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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135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보라며 2년 전까지 와이셔츠 버튼이 터질 것 같아서 못 입었던 걸 입게 되었다고 가벼워진 자기 몸을 꿀렁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 알았어. 얼른 출근해 ] [ 나,,미팅 끝나고 2시간 후에 들어올 건데 오래간만에 짜장면 먹을까? ] [ 별로...] [ 별로라는 말은 긍정으로 생각하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 [ ................................... ] 자기 말만 하고 집을 나서는 깨달음. 인간이 저렇게 매일 긍정적일 수 있는 건 타고난 성격이고 어쩌면 시어머님이 임신 중에 태교를 엄청 잘하셨을 것이라 추측된다. 다음 달에 시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인데 그때는 잊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다. 세탁기 돌려놓고 난 바로 거실에 매트를 깔.. 2021. 6. 19.
너무도 다른 두사람이 같이 산다 [ 어,, 오늘은 누룽지가 아니네 ] [ 응,, 다 떨어졌어 ] [ 그럼 지난번에 코리타운 갔을 때 사 올 걸 그랬네 ] [ 아니..내가 만들면 돼 ] [ 당신이 만든 거랑 가마솥 누룽지맛은 다르잖아 ] [ 우리집은 가마솥이 없으니까..] [ 그니까 그냥 사러 가자 ] [ 아니, 코리아타운 가도 가마솥 누룽지는 안 팔아 ] [ 그렇구나...] [ 김도 없네...] [ 응,,김은 여기 마트에서 사면돼 ] 좀처럼 누룽지를 좋아하지 않았던 깨달음이 후배가 보내줬던 누룽지는 고소한 향이 다르다며 좋아했었다. 아침을 먹고 우린 산책을 나왔다. 사람이 없어 좋고 초여름 같지 않은 산들바람이 불어서도 좋았다. 난 다음주에 있을 세미나 건에 대해 고민을 하며 걸었고 깨달음은 오늘 하루 뭘 하고 지내는 게 재밌는지 궁리.. 2021. 5. 30.
우린 하루 두끼만 먹기로 했다 지난 주말을 끝으로 황금연휴가 끝났다. 연휴라지만 제3차 긴급사태 선언 중인 관계로 우린 스테이 홈을 잘 실천하고 있었다. 마트로 장거리를 보러 가는 일 외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니보니 끼니를 모두 집에서 해결해야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평소 때보다 밑반찬 가짓수를 늘렸었는데 이번 연휴에는 그때 그때 필요한 식재료를 사서 해 먹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하루 세끼가 아닌 두 끼만 먹는 걸로 깨달음과 합의?를 봤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닌 단순히 휴일에는 조금 느긋하게 아침을 먹다 보니 점심시간이 와도 그리 배가 고프지 않은 것과 집에만 있다 보니 활동량도 줄어서 그냥 아주 간단히 바나나나 과일주스 한 잔으로 점심을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세끼를 꼭 챙겨 먹어야 한다.. 2021. 5. 11.
남편은 내일도 열심히 뛸 것이다 산책을 나왔다. 주말이면 매번 비가 오는 바람에 집에만 있다가 모처럼 날이 좋았다. 집 주변을 돌다 새로운 상가에 멈춰 괜스레 한 번 둘러보고, 다시 목적지도 없이 뚜벅뚜벅 걸었다. 그렇게 서로가 상념에 젖어 말없이 걷다가 빵집에 들러 빵도 사고,, 다시 걷기를 반복했다. 뭘 봐도 흥미롭지 않고, 그냥 무작정 걷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깨달음은 팔을 휘저으며 걷기운동이 왜 우리 몸에 좋은지 몇 마디 하고는 또 열심히 걸었다. 만보기가 7 천보를 막 넘었을 때쯤 눈 앞에 전철역이 보였고 점심을 먹기 위해 전철을 탔다. 우리 둘 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꽤나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스타일이지만 이렇게 무계획인 날엔 몸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향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 런.. 2021. 4. 20.
결혼은 미친짓이다. [ 축하해, 케이 ] [ 축하해, 깨달음 ] 건배를 하며 우린 약속이나 한 듯 뭘 축하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3월 25일은 우리가 혼인신고서를 제출한 날이고 부부가 되었다는 걸 서류상으로 입증받은 날이기도 했다. [ 깨달음, 그 날 기억해? ] [ 응, 저녁에 서로 퇴근하고 만나서 신주쿠 구약소 야간창구에 가서 제출했잖아] [ 그다음은? ] [ 창코나베 먹으러 갔었지 ] 엊그제 일처럼 너무도 생생한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 은빈은 정말 9월에 결혼하는 거야?, 신혼집은 어디래? 신혼여행은 어디로 간대? ] 깨달음은 조카 은빈의 결혼에 궁금한 게 많았다. [ 날 잡았다고 했잖아 ] [ 그때까지 코로나가 잡히지 않겠지? ] [ 그냥, 못 간다 생각해 ] 결혼날을 잡아두고 여러 가지 신혼.. 2021. 3. 26.
