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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44

새로운 직업을 찾은 남편 코리아타운은 언제나처럼 붐볐다. 이곳을 찾은 일본인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음을 갈 때마가 느낀다. 짜장면은 그저 치즈핫도그처럼 간식에 불과하다고 선언했던 깨달음은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며 코리아타운에서 만났다. 가게 안은 나만 빼고 100%일본인이였고 모두가 20대 여성들로 가득했다. [ 당신만 남자네...] [ 나는 그것보다 어떻게 일본인들이 이렇게 짜장면을 먹으러, 그리고 이 집을 어떻게 알고 대낮부터 찾아와 먹고 있는지 놀라워 ] [ 당신이 여기와 있듯이 당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겠지 ] [참,, 대단하다.. 대단해.. 우먼파워..] 오랜만에 먹으니까 역시 맛있긴 하다며 짜장을 다 비비기도 전에 먹었다. [ 그렇지? 원래 짜장면이 그래.. 안 .. 2023. 10. 13.
한국에서 온 추석 선물 이번주말, 이곳은 500명이 넘은 감염자가 확인되었고 어제는 643명이였다. 코로나발생이후부터 우린 주말이 특별하지 않게 되었고 늘 즐기던 외식이며 문화생활은 단절하다시피 살고 있다. 모든 걸 집에서 해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이젠 서로에게 자연스러워졌고 익숙해져가고 있다. 아무 일정을 만들지 않은 주말이면 깨달음과 나, 서로 자기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보낸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도 하며 영화를 보다가 스르르 단잠에 빠질 때도 있다.오늘은 점심을 먹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깨달음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청소를 한다거나 정리를 하는 거라 추측이 되는데 어젯밤 추웠다는 얘길 했던 게 생각나 방문을 열어봤더니 역시나 가을용 이불로 바꾸고 있던 찰나였다. [ 이불 커버는 있어? .. 2020. 9. 28.
남편은 언제쯤 한국에 갈 수 있을까 매달 25일,우린 각자의 월급에서 2만5천엔씩, 한달에 5만엔(한화 약57만원)의 여행경비를 모은다. 어느정도 금액이 모아지길 기다리지는 않고 그냥 이렇게 모아두면 좀 더 편한게 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취지에서 결혼하고 바로 여행비 명목으로 따로 챙겨두었다. 작년에는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모아져 친정엄마와 시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실제로 이 돈을 여행비로 사용하기 보다는 가끔 비지니스석으로 변경하거나 호텔을 좀 더 괜찮은 곳으로 선택하는데 지출했던 것 같다. 해년마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맞춰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아무곳도 갈 수가 없다. [ 깨달음,, 꽤 모아졌는데 ...? ] [ 그냥,,뒀다가 내년에 쓰면 되겠지,, ] 갑자기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올 해 가.. 2020. 5. 6.
서로에게 많이 솔직했던 우리 부부의 하루 깨달음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일관계가 아니면 회사에 좀처럼 가는 일이없는데 오늘은 깨달음이 나를 불렀다.대청소를 한 듯, 회사 안은 깨끗하고 고요하다못해 적막했다.깨달음 회사의 직원들은 2주전부터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한명만 미팅에 참가하기위해 잠깐씩 들린다고 했다.깨달음은 내가 사무실에 도착할 무렵거래처분이 갑자기 회사까지 찾아와 만나자고 하셔서 잠시 나가 있던 참이였다. 내가 사 준 장식품, 재학시절 선물로 준 일러스트 작품도 구석에 놓여져 있다.작품집, 포토폴리오, 각종 자재용카다로그,패턴, 칼라관련책자들,,.매달, 매해정기구독하는 건축, 설계, 시공 관력책들이 많아 책장을 사고 또 사도 부족하다고 했다. 처음 깨달음 회사를 찾았던게 언제였던지..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다보니 옛생각들이새록새록 떠올랐다.. 2020. 4. 3.
우리가 더 미안해요, 엄마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깨달음을 기다린지 1시간이 넘어가자 난 예약해둔 광주행 케이티엑스를 취소하고 마음을 비웠다. 하필 같은 시간대에 타항공사에서 3대가 한꺼번에 도착하는 바람에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심사를 통과해 나오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 취소를 하고 바로 동생에게 전화를 해 금요일이라 티켓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어떻게 광주를 가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머리를 짜내고 있는데 지친 표정으로 깨달음이 입국장에 나타났다. 계단까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외국인들이 넘쳐나 기다리는데 배가 꼬르륵 거려서 기내식 안 먹은 걸 후회했단다. 일단,,택시를 타고 동생이 어렵게 예약해준 케이티엑스를 타기위해 용산역으로 향했다. 광주행까진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차분히 식사를 하고 엄마에게 .. 2019. 12. 30.
