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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100%만족하며 사는 부부는 없다

by 일본의 케이 2017. 3. 3.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시간대가 촉박해서

겨우겨우 광주행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우린 공항에서 가까운 추모관에 들러

아빠에게 잠깐 인사를 드렸고 깨달음은

자기 나름대로 기도?를 올렸다. 


엄마집에 도착해보니, 저녁준비 뿐만 아니라

추모예배를 위한 준비도 끝나 있었다.

각자 자리에 앉아 추모예배를 마치고

큰 집 오빠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서 엄마와 큰 언니가

미리 준비한 깨달음 생일 선물을 건네주었고

깨달음이 새 옷을 입고 나오자 

다들 한 마디씩 했다.

[ 너무 두껍지 않아? ]

[ 일본은 온돌이 아니여서 집에서 입는

 옷도 두꺼워야 돼..]

[ 그래서 언니 집에 들어가면 항상 썰렁했구나]

[ 깨달음, 너무 두꺼워? ]

[ 아니, 딱 좋아~좀 두툼한 추리닝이 갖고

싶었는데 아주 좋아~~]

[ 옷을 본 순간, 깨서방 옷이라고 적혀있드라,

그래서 샀는디 맘에 든다긍께 다행이다 ]

엄마가 마무리를 하자 엄마 옆으로 다가가서 

폼을 잡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가져온 각종 선물들도 

풀어서 주고, 태현이(조카)가 좋아한다는

낫또도 꺼냈더니 얼른 한팩을 뜯어 

먹어보고 맛있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태현이 외에 다른 조카들은 

낫또의 강렬한 냄새에 괴성을 지르며 괴로워했고

그 모습을 본 태현과 깨달음은 재밌었는지

억지로 먹어보라고 권하며 킥킥 거렸다.


그렇게 저녁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큰 언니가 사 준 쉐터를 입은 깨달음이

주방쪽에 앉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침상에 수저, 젓가락을 놓고 있었다.

그 모습에 언니들이 깨서방 같은 남자가 

어디에 있겠냐고 나한테 감사하며 

살아라고 쓴소리를 했다.


아침을 먹고 언제나처럼 시장에 가서

필요한 것들도 사고 난 후

집에서 일단 짐을 챙겨 우편으로 보낸 다음

온 가족이 담양쪽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점심은 깨달음이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3대천왕에서 나온 담양 돼지갈비집으로 향했다.


[ 이거 돼지 맞지?]

[ 응 ]

[ 근데, 왜 이렇게 맛있지?]

[그니까 인기가 있겠지..]

[ 완전 급이 다른데..양념이 뭐지? 

석쇠구이여서 그런가? 진짜 맛있다 ]

맛도 맛있지만, 백종원 씨가 왔다갔던

곳에서 자기도 먹어 본다는 게 기뻤는지

깨달음은 갈비뼈를 잡고 열심히 뜯은 후에

국수가 나오자 국수에도 고기를 말아서

아주 만족해하며 맛있게 먹었다.


집으로 돌아와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언니, 동생들이 짐을 챙겼고 엄마를 모시고 

우린 다시 서울행 케이티엑스를 탔다.

기차안에서 태현이 과자를 깨달음이 얼른 

받아 먹는 걸 보고 엄마는 웃겼는지 지긋한 

눈빛으로 깨달음을 바라보았고 기분이 업 된 

깨달음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 케이야,,남자는 다 그래..어린애라 생각해..

100% 마음에 드는 남자는 이 세상에 없어,

지금까지 봐 왔을 때, 깨서방은 상당히

 괜찮은 남자야, 물론 성격적으로

 안 맞는 부분도 있겠지..

근데, 모든 부부가 다 그래~~

맞아서 사는 게 아니라 맞춰가면서 사는 거야.

너는 니 뜻대로, 니 맘에 차지 않아서 그러는데

왜 니가 만들어 놓은 틀에 깨서방을 끼울려고 해?

