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이 주는 자괴감
점원이 내가 들어가자 바로 우리가늘 앉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저, 오늘 혼자니까 카운터로 앉을게요 ][ 아,,그러세요, 그럼 여기로 ][ 남편은 오늘 송년회가 있어서..]늘 깨달음과 함께 왔던 소바집인데혼자 온 게 처음이고 왠지 어색해서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인 이유를 말했다.생맥주를 한 잔 마시며적당히 꼬치요리를 주문했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좀 살펴보고카톡, 인스타까지 훑어보다 다시카톡으로 그리고 어제 저녁 친구와 나눈긴 메시지들을 꼼꼼히 다시 읽고오전 중에 통화했던 내용들도 다시 떠올렸다.[ 케이야, 너 감기 걸렸어? ][ 아니..][ 근데, 왜 코목소리 나? ][ 지난달에 코로나 걸렸는데 후유증인가 봐.후각마비는 거의 풀렸는데 코 맹맹한소리가 계속 나,,][ 어머, 그랬구나, 나도 코로나 걸..
2024. 12. 16.
일본인이 한국 라면을 먹을 때
2주 전부터 깨달음이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자고 했지만 난 가야 할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곳에 가야만이 살 수 있었던 한국식재료나 냉동식품들이 요즘은 웬만한 대형마트에 가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산 고춧가루를 비롯해 냉동만두, 김치까지 한국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된장, 조선간장, 액젓처럼 코리아타운에서 구입해야 할 것도 분명있다. 특히 깻잎, 애호박, 호박잎, 시래기처럼 구하기 힘든 채소들은 그곳에 가야 하는데 요즘은 깻잎이 먹고 싶을 땐 오오바(大葉)로 애호박은 즈끼니(ズッキーニ)로 대신해서 요리를 하곤 했다. 그래서도 특별히 가야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 [ 깨달음, 왜 가려는 거야? ] [ 그냥,, 심심해서..] [ 뭐 살 거 있어? ] [ 아니.. 없는데.. 그냥 오..
2021. 5. 21.
우리 부부는 이렇게 먹고 산다
지난주, 신년회에서 옆에 앉았던여직원이 내게 물었다.[ 정상, 이상한 질문인데,,정상네는한식이 많아요? 일식이 많아요? ][ 그게 왜 궁금했어요? ][ 그냥,,한일커플들은 평상시에 집에서 뭘 자주 해먹는지 알고 싶더라구요 ]유키코 상은 한국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관심이 엄청 많은 40대 독신녀이다. 뭘 먹고 사는지 일일이 설명하기 그래서블로그에 올렸던 음식사진들을 보여주자질문이 방언 터지듯 터졌다.깨달음은 매운음식을 잘 먹는지,미소시루(된장국)은 매일 끓이는지,사시미는 자주 안 먹는지,한국재료는 어디서 사는지,일본요리는 어디서 배웠는지, 그리고나물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질문으로신년회가 끝날 때까지 한국요리에 관해 물었다.결혼을 하고 8년이 되도록 우리집은변함없이 아침밥을 먹는다.빵으로 대처를 하자는 제..
2020.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