생각이 많았던 남편의 주말 3월 7일이면 긴급사태 선언이 풀린다고 한다. 첫 번째 발령되던 때와는 달리 두 번째였던 이번 긴급사태는 모두가 코로나에 익숙해져서인지 외출과 외식을 자숙해 달라는 도쿄도지사의 당부 캠페인이 광고와 섞여 매시간마다 나오고 있지만 모두가 많이 지친 것도 있고 더 이상 참는데도 한계가 온 듯 주말이면 온 거리에 나들이 인파들이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이 의료진에게 먼저 접종되면서 왠지모를 안도감에 지난 2주 연속 주말까지 외출을 했었는데 충분한 분량의 백신이 확보되지 않았고 주사기까지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접종시기가 점점 늦춰질 거라는 뉴스를 듣고 우린 다시 느슨해진 정신을 다잡고 착실히 스테이홈을 하기로 했다. 깨달음은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지금처럼 주 3일 근무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매일 회사에 출근.. 2021. 2. 28.
9월엔 한국에 갈 수 있을까..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 초콜릿도 선물도 없이 그냥 지나쳤다. 매년 작은 초롤릿이나 초코케이크로 기념했던 것 같은데 해가 갈수록,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이젠 우리처럼 노년을 향해가는 부부들에겐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기념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깨달음이 출근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왜 올 해는 초콜릿을 안 주냐고 그래서 젊은 층에는 의미 있는 날이겠지만 우리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서라고 했더니 자기는 받아야겠단다. [ 알았어. 무슨 맛 초콜릿으로 사줄까? 위스키가 들어있는 거? 아님 블랙 초코? ] [ 아니, 그냥 나 밥 사 줘..] 초코에서 밥으로 왜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밥을 사달라는 깨달음의 말투에 나도 모르게 알겠다고 했다. 4시에 조기 퇴근을 할 예정이니.. 2021. 2. 19.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산다 집 근처 우체국은 영업시간이 끝난 상태여서 본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 보내드릴 소포를 들고 줄을 서 있는데 우편물 취급이 일시정지된 나라가 적힌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항공편은 되고 선편은 되지 않는 나라, 선편은 되지만 항공편은 안 되는 곳 등,, 지구촌 곳곳을 코로나가 점령하고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체국을 나와 자전거로 근처 강둑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외출도 삼가야 하는 긴급사태 선언 중이다 보니 일을 보러 가끔 집 밖을 나가게 되면 그냥 공원 주변이나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배회하듯 걷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한다. 집에 들어서자 깨달음이 거실에 놓인 박스를 가리키며 카나마루(깨달음 대학 동기)가 보낸 .. 2021. 1. 23.
남편은 병이 나기 시작했다 [ 오머니, 한국에 눈이 많이 와요? 많이 추워요? 밖에 나가지 마세요. 위험해요] 오늘 깨달음이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전부였다. 추우니까 밖에 나가지 마시라는 말을 하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 눈이 많이 오는 것도 힘들지만,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는 엄마에게 다시 다짐 시키 듯이 [ 밖에 나가지 마세요. 절대로 안돼요 ]를 강조했다. 나랑 엄마랑 통화를 하고 있는데도 옆에서 외출하면 큰 일 나니까 절대로 어디 못 나가시게 또 말하라고 꾹꾹 찔렀다. [ 일본도 지금 코로나로 난리가 아니라드만 깨서방은 괜찮냐? 회사는? ] [ 응,, 주 2회로 출근을 줄이고 있어 ] [ 직원들은 안 나오고? ] [ 응, 재택근무한 지 꽤 오래됐어..] [ 세상이.. 어찌 돌아갈랑가,,올 해는 코.. 2021. 1. 11.
블로그,,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지난 15일 연하장 접수를 시작하던 날,우체국에 직원분이 한국은 괜찮은데유럽 중에 코로나로 인해 우편물 발송이금지 된 나라가 몇 군데 있다며 찾아보고는내가 보내려는 네덜란드, 필란드는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이번주부터 방명록에 연하장을 받았다는 댓글이 달렸고 어느분은 3년간 받은 연하장을 모아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무사히 잘 도착하신 분이 많아 다행이지만 매년 무슨 이유인지 가끔 못 받았다고 하신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아직까지도그 원인은 못찾고 있습니다.제 주소가 없어 반송이 되지 않을 뿐더러기본적으로 연하장은 반송자체가 없으니 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하기를 바래봅니다. 2014년,제 작품을 프린터해 이웃님들께 보내드리는 게 시작이였던 것 같습니다.여러분들께 받은 사랑과 관심에 비하면그저 .. 2020. 12. 29.
