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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30

남자들도 참 고생이 많다 저녁은 깨달음이 좋아하는 해물덮밥을 먹었다.사시미를 엄청 좋아하는 깨달음은 내가 날 음식을 잘 못 먹는 탓에 혼자 먹고 오거나거래처와의 술자리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다며 새로운 일식집을 소개시켜 줬다. 날 위해 게살이랑 성게알 덮밥을 주문해 주는 깨달음에게 가격이 좀 세다고 했더니그냥 먹으란다.[ 응, 진짜 맛있다...] [ 이거 먹고 빨리 집에 들어가서 나 짐 챙겨야 될 것 같애 ][ 왜? ][ 내일 또 나고야 출장 가야 돼 ][ 한국 가야 하잖아 ][ 응, 그러니까 오늘 미리 가방 챙긴다는 거야 ][ 몇시에 돌아올 예정이야? ] [ 많이 늦어질 것 같애, 오전, 오후,저녁에도 미팅이 있어서 집에 도착하면 12시쯤 될 걸, 한국행 비행기 몇 시지? ][ 공항 가려면 아침.. 2019.02.24
한일커플, 깨서방의 새해 바램 1년간의 묵은 때를 제거하기 위해아침부터 깨달음과 나는 부지런히 움직였다.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로이곳 일본에서는 연말에 집안 모든 곳을 구석구석 대청소를 한다.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문득 내년이면 내 나이가 몇 살인지,,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련지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 한해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생각에 빠졌다. 2018년도 마음에 남겨둔 헛된 욕망과 질투와 시기들도 모두 정리해버리고 싶었다. 조금 더 쿨하게 조금 더 솔직히 다가서고 포용했더라면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했을 것을,,지난 시간들이 자꾸만 새록새록했다.새해에는 더 비우고 더 낮추며 내 자신을얽매이고 있는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좋겠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깨달음은 거실과 욕실을 청소하다가 조용히 생각에 빠진 나를 불러서.. 2019.01.01
부부 일은 부부 둘만이 알고 있다 퇴근 길에 함께 식사를 하러 가는데연말이여서 예약손님들로 가득했다. 간단히 건배를 하고 얼마남지 않은 올해와 1월달 스케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샷포로와 나고야 출장도 잡혀있고 시댁도 가야한다.[ 2018년에 우리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내 대답을 기다리며 멀뚱멀뚱 쳐다보는 깨달음..[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큰 일은 없었지....] [ 제주에서 한달 살아본 거 말고는 없었네..근데 시간이 진짜 빨리 간다..우리가 늙긴 늙었나 봐..] 세월 가는 속도가 자기 나이대로 가는 거여서40대는 40키로, 50대는 50키로로 달린다고했더니 처음 듣는 말이라며 아주 적절한 표현이란다. 우린 서로 내년 계획과 소원같은 걸 말했던 것 같다. [ 아,,우리 고객 우에다상이라고 알지? ][ 응,,파칭.. 2018.12.20
한일커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고민 나를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내 전화기에 그녀의 이름이 떴을 대부터 왠지모를 직감이 왔었다.일본인과 결혼생활 올해 10년을 맞이하는 그녀는내 후배의 친구로 알게 된 사이다.역에서 만나 그녀의 표정은 예상대로 어두웠다.먼저 식사를 해야할 것 같아서 미리 알아둔 조용한 곳으로 그녀를 데리고 갔다.그녀의 걸음걸이는 모든 삶의 의욕을 상실해 버린듯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게 보였다.식사를 하며 나는 지난번 한국에서 먹었던음식들에 관한 얘기, 크리스마스, 연말,,그런아주 가벼운 얘길 꺼냈다.본주제에 들어가면 서로 밥을 먹기 힘들 것도같았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묘한 침묵의 무게가 더 견디기 힘들 것만 같아서였다.그녀는 가끔 웃는 것 같다가도 바로 굳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 언니,,,나 이혼하고 싶어...]끝내 그녀.. 2018.12.14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니.. 아침을 간단히 먹은 우린 바로 운동을 나갔다.깨달음은 내가 카메라를 대면 달리다가도주위 의식하지 않고 이상한 자세를 취하며 까불고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강남스타일 춤을추기도 하고 바보같은 포즈를 하면서혼자서 좋아서 웃고 난리다. 날씨가 넘 좋다..운하와 바다가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달리는 깨달음 뒷모습은 여전히 별 변화가 없었다. 뛸 때마다 풍성한 엉덩이와 옆구리 살들이 같이 출렁거렸다.뛰면서도 점심은 뭐 먹을거냐고 묻는 깨달음..[ 야채 먹기로 했으니까 야채 먹으면 되지? ]자문자답을 하면서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100%야채를 먹고 온 깨달음은 샤워도 하지 않고그동안 미뤄두었던 창문청소를 했다.왜 오늘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곧 설날이 다가오는데 설날 대청소해야하니까 시간날 .. 2018.12.10