조카가 건넨 뜻밖의 선물에 감동받은 남편 한국에서 첫날, 엄마와 동생, 언니가 기다리고 있는 조카네로 갔다.이제 태어난지 50일이 갓 넘은 신생아를 보러 가는데 기분이 묘했다. [ 당신은 이모할아버지야, 나는 이모할머니] [ 하버지? ] [ 응 , 할아버지 ] [ 당신도 할머니야? ] [ 응,,나는 이모 할머니..] 나도 이모할머니가 된 게 실감이 나지 않았고 깨달음 역시도 갑자기 할아버지가 된다는 걸 생소하고 낯설어했다. 깨달음이 이 조카를 처음 만난 건 우리가 결혼전 도쿄에서였는데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고 직장을 다니며 그리고 결혼을 하고 이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 아이를 보기 위해 우린 이번에 한국에 간 것이였다. 얌전히 누워있는 아이를 지긋히 바라보는 깨달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으니까 사춘기때 만났던 조카가 이젠 엄마가 되.. 2019. 10. 20.
한국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쇼핑을 하기 전에 먼저 식사를 하기로 했다. 깨달음이 집에서 만들어주지 않는 메뉴로 골라 온 점심은 오므라이스 정식이였다. 내가 묻기도 전에 자기가 오무라이스를 너무 좋아하는데 결혼하고 딱 한번 밖에 만들어주지 않아서 주문했다고 한다. [ 잘 했어. 앞으로도 안 만들거야 ] [ 그럴줄 알고 시킨 거야 ] [ 많이 먹어 ] 우린 주말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오다이바에 나와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본다. 결혼 전에는 데이트코스로 야경을 보기위해 찾았던 오다이바가 이젠 집에서 바로 코 앞이니 이 얼마나 호사스러운 일인가,, 레인보우브릿지를 보며 차를 마실 때면 지난 시간들이 스치고 지나가 열심히 살아 온 나와 깨달음에게 감사하다는 말이 하고 싶어진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피카츄 캐릭터로 장식이 된 스카이덕.. 2019. 9. 8.
노후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 주말을 이용해 잠시 오사카에 다녀왔다.깨달음이 꼭 보고 싶다는 현장이 있었다지난 입찰에서 자신의 회사를 이긴 곳인데 그 현장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다.장소는 바로 도톤보리에 있었고 현장에 도착해서는 잠깐 둘러보고 금방 돌아왔다.[ 왜 금방 끝났네..나는 좀 걸릴 줄 알았는데 ][ 응,,이미 떠난 물건 봐 봐야 속만 상하고,,이곳에 멋지게 호텔을 지을 생각이였는데..]약간은 아쉬운 듯, 약간은 시원섭섭한 듯한애매한 표정을 하고는 다시 현장을 뒤돌아보았다. 좀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엔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한국사람이 진짜 별로 없네, 예전에 비하면]깨달음이 두리번 거리며 한국말이 들릴 때마다나한테 저기있다고 알려주었다. [ 굳이 나한테 알려주지 마 ].. 2019. 8. 27.
한국에 가면 남편이 젊어진다 서울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 30분, 전철을 타고 호텔에 짐을 던져놓고 우린 바로 종로3가로 달렸다. 기내에서 어디를 갈 것인지 정해둔 덕에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익선동 한옥마을에 가야 된다던 깨달음이 사진을 몇 장 찍더니 여기저기서 맛난 냄새를 맡고서는 배가 고프다며 저녁을 먹자고 한다. [ 뭐 먹어? ] [ 여기 줄 서 있는 거 보니까 맛집인가 봐] [ 보쌈 먹는다고 하지 않았어? ] [ 그건 내일 먹어도 되고, 오늘은 이거 먹을래, 얼마나 기다리는지 물어봐 줘] 약30분쯤 기다려 모듬만두와 새우완탕면을 먹고 있는데 옆테이블 짜장떡볶이를 보고는 먹고 싶다길래 주문을 하는데 직원분이 매운데 괜찮겠냐고 물었고 괜찮을 거라 생각해 한입씩 먹었는데 깨달음이 갑자기 눈물을 쏟아냈.. 2019. 7. 23.
일본인 사위를 생각하는 친정엄마의 마음 우린 이곳에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난 사시미를 거의 못 먹었지만 다양한 메뉴가많아서 서로가 좋아하는 걸 맘껏 주문한다.깨달음은 사시미를 위주로 나는 덴뿌라를 시작으로 구이, 초무침, 조림등을 시켜 놓고정종을 마시다보면 술이 술술 잘 들어간다. 오랜만에 와서인지 깨달음 손길이 바쁘다.[ 당신도 이 사시미 한 번 먹어보면 좋은데, 이거 한번 먹어볼 거야?][ 먹으려면 먹을 수 있는데 배탈이 나서 그렇지..내 장 속에 균들은 날생선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 ][ 먹다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 초밥도 잘 먹고,탈이 없는 걸 보면,,그래도 사시미는 특히등푸른 생선은 아직까지 거부해, 뱃속이 ]이렇게 맛있는 사시미맛을 알게 해주고 싶은데그럴 수 없어서 깨달음은 안타깝단다. 정종을 한 병.. 2019. 6. 8.