주말에 남편이 누리는 유일한 즐거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코로나 감염자수가넘쳐나며 정부측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이 늘어나고 있다.외출자제, 스테이홈, 영업시간 단축, 그리고감염자 수를 증가시킨 원인이 된 캠페인, 고투트레블,(Go to travel) 고투잇(Go to eat)을일단 중지해야한다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투 캠페인이 막 실시 되었을 때 우리도 재빨리 30%의 할인을 받아 두 곳을 예약했다가 그쪽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감염자가 늘어나자 모두 취소를 했다. 이왕에 참았으니 조금만 더 참았다가 코로나가종식되면 편하게 다녀오는게 낫지 않겠냐고서로를 위로하면서, 한편으론이런 시국에 할인혜택 받을 수 있으니좋다고 가려했던 게 참 어리석고안일했음을 느꼈다. 하루 감염자수가 도쿄에서만 500명이 넘어가면서부터우린 다시 불필요한 외출과 외식을 .. 2020. 12. 15.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주말이 되어도 이젠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코로나 탓에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 듯,원래부터 이런 생활패턴이였던 듯,순응하고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한국식으로 반찬이 식탁 가득 채워지는 백반이먹고 싶다던 깨달음을 위해 주말에만 해주겠다는약속을 해서 이번에는 누룽지가 아닌 된장찌개를 준비해 아침상을 차렸다.https://keijapan.tistory.com/1419(아침부터 남편이 기분 좋아진 식단) 젓가락을 들고 깨달음은 반찬 하나하나에사랑스런 눈길을 주며 둘러 보았다.뭔지 모르게 이런 밥상을 받으면 가슴 가득따뜻한 온기 같은 게 느껴진다는 깨달음 표현이좀 오버스러웠지만 정성스럽게 그리고아주 깨끗이 먹는 모습에 만족했다. 아침을 마치고 깨달음은 테이블을 몇 번이나꼼.. 2020. 12. 8.
아침부터 남편이 기분 좋아진 식단 이곳은 지금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 감염자수로 의료 체계의 붕괴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어제는 2,500명대에 이르렀고 누적 확진자는14만3천여명이 되었다. 오늘 도쿄에서만 418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우린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고다시 착실히 스테이홈을 하고 있다.출근 이외에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하고급한 전달사항이 아니면 대면하지 않은방식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다.그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세끼를 챙겨 먹는 게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다.https://keijapan.tistory.com/1395(삼시세끼, 그래서 열심히 차린다) 늘 밥상에 올라오는 메뉴들이야 그리 많은변화가 있진 않지만 끼니때마다뭐가 좋을지, 뭐가 먹고 싶은지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아침은 주로 .. 2020. 11. 30.
모든 게 다 잘 되길 바라며 올해도 어김없이 쿠마테(熊手)를 사기 위해 토리노이치(酉の市)에 다녀왔다.쿠마테(熊手)는 쿠마노테라고도 불리우며 곰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갈쿠리에서유해되었고 갈쿠리로 복을 긁어 모으는 장식품을 뜻한다. 갈쿠리에 행운, 장수, 금전운, 사업번창, 명예, 교통안전, 가내평안 등을 기원하는 벼, 매화, 거북이, 엽전, 금덩이, 잉어, 쌀가마, 송학 등을 멋지게 붙여모아 만들어 놓는다. 특히, 사업하시거나 자영업자들에게는 작은 쿠마노테라도 사서 사업장에 놓아두고 사업이 번창하고 장사가 잘 되기를 빈다. 요즘은 가내평안을 위해 집에 사다 놓는 분들이 많아 매년 축제처럼 사람들이 붐볐는데 올 해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입구에서부터 소독과 채열을 하고 있었고참배를 드리는 사람들에게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시켰으며 사람들.. 2020. 11. 15.
우리 부부의 연말 준비 온라인 예배를 마치고 우리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봤다.그 다음은 뭘 할까...어제도 그냥 집에서 티브이를 보고 빈둥거렸는데 오늘도그렇게 보내야하는 건지 서로 말은 뱉지않은 채 눈으로 충분히 대화를 나눴다.[ 오늘은 나가자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디? ][ 집 근처,,][ ................................ ] 깨달음은 점퍼를 입고 머리를 세팅한 다음턱으로 내게 옷 입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어디 가려고? ][ 몸이 근질근질해서 안 되겠어. 날씨도 좋고,당신은 안 심심해? ][ 심심해..근데 갈 때가 마땅히 없잖아 ] 코로나로 외출을 마음 편하게 못하게 되면서 영화관을 대신해 지금은 유넥스트에서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고먹고 싶은 음식은 어플로 주문만 하면 바로 가지고.. 2020.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