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체국3

시아버지를 떠올리던 날 세탁기를 돌려놓고 난 냉장고를 정리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김치를 김치냉장고에 나눠 넣어두려고 소분을 하는 중이었다. 초인종 소리와 함께 배달원이 내게 건넨 흰 상자엔 깨달음 이름이 적혀있었고 그 바로 위에는 우체국 주소가 적혀있었다. 우리가 한국에서 마지막 날을 아쉬워하며 보내던 날, 같은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매일 2번씩 왔음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전화를 걸었더니 우체국 직원이었다. 시부모님이 요양원에 들어가셨을 때, 우린 두 분이 제철 먹거리를 드실 수 있도록 후루사토카이(ふるさと会)에 신청을 했었다. 지역 특산물인 과일이나 생선, 도시락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 두 분이 매달 받아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번 달, 아버님 요양원에서 배달을 갔다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돼서 어떻게 하면 좋.. 2022. 10. 22.
자기 인기에 취해 사는 남편 깨달음 겨울용 양복을 맞췄다. 크리스마스 선물 겸 깨달음이 현역 생활을 하는데 마지막 양복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가장 좋은 원단으로 골랐다. 옆에서 보고 있던 깨달음이 너무 비싸다고 망설이길래 마지막까지 멋진 양복 입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라고했더니 그런 뜻이였냐면서 순순히 수치를 쟀다. 재단사분이 작년 여름에도 한 벌 맞추지 않았냐며 허리둘레가 1센티 줄였다고 하자 허리는 다이어트하느라 줄은 것이고 재난지원금 나왔을 때 여름용으로 한 벌 맞췄는데 이젠 양복 맞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자기 취향에 맞는 버튼과 안감까지 고르고 수납장이 배달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바로 백화점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릇 욕심이 많은 것도 있고 파티용 그릇들을 세트로 사다 보니 수납공간이 부족해 새로 주.. 2021. 12. 10.
일본 우체국 직원이 보여준 인간미 난 유학시절부터 우체국을 이용해 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살고 있던 집하고 가까웠던 것과 한국에 소포를 보내는데도 편하길래 이용하고 있다. 오늘도 소포를 보낼려고 우체국에 들러 한국 친구에게 보내고 통장정리도 좀 하고 돌아오려는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소포 보내시려고 오셨냐며 나한테 추천하고 싶은 정기적금이 있는데 괜찮으면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냐며 이윤이 더 나오는 상품이 있다고 소개하고 싶단다. 실은 올 해 들어서 내게 신상품 팜플렛을 몇 번 보내 왔지만 그냥 모른척 했었다. 일단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설명을 듣다가 12년 후면 내가 이곳에 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랬더니 내가 일본에 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내 통장에 입금이 되니 걱정말라며 일본을 떠나실 생각이냐고 넌즈시.. 201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