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맨션은 한 달에 2번 재활용 쓰레기를 버린다.
신문, 잡지, 헌 옷, 빈박스, 우유팩을 모아 각층 엘리베이터 앞에 미리 갖다 놓는다.
우리는 이번에 버릴 쓰레기가 없어 그냥 지나갔었는데
저녁 식사중에 초인종이 울려 나갔더니 관리실 아저씨였다.
나에게 비닐 봉투를 내밀더니 혹 이 옷 주인이냐고 묻길래
우리집 것이 아니라고 그랬더니
헌 옷이 담긴 봉투에 호실을 적지 않은 채 내 놓은 게 있어
그 주인을 찾으려고 각 방을 돌아다니신단다.
굳이 주인을 찾으러 돌아 다니시냐고 그냥 버리시면 안되냐고 그랬더니
들릴듯 말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버려진 헌 옷 주머니 속에 3,000엔이 들어 있었다고
주인을 찾아줘야 한단다.
[ ................... ]
옆에서 듣던 깨달음이 그냥 아저씨 쓰셔도 되지 않겠냐고 그러자
정색을 하며 그러면 안된다고, 아무리 버려진 헌 옷이였어도
돈이 들어 있는 걸 모르고 버린 것 같으니까 꼭 주인을 찾아 줘야 한단다.
특히, 우리 맨션은 노인분들이 많이 사시니까 분명 깜빡하고 내다 버리신 게 분명하다고
8층에서 나왔으니 8층을 우선 돌아보실거란다.
내일은 6.7층까지 돌아 다녀보고 주인이 안 나타나면 헌 옷 기증하는 곳에
기부금으로 넣어야 할 것 같단다.
문을 닫으며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경비 아저씨도 70대 노인인데 각 층에 30세대를 한 집, 한 집 방문하실려면 힘들텐데...
그 열성과 진념, 그 착실함과 책임감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에 고개가 숙여지며
일본인들의 이런 정직함과 성실함이 정치적, 역사적인 면에도 적용이 된다면
한일 관계가 조금은 더 원활하고 서로가 이해하기 편해질텐데라는 생각을 해봤다.
미운 점도 많고 배울 점도 많은 곳이 바로 일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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