2년후 우리 부부의 선택.... 늘 그렇듯 병원에 도착해서 차분히책을 펼쳤다. 예약시간보다 30분 빨리와서 독서를 하는 게 이젠 습관이 되어버렸다.마음을 비우는 게 쉽지 않아서 그냥 책에 열중하며 내 이름이 불러질 때까지 기다린다.간호사가 날 보고 멈찟 하더니 목례를 했고다시 책을 펼치는데 바로 내 이름이 들려왔다.[ 왜 일찍 오셨어요? ][ 네..그냥,,,][ 일찍 오셨다고해서 바로 알려드릴려고,,][ 감사합니다 ][ 결과가 나왔는데,,좋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없었어요.지난번 저쪽 병원에서 했던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됐는데 재검사에는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앞으로 조심해야할 게 있는지..뭐 그런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특별히 할 것은 없어요, 문제가 없으니까 정기적으로 검사만하시면 될 것.. 2018.12.04
내가 아파서는 안 되는 이유 병원에 도착해 익숙하게 가운으로 바꿔 입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른 시간이여서인지 나 외에 환자가 아무도 없어서 적막감이 맴돌았다.벽에 덩그러니 걸려있는 시계의 초침 소리가 거슬렸지만 그냥 눈을 감고 다음 예약 해 둔산부인과 위치를 재확인 했다. 작년 겨울, 정기검진에서 왼쪽 가슴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걸 처음 알았다.초음파와 맘모그라피를 동시에 실시, 검사를 했더니 관내유두종이라고 했다.관내유두종은 모유가 만들어지는 유선과 모유가 나오는 통로인 유관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의하나로 호르몬 이상이나 약물에 의한 반응으로 유관이 막혀 분비물이 발생하는 경우이다.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재검사를 했을 때, 분비물의 색이 연한 핏빛을 보이고 있었다. 정밀조사를 통해 성분 분석을 했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 2018.10.09
일본에서 말하는 부부의 인연 지난주부터 우린 그리 바쁘지 않았다.시간도 여유로워서 차를 가지고 잠시 드라이브를 할까 생각했는데 나만 운전 해야한다는 게미안해서인지 (깨달음 운전면허 없음)드라이브 하자는 말을 자주 하지 않는다. 특별히 할 일이 없던 우리는 깨달음의 제안으로 버스투어를 가기로 하고 목적지나 목적도 없이 단순히 잠시 도쿄를 떠난다는 이유하나만으로하루전에 빈좌석이 남아있는 투어를 찾아 예약했고 그렇게 출발을 했다.신주쿠에서 7시 30분 출발한 버스는 우리를 시즈오까쪽으로 향했고 깨달음은 언제나처럼혼사서 많이 신나했다.[ 역시...패키지가 편해..다 맡기니까..자유여행은 이동하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다 챙겨야하고 그래서 귀찮아 ][ 당신은 마음에 맞는지 몰라도 난 싫어. 패키지는내 시간이 없잖아, 단체로 움직이고다 같이 보고.. 2018.09.23
남편이 차린 밥상에 배신감을 느낀 이유 매일 아침 인사와 함께 깨달음은 자신이차린 아침상 사진을 첨부해서 내게 보내온다.그리고 그날의 스케쥴도 간략하게 보고를 하고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장을 보고 난 후 멋지게 차린 저녁 상차림도 빠짐없이 보내온다. 내가 이곳 제주도에 오기 전날, 카레라이스와 밑반찬몇 가지를 해 두었는데 그건 진작에 떨어지고마트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반찬이나 안주거리를사 와서 먹는다고 했다. 깨달음이 아침마다 해 먹는 메뉴는 대충 이렇다.생두부, 감자샐러드, 카레. 생두부, 죽순, 문어초무침, 된장국, 장어덮밥, 샐러드,야채조림. 생선구이, 쥐포와 멸치조림, 샐러드,생두부, 우유, 우동 참치조림, 샐러드, 우동, 생두부. 아침에는 우동이나 소바가 먹기 편해서 면종류를많이 만들었다고 한다.저녁 메뉴는 아침과 달리 사시미나 초밥이.. 2018.06.27
날 울린 남편의 손편지 [ 어째, 지낼만 하냐? ][ 응,,엄마,,][ 밥은 언니랑 같이 먹냐? ][ 응,,][ 집은 괜찮고? 언니집하고 가깝다고? ][ 응,,][ 이참에 맛있는 거, 몸에 좋은 거 많이 먹고푹 쉬어라, 살도 좀 찌고,,][ 응,,엄마도 한번 놀러 와~][ 내가 뭐할라고 가것냐,,마음 편하게 푹 쉬면서 언니랑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다녀라~] [ 응,,][ 근디,,깨서방은 혼자 괜찮으까 모르것어.. 이렇게 오래토록 떨어져 있어도 혼자괜찮을랑가 모르것다..혼자서도 밥은 잘 챙겨 먹것지? 깨서방,,][ 그 사람 나 없어도 잘 해 먹어..][ 그래,.여기 있는동안은 다 잊어불고니 몸이나 생각하고 지내라~][ 알았어.. 엄마,,]전화를 귀에 댄채로 츄리닝을 걸치고숙소를 빠져 나와 지는 해를 붙잡으려는 욕심으로 바다내음이.. 2018.06.23