내가 한국에 소포를 보내는 이유 블로그 이웃님께서 소포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소포여서인지 깨달음이 박스를 보자 입꼬리를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누가 보내주신 거야? ] [ 블로그 이웃님이, 저번에 말했던 그 분 ] [ 아,,,근데 이제 안 받기도 하지 않았어? ] [ 그랬는데 보내주신다고 그래서 그러면 내가 필요한 걸 보내달라고 그랬어 ] 내 말은 반으로 흘려 들으면서 소포 내용물을 하나씩 꺼낸다. [ 이거 뭐지? 쥬스? 이건 또 뭐야? 미역? ] 미역귀, 냉면, 비빔면,카스타드.누룽지 등을 꺼내고 제일 밑에 있던 쌍0탕을 보고 넙죽 인사를 한다. [ 나는 당신 이 과자를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 [ 아니야, 난 이 감기약이 더 좋아 ,이 과자는 아버지가 맛있다고 해서 드릴려고 당신이 부탁했구나? ] [ 응, 그.. 2019. 5. 22.
결혼 전, 일본 커플들이 동거를 하는 이유 [ 깨달음, 올 한 해도 잘 부탁해. 근데 우린 왜 그 날 혼인신고를 했을까? ] [ 서로 시간이 맞는날이 그 날 뿐이였고 그 날은 손 없는 날이여서 결정했을 거야 ] 바쁜와중에도 손 없는 날을 택했다는 걸 보면 역시 깨달음다웠다. 2010년, 3월 25일, 퇴근을 하고 난 우린 24시간 업무를 보는 신주쿠구약소(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이곳 일본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였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3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그 해 10월2일 결혼식을 올렸다. [ 지금 생각해보면 좀 살아보고 결혼해도 괜찮을텐데 왜 그렇게 서둘러서 혼인신고를 했는지 모르겠어, 일본은 동거도 흔하게 하고, 한국에서도 결혼을 해도 1,2년후에 혼인신고를 한다고 하던데 지금 .. 2019. 3. 30.
우리에겐 너무 짧은 한국에서의 시간 이 날은 모든 식구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1부 예배를 보기 위해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우린 조금 느긋하게 아침을 준비했다. 깨달음이 교회에 갈 것인지 약간 고민을 했다가 안 가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냈고, 가족들의 예배시간에 우린 남은 스케쥴을 이행 하기로 했다.[ 깨달음, 서점도 가야되고 은행도 가야 돼][ 그럼 충장로 나가야겠네? ][ 응, 엄마랑 다 나가시면 청소하고우리도 바로 나갈 수 있게 당신도 준비해 ][ 알았어 ]이렇게 우리 나름에 스케쥴을 잡아두고 가족들이 집을 나서자 나는 설거지와 간단한 청소를 마치고 화장을 하면서 엄마와 시장에서 합류 할 시간들을 계산하고 있는데 깨달음이 화장실에서 날 부른다.[ 왜? ][ 이거 고장 났나 봐, 물이 안 내려 가 ][ ....... 2019. 3. 2.
남자들도 참 고생이 많다 저녁은 깨달음이 좋아하는 해물덮밥을 먹었다.사시미를 엄청 좋아하는 깨달음은 내가 날 음식을 잘 못 먹는 탓에 혼자 먹고 오거나거래처와의 술자리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다며 새로운 일식집을 소개시켜 줬다. 날 위해 게살이랑 성게알 덮밥을 주문해 주는 깨달음에게 가격이 좀 세다고 했더니그냥 먹으란다.[ 응, 진짜 맛있다...] [ 이거 먹고 빨리 집에 들어가서 나 짐 챙겨야 될 것 같애 ][ 왜? ][ 내일 또 나고야 출장 가야 돼 ][ 한국 가야 하잖아 ][ 응, 그러니까 오늘 미리 가방 챙긴다는 거야 ][ 몇시에 돌아올 예정이야? ] [ 많이 늦어질 것 같애, 오전, 오후,저녁에도 미팅이 있어서 집에 도착하면 12시쯤 될 걸, 한국행 비행기 몇 시지? ][ 공항 가려면 아침.. 2019. 2. 24.
2018년도 블로그를 뒤돌아보며,, 매해 12월이면 깨달음이 한글을 그리듯 또박또박 블로그 이웃님께 드릴 연하장을 써서보내드렸는데 요 며칠 사이에 한국에 계신분들께 도착을 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주소를 알려주신 분들에게 모두 보내드리긴 했지만 혹 못 받으신 분이 계실까봐 조금 걱정입니다.작년에도 못 받으신 분이 몇 분 계셨는데 그 이유는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연하장은 반송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하기를 바래봅니다.그저 연하장 한 장일 뿐이지만여러분들이 그 마음을 받아 주시고 깨달음의 감사마음이 여러분들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http://keijapan.tistory.com/1192)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며.. 다음(Daum)에서부터 시작한 블로그생활이 벌써 햇수로 8년을 향해가고 .. 2018.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