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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결혼 기념일에 나눈 솔직한 대화

by 일본의 케이 2015. 10. 20.

 

 이달 초, 후배에게 받은 카톡이였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후배가 얘길해도 긴가민가 했다.

정말 결혼기념일인지...

그날 저녁 깨달음에게 물었더니 자기도 깜빡했다면서

뭐 갖고 싶은 거 있냐고 물었다.

아니라고,,,아무 생각이 없다고 짧게 대답을 하고

우린 각자 할 일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난 10월에 들어서면서 유언장을 다시 정리하느라

온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 날은

아침 일찍 은행에서 예금액 전액을 인출했었다.

조직검사결과가 나오는 14일간 내가 할 수 있는

주변 정리는 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던 날들을 보냈었다. 

저녁 퇴근길에 깨달음과 향한 곳은 어느 레스토랑이였다.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결혼 기념일은 훨씬 지나버렸지만 그래도

와인 한 잔씩 하며 축하해야하지 않겠냐고,,,

 

[ 결혼, 축하합니다]

둘이서 건배를 하고 와인을 한 모금했다.

쌉쌀한 뒷맛이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벌써,,,5년을 맞이하네,,,]

[ 응,,,,,난 10년정도 같이 산 것 같은데...]

[ 나도 그래....]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 정말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 음,,,별로,,필요한 게 없어,,,당신은? ]

[ 나는,,,,서류가방을 하나 더 사야겠는데...]

[그래,, 다음 주에 사러 갑시다]

 

또 대화가 끊긴채 우린 주문한 음식을 열심히 먹었다.

특별한 날이니 특별한 메뉴를 시켜서인지 맛있었다.

그리고 우린 자연스럽게 내년 결혼기념일은

서로 잊지 말고 잘 챙기자는 얘기,,,,

더 늙기 전에 세계여행을 해야한다는

얘기도,,, 그리고 건강에 대한 얘길 나눴다.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이니까

내년부터 결혼기념일 선물은 무조건 단기건강진단을

하는 걸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원점으로 돌아와 나와의 결혼생활 4년간 느낀 것들

 앞으로 우리 부부가 더 행복해지기 위한 비결같은 게

있음 얘기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당신 성질이 많이 유해져서 난 요즘에 불만 없어, 

근데, 가끔 눈으로 얘기하는 게 있어 무서워,,,

눈에서 나오는 파워가 너무 세서 살벌함을 좀 느끼게 하지만

그래도 진짜 마일드해져서 난 좋아,,,]

[ ..................... ]

[ 그리고 당신이 많이 노력하고 있는게 보여...]

결혼생활도, 일본생활도,,..그래서 고맙게 생각해,,]

웬지 뜨금했다.

결혼생활 5년이 되도록 내가 아직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배우자 눈에 비춰졌다는 게....

그랬다...

워낙에 혼자가 좋았고, 독신생활을 즐겼던 내가

  결혼을 하고 둘만의 공동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지금도 솔직히 힘든 부분이 있다..그래서 난 결혼이 안 맞는

사람이였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결혼을 해보고 나니, 결혼이라는 자체가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내 선택에 책임을 져야했기에

노력을 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상대의 잘못이 아니기에 내가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일이였다.

이렇게 결혼기념일을 맞으면

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내 배우자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되뇌인다.

그래야 서로가 행복하다는 걸 알기에...

옆에 앉은 깨달음이 내 와인 잔에 자기 잔을 부딪혔다.

그래서 한 마디 했다.

[ 피곤한 성격인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라고,,,

그렇게 우리의 결혼기념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댓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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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론 진솔한 대화가 필요할 때도 있지요..^^
    답글

  • SPONCH 2015.10.20 16:37

    5주년 축하드려요. 저는 8년차인데 뭔가 저희와는 다른 관계의 성숙함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10주년, 20주년 두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기념일 맞으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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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rimori 2015.10.20 16:49

    글을 읽고 따뜻한 애정으로 서로의 사이를 채우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축하드립니다.^^ 왠지 뭉클해집니다, 케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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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0 18:20

    결혼기념일축하드려요.그리고맘편히가지세요.케이님은많이노력하시면서사시는것같아요.재가케이님으로인해많이위로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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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무 2015.10.20 19:39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진다는 표현이 탁 하고 오네요...
    요즘 무슨 일이든 남편 탓을 많이 했던거 같아요.
    반성합니다 ㅠ

    그리고 깨달음님 글씨 참 귀엽고 아기자기해요..
    여고생 글씨같아용 ^^
    답글

  • 아이리시 김 2015.10.20 20:10

    항상 긍정파워?^^ 깨달음님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케이님 항상 행복하길 빕니다!
    답글

  • 2015.10.20 22:0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툴투리엄마 2015.10.21 02:33

    축하드려요! 전 아직 결혼안했는데..깨달음님같은 남편이랑 결혼이 하고싶어지네요. 건강 항상챙기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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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hin86 2015.10.21 03:41 신고

    나는 여자지만 결혼기념일 같은거에 대해서는 참 무심한 편인가 봅니다.
    특별히 기념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적이 한번도 없어서요.
    답글

  • 2015.10.21 04:1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10.21 09:5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10.21 11:2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울릉갈매기 2015.10.21 14:18

    기념일 축하드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답글

  • 구현진 2015.10.21 21:11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저는 결혼 16차지만 마누라의 기가 나날이 세져 전전긍긍합니다^^
    답글

  • 민들레 2015.10.21 23:56

    남들보다 좀 늦은 결혼인 만큼 두배 세배 더 사랑하고 행복하세요
    답글

  • 2015.10.21 23:5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10.22 13:4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10.22 18:3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toto 2015.10.22 23:22

    누구나 결혼이 맞는것 같지 않다는 생각하지요
    25년 살아보니 남편이 환상속에 남편과는 거리가 멀고 주말되면 빨리 월요일이 되기를 하지만
    늙을수록 하나님이 왜 여자남자를 창조하셨는지 이해할듯합니다
    서로 의지하고 아플때 서로 도와주고 동지애로 삽니다
    케이씨 결혼 잘 하셨어요
    기념일 축하드리고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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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게 뭔지 2015.10.24 08:45

    저도 단체 생활보다는 혼자하는 일과 운동을 더 좋아하고 혼자서 모든 걸 하는 걸 좋아합니다. 결혼은 글쎄요.... 항상 상대방을 돌봐야 하는 부담감이 매일 매일 쌓여갑니다. 제 성격 탓도 있겠지요. 허나 제가 혼자(?)가 되어 독신으로 살고 싶다는 맘은 변함없습니다. ㅎㅎ 축하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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