요즘 일본에서 급증하는 가면부부 하루짱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 할 얘기가 많았지만일단 식사를 하기위해 하루짱이 추천하는 우동을 먹으며 그동안의 일들을 쏟아냈다.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난 병원다닌 얘기가전부였고 하루짱은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나,,이혼했어... ][ 진짜? ][ 전 남편하고 이혼 성립됐어 ][ 무슨 일 있었어? 근데,,그 남편분,,참 착했던 이미지가 있었는데.. ][ 착했지..사람들 앞에서는,,케이짱하고도자주 만났으니까.. ][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고 그랬잖아 ]하루짱이 피식 웃었다.내가 예전에 살던 곳에서 친구가 된 하루짱은늘 밝고 솔직한 성격이였다.남편분이 술을 좋아해 깨달음과 함께 만나술을 마셨던 적도 있고 버스투어를 부부동반으로 간 적도 있었다.말 수가 좀 없는 남편분이였지만 유머가 있고아주 섬세한 부.. 2018.05.18
성숙한 부부가 되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후, 3시를 넘어 회사에 도착했을 때 깨달음은 기공전문 맛사지 아저씨에게 몸을 맡긴 상태로 내가 들어오는 것도 몰랐다.여직원과 도란도란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처음으로 맛사지를 받았던 여직원 한명은 허리가 너무 아파 앉는 게 불편했는데 거짓말처럼 편해졌다고 나에게도 오십견이 금새 나을 거라고 기대감을 실어줬다.또 다른 여직원 역시도 허리와 다리가 아파오래 걷질 못했는데 몸이 아주 가벼워졌다며내게 올라가지 않았던 발이 배꼽 위까지올라갔다며 몇번이고 보여줬다.[ 저 선생님, 구마모토에서 아주 유명하대요][ 네..깨달음한테 들었어요, 그래서 출장으로불렀다면서요 ][ 인기가 많아서 도쿄에도 한달에 한번씩출장 나오시는데 예약이 항상 많다네요][ 나도 효과를 보고 싶은데..]우리 여자 3.. 2018.05.14
남편들도 실은 결혼생활이 힘들다 친구가 갑자기 놀러를 왔다.그냥 휴식차 왔다며 연락을 해왔다.깨달음에게 레스토랑 위치를 알려주고우린 먼저 식사를 시작했다.[ 왜 갑자기 온 거야? 뭔 일 있어? ][ 그냥,좀 쉬고 싶어서..아내라는 자리에서...][ 왜 그래..싸웠어? ][ 아니,,싸운 건 아니고,,그냥 지치고 피곤해서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나처럼 결혼이 늦었던 윤희는 대학동창이다.6살 연하의 남편과 부산에서 살고 있는 윤희는가끔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며칠 있다가 홀연히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곤 한다. 남편에게서 카톡과 전화가 오는데도 윤희는모른척 하고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 좀 심각해? ][ 음,,,결혼이 종이장 같으면 쫘악 쫘악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야,,요즘.... ]쫘~악 쫘~악.. 2018.03.22
2018년, 한일커플이 나눈 대화 [ 자, 한잔 해~건배 ][ 별로 안 마시고 싶은데.왜 그래? 할 말 있어? ][ 아니,,구정도 지나고..새로운 2018년을시작하는 의미에서 하자는 거야 ][ 나한테 뭐 부탁할게 있어? ][ 아니,,없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 음,,,없어...]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주말에 자주 찾은 오다이바가 오늘은 구정연휴를 맞아 중국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많이 붐볐다.수제 소세지를 한 입 잘라 내게 내미는 깨달음에게 물었다.[ 당신은 2018년도 뭐 하고 싶야? ][ 열심히 일하지,,,][ 특별히 하고 싶은 거 없어? ][ 음,,,매일 매일 새로운 날에 충실히 성실히 사는 거지, 어느 날은 비가 오기도 하고,또 어느날은 화창하고 그러겠지만 어떤 날이든 새롭게 찾아오는 그 날을있는 그대로 .. 2018.02.19
입원 하던 날, 남편에게 감사 3층, 입원실로 안내를 받았다.아무도 없는 4인실에 깨달음과 둘이서잠시 멍하니 앉았다가 짐을 풀었다.[ 수술복으로 바꿔 입으세요,수액 맞으셔야하니까,,수술은 10시 30분입니다.그 안에 잠시 검사가 있을 거에요 ][ 네..] 아침일찍 나오느라 아무것도먹지 못한 깨달음에게 아침을 먹고오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 진짜 나는 괜찮아, 어차피 수술전엔못 먹잖아, 그니까 당신은 먹고 와 ][ 진짜? 그럼 이 앞에 편의점 다녀올게]샌드위치와 음료를 사 왔을 때 나머지 침대의환자들이 들어오고 있었고그 모습에 놀란 깨달음은 침대 모서리에 앉아 숨 죽인채 빵을 먹었다.[ 나 수술 끝나면 당신 회사 갔다 와][ 응,,수술 끝나면 잠깐 다녀올게] 10시 20분,수술실로 들어가는 나를 깨달음이 뒤에서 찍어둔 모양이였다...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