬만한 대형마트에 가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산 고춧가루를 비롯해 냉동만두, 김치까지 한국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된장, 조선간장, 액젓처럼 코리아타운에서 구입해야 할 것도 분명있다. 특히 깻잎, 애호박, 호박잎, 시래기처럼 구하기 힘든 채소들은 그곳에 가야 하는데 요즘은 깻잎이 먹고 싶을 땐 오오바(大葉)로 애호박은 즈끼니(ズッキーニ)로 대신해서 요리를 하곤 했다. 그래서도 특별히 가야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 [ 깨달음, 왜 가려는 거야? ] [ 그냥,, 심심해서..] [ 뭐 살 거 있어? ] [ 아니.. 없는데.. 그냥 오.. 2021. 5. 21.
일본속, 신한류 붐은 일고 있었다 내 주변의 일본인 친구, 동료들 중, 서너 명은 예전부터 한류에 빠져 있었다. 원조라 말하는 배용준 시절의 한류 1세대부터 지금의 BTS까지 다양하게 한국문화를 발 빠르게 접하고 공유하며 즐긴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에 한국의 매력에 빠진 사람은 같은 장애협회에서 만난 나카지마 상이다. 그녀는 특히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 사극, 멜로, 복수 등 장르불문, 모든 드라마를 즐겨본다. 내게 [ 사랑의 불시착]을 보라고 권했던 것도 나카지마 상이었고 꼭 봐야 한다고, 제발 봐주라며 귀찮을 정도로 추천을 했었다. 그런 나카지마 상이 어제도 내게 코로나가 끝나면 꼭 자기와 한국에 가자고 했다. 나카지마 상은 일본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40대 초반의 미혼이다.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그녀는 나를 볼 때마.. 2021. 3. 7.
요즘 우리 부부가 자주 찾는 곳 어제는 봄처럼 따뜻하다가 오늘은 또다시 맹추위가 찾아오는 이상기온이 며칠째 계속되는 이곳. 다운재킷을 넣었다가 꺼내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오늘은 겨울 찬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날아갈 것 같은 날씨였지만 깨달음과 외출을 했다. 엄마 생신선물로 뭘 보내드릴까 싶어 긴자(銀座)로 나가 유락쵸(有楽町) 사이에 있는 안테나숍들을 찾았다. 안테나숍은 전국 각 지역의 공예품, 식자재, 쥬류, 채소, 생선, 액세서리 등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오키나와(沖縄)까지 그 지역 대표음식들과 명물들이 준비되어 있어 요즘처럼 코로나로 여행을 못하게 되면서 이 안테나숍이 인기가 많아졌고 우리도 자주 찾고 있다. 특히 냉동된 식재료이 다양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의 고향의.. 2021. 2. 25.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산다 집 근처 우체국은 영업시간이 끝난 상태여서 본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 보내드릴 소포를 들고 줄을 서 있는데 우편물 취급이 일시정지된 나라가 적힌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항공편은 되고 선편은 되지 않는 나라, 선편은 되지만 항공편은 안 되는 곳 등,, 지구촌 곳곳을 코로나가 점령하고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체국을 나와 자전거로 근처 강둑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외출도 삼가야 하는 긴급사태 선언 중이다 보니 일을 보러 가끔 집 밖을 나가게 되면 그냥 공원 주변이나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배회하듯 걷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한다. 집에 들어서자 깨달음이 거실에 놓인 박스를 가리키며 카나마루(깨달음 대학 동기)가 보낸 .. 2021. 1. 23.
아침부터 남편이 기분 좋아진 식단 이곳은 지금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 감염자수로 의료 체계의 붕괴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어제는 2,500명대에 이르렀고 누적 확진자는14만3천여명이 되었다. 오늘 도쿄에서만 418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우린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고다시 착실히 스테이홈을 하고 있다.출근 이외에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하고급한 전달사항이 아니면 대면하지 않은방식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다.그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세끼를 챙겨 먹는 게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다.https://keijapan.tistory.com/1395(삼시세끼, 그래서 열심히 차린다) 늘 밥상에 올라오는 메뉴들이야 그리 많은변화가 있진 않지만 끼니때마다뭐가 좋을지, 뭐가 먹고 싶은지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아침은 주로 .. 2020. 11. 30.
여러분들께 감사함을 나눕니다 오다큐 백화점에 가기 전에 주문을 못했던 몇 몇 분들에게 드릴오세이보 (お歳暮 -연말에 드리는 선물)를카다로그를 보며 결정했다. 매년 추석과 설에 두번씩 보내다 보니 중복되지 않고받는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되도록이면보내드리려 신경을 쓰는 편인데늘 고를 때마다 고심을 하게 된다.제일 무난한 선물은 센베이인데 의외로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늘 갈등이다. [ 카나마루 상은 햄세트가 나을까? ][ 응,,그렇게 해..][ 작년에도 보내드린 것 같은데..][ 괜찮아,,술 좋아하니까 안주로 먹겠지.. ][ 미후라 상은? ][ 음,사시미를 좋아하니까 해산물이 좋을 거야 ]막상 선물을 고르다보면 결국엔 항상 같은 걸 보내 드리는 것 같다.일단 모두 체크를 하고 집을 나섰다.백화점에 도착해 바로 주문서를 건네 주고10층.. 2020.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