그래서는 안 돼.. 서로가 부족한 점이 있고

못마땅한 점이 있겠지만 부부니까 이해하고

덮고 사는 거야, 니 눈에는 깨서방에 맘에 안 드는

 부분이 먼저 들어오겠지만, 원래 남자는

여자랑 뇌구조가 달라서 생각하는 게 전혀 달라,

깨서방 정도면 정말 괜찮은 남자야....

남자는 특히, 못 고치는 것들, 안 고쳐지는 

것들이 많아,.그걸 억지로 넌 고치려고 하고,

그게 안 되니까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러는 거야, 

근데, 절대로 안 고쳐져, 너도 안 고쳐지는

습관이나 버릇이 있잖아. 그걸 가지고

깨서방이 너한테 불만을 얘기한 적 있어? 없지?

짜증스럽게 생각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한도 끝도 없어,,그니까 상대를 인정해,

안 그러면 또 병 생긴다,,

깨서방은 이렇구나,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인정하는 거야.. ]

[ ..................... ]

큰언니, 작은 언니, 그리고 동생까지 그래도 

깨달음 성격이 좋은 거라고 100%만족하며

 사는 부부는 없다는 걸 강조했고

깨서방의 좋은 부분을 부각시켜서

내게 얘길 했다.

실은,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대판 싸워

나 혼자 먼저 귀국을 해 버릴려고 했을 정도로

싸움의 정도가 컸었다. 

뒤돌아보면 늘 싸움의 내용은 똑같다.

싫어하는 행동이나 습관들이 반복되고

자꾸만 같은 상황을 만든다는 것,,,

그걸 알고 있던 자매들이 깨달음이

왜 괜찮은 남자인지를 설득하는 듯했다.

모두의 말이 옳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가족들에게도 다 털어놓지 못하는

부부만의 문제이기에 그냥 난 반박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깨달음 욕을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해를 거듭하는 결혼생활이지만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들, 받아드리지 못하는 것들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게 부부라는 걸

내 자신도 잘 알고 있기에..

정말, 100%만족하며 사는 부부가

어디 있겠는가,,

그냥 그러러니하고 살겠지..

알면서도 쉽게 실천이 되지 않아서 힘들다. 

댓글20

  • 차포 2017.03.03 02:20 신고

    결혼28년차이지만...늘.같은거에서 시작해서 같은걸로 끝났니다. .절대로 내맘에 맞게는안됩니다... 사람이니까요...둘다..로보트랑 사는거 아닌.이상은 그렇습니다ㅡ그나마 옆에 있어 주는게 고맙다 생각하고 삽니다. 내맘 안다칠라고 혼자.사는거 보단 다치더라도 같이 살랍니다. 장모님 같은 하늘아래 계신다는게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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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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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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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wan 2017.03.03 07:15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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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후아빠 2017.03.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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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xgapk 2017.03.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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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네 2017.03.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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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 2017.03.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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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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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순옥 2017.03.0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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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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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치알리스 2017.03.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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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하밀루유 2017.03.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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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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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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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lla nox 2017.03.0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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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노을 2017.03.0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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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품교사 2017.03.05 17:57

    케이님, 오랜만에 들어와요.^^ 한달 동안 일본에 있다 왔어요. 이번에는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큐슈를 어떻게 하다보니까 전부 거쳐서 지내다 왔습니다. 저랑 같이 사는 사람(일본인) 하고도 이번 한 달 내내 저 먼저 한국에 돌아오고 싶을 정도로 격렬하게 싸우기도 하고, 일본 어머님 때문에 화가 나서 밤잠을 못 잔 적도 있네요. 우리 부부도 그래요, 하지말라는 거는 골라가면서 하고, 싫다고 하는 걸 억지로 같이 하게 하고, 수학여행 온 것도 아닌데 계속 여행지 관련 설명하고,,, 고마운 점도 많지만, 우리가 6년을 결혼해서 같이 사는데, 이 사람 이런 면도 있었나,,, 하는 부분들도 발견하고 그러네요. 케이님 글을 오랜만에 읽고 저도 많이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자,,,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오랜만에 들어왔는데도 여전한 케이님의 글과 소식들을 보니 저 혼자 무척 반갑고 즐겁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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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미 2017.03.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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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ssom 2017.05.0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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