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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한국노래를 불러주며 깨달음이 울던 날

by 일본의 케이 2018. 4. 20.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 깨달음은 비가 

오는 것도 상관없이 스포츠 지무에 

다녀오겠다며 까불었다.

[ 다녀 와~]

두시간이 흐르고 깨달음에게서 전화가 왔다.

[ 밖에 비오니까 우리 부침개 같은 거

먹어야하지 않아? ]

[ 알았어. 부침개 해줄게 ]

[ 아니,,집에서 말고 밖에서 먹자~거기 

쿠시카츠(꼬치튀김)집으로 와, 먼저가 있을게]

비가 내리는 날엔 한국에서 부침개를 먹는다고

가르친게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며 

난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비도 오고,,귀찮았지만,,집을 나섰다.


내가 오기전에 호피(한국의 소맥)을 한 잔

 마셨는지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 역시,,,이런 날은 튀김이 최고야~~,

운동하고 갈증났는데 이렇게 호피랑 같이

 쿠시카츠를 먹으니까 정말..맛있다~

한국도 지금 비온다고 하니까 부침개를 먹거나

 전을 부치고 있겠지? 명태전이 맛있는데.....]


[ 병원은 언제 가? ]

[ 내일...]

[ 주사 맞을 거지? ]

[ 응 ]

[ CT 도 찍을 거지? ]

[ 응 ]

[ 건강이 최고야, 그리고 이렇게 먹고 싶은 거

먹고, 즐기는 게 건강에 좋아.. ]

[ 알았어 ]

[ 뭐 먹고 싶은 거 있음 다 시켜~]

[ 응,,나도 쿠시카츠 너무 좋아하는데

병원에서 튀김류 자제하라고 했거든,,]

[ 이이고~~미안,,내가 깜빡했어..

당신 먹고 싶은 곳으로 장소 옮길까?

미안해요~~~, 케이씨~~]

[ 아니야,,괜찮아.. ]



우린, 곧 다가올 5월의 긴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얘기를 나눴다. 

휴가중에도 회사에 잠시 나가야했기에 

해외는 가지 못하고 국내 가까운 온천이나

다녀오자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

기분좋게 술이 올라온 깨달음이 묻는다.

[ 우리 노래방 갈까?  ] 

[ 밖에 비 오니까 그냥 집에 가자..]

[ 아니야,,다 그쳤어 ]

밖은 정말 거짓말처럼 화창해 있었다. 

노래방에 들어서자 바로 자신의 단골곡인

 이은미 (애인 있어요) (녹턴) 이정석의 

(사랑하기에) 전인권 (걱정말아요그대)

윤복희 (여러분)까지 열창을 했다. 

[ 당신도 한 곡 하지?..]

[ 응,,당신 하고 싶은 곡 다 해~

나는 듣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니까.. ]

[ 그럼, 완전 내 콘서트처럼 할까? ]

[ 좋은대로 해~ ]

다음 선곡은 (강남 스타일)이였다.


앉아서 춤을 추다가, 안 되겠는지 서서

 이상한 춤을 추고,,,

술로 목을 축인 다음에 또 노래를 하고,,

일본 노래를 했다가 팝송도 한 곡 부르다가,,

갑자기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을 부르면서

을 감고 조용필 흉내를 내기도 하고

또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틀어놓고 부르지는 

못하고 멜로디를 즐기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저렇게 방방 뛰게 만드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약 한시간가량 독무대를 한 깨달음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노래방 랭킹을 보다가

나에게 불러 달라고 했다.

[ 거의 모르는 노래들이야,,]

[ 여기 레드벨벳이 북한에 가서 노래한 

아이돌 그룹이지? ]

[ 응,,그런 것 같은데...]

[ ㅜㅜ 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구나...]

[ 그런가 봐,,나도 처음 봐,,,]


잠깐의 휴식을 취한 깨달음이 다음 곡으로 

박강성의 (문밖에 있는 그대)를 선택했다.

결혼전부터 불러왔던 노래여서인지

감정조절, 박자도 거의 틀림이 없었고

발음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는데 노래에 취한

 깨달음음이 어깨를 한 손으로 감싸기도 하고, 

고개를 떨구고 슬픔을 온 몸으로 표현을 하는 게

웃겨서 터져나오는 웃음을 꾹 참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게 들려주겠다고 

선곡한 곡은 [ 양화대교]였다.

지금껏 내가 부르는 것만 듣다가 막상 

부르려니 떨린다며 조금 도와달라고 했다.

처음은 같이 부르면서 음정을 조절하고 랩같은 

가사부분을 연습했다. 가사의 의미도 상세히 설명을

 해주고 그렇게 두번 연습을 하고나서야

 마지막으로 혼자서 부르기 시작한 깨달음은

한껏 폼을 잡았다.


[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앉아서 한번 부르고 서서 다시 

처음부터 부르기 시작한 깨달음이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흐느꼈다.


눈물을 삼키고 흐느끼는 목소리로 

[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말고]를 부르는

깨달음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왔다.

[ 깨달음, 왜.노래하다가 울어? ,,,]

[ 당신이 계속 아프니까,,아프지말고

행복했으면 해서...,]


우린  잠시 울었던 것 같다.

몇 년전, 치료를 마치고 난 후, 

난 갱년기를 겪으며 여기저기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간단한 수술도 해야했고 

매번 정밀검사를 받고 복용해야할 약들이

늘어갔다. 특별히 이상을 보이는 곳은

없었지만 자꾸만 중년이 겪어야하는

노화현상을 보이고 있어 심적으로도 

조금은 지친 상태가 계속 되고 있었다.

지금껏 같은 시간을 옆에서 지켜보던 깨달음도

 결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고, 

오늘은 감정에 취해..눈물을 보인 것 같다.

[ 깨달음, 울지 마,,당신이 우니까 내가 괜히 

슬퍼지잖아....]

[ 아프지 말고, 행복해야 되는데

당신이 자꾸 아프니까 내가 미안해서...]

[ 당신이 미안해할 필요없어,,]

깨달음 눈물을 닦아주며 더이상 슬픈 마음이 

들지 않도록 건강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얘길 해주던

 깨달음도 마음 한 구석에 답답함이

더해갔을 것 같다. 최근 들어서는 내가 아픈 게 

자기 탓인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오늘은

한국노래를 불러주며 눈물까지 흘리는

깨달음을 보며 미안함이 가득했다.

정말 아프지말고,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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