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1년에 한번씩 하는
종합 건강검진( 人間ドック) 을 하는 날이였다.
올 해는 내가 다니는 산부인과가 있는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기로 했고 아침 7시 30분부터 우린 진찰복으로
갈아입고 검진이 시작되었다.
기본적인 검진목록으로는
신장, 체중, 비만도, 체성분, 혈압, 맥박, 혈압진단,
혈액검사( 빈혈, 백혈구, 혈소판, 콜레스테롤,
전해질, 요산, 류마티스인자, 성병, 갑상선호르몬, 염증)
소변, 대변검사, 안과(시력, 안압측정), 청력, 심전도검사,
폐기능, 위내시경, 흉부X선 촬영, 유방,
그 외, 유방( 맘모그라피) 산부인과(자궁암), 뇌검사 등등은
옵션으로 선택하면 된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사진)
난 옵션으로 맘모그라피를 깨달음은 위내시경을 신청했고
남,녀가 조금 다른 동선으로 움직였는데
로비에서 스칠 때마다 깨달음이 장난치느라
날 쳐다보고 [음메~~]라고 했다.
[ ....................... ]
나는 마지막 코스로 산부인과 내 담당의 진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간호사가 환자가 밀렸으니
복장을 갈아입고 오라고 했다.
모든 검진을 마치고
휴게실이 있는 3층에 올라갔더니 깨달음이 신문을
읽고 있었고 우린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다른 병원도 종합검진이 끝나면
간단한 식사권을 제공해 주며
대부분 카레라이스나 샌드위치가 나오는데
이곳은 정식을 준다면서 깨달음이 엄청 좋아했다.
00과 의사가 아주 친절했고,
00측정할 때도 3번이나 다시 해보라고 했다면서
의료진에 관한 얘기도 했다.
이 병원은 내 주치의 (혈액질환)가 소개해 준 곳이다.
자기네 병원보다 이곳 부인과 의사들 실력이 좋다고
추천서와 소견서를 써주셔서 알게 된 병원이다.
그 덕분에 자궁에 혹이 있는 게 발견 되었고
악성은 아닌데 크기가 커서 좀 문제가 되었고
계속되는 출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
초음파와 정밀검사, 내시경을 여러번 했다.
내가 그냥 수술을 하는게 속이 편할 것 같다고 했을 때
몸에 칼을 대는 게 결코 좋은 게 아니라고
특히, 안 보이는 곳은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면서
분명 혹이 있긴 하지만 악성이 아닌게 판명이 되었으니
경과를 지켜보자고 굳이 떼어낼 필요 없다고 하셨다.
수술을 하면 몸에 상당한 부담이 간다는 것, 그리고
떼어낸 후에 신체의 변화, 호르몬의 변화를
생각 해야한다고 하셨다.
요 몇년간 일본의 여러 병원 신세를 지며
한국과 다른 점들을 몇가지 느꼈다.
이곳은 약, 주사, 수술을 쉽게 해주지 않으려한다.
우리 주치의(혈액질환)는
내 빈혈수치가 형편없이 떨어졌을 때도
끝까지 빈혈치료제를 권하지 않으셨다.
빈혈에 좋은 음식, 피를 만드는 음식,
원기를 회복하게 만드는 음식 목록을 뽑아서
내게 주셨고 진찰하는 날이면 아주 세밀하게
뭘 먹었는지, 잘 잤는지, 배설은 잘 했는지
똑같은 질문을 빠짐없이 하셨다.
약으로 치료하지 말고 음식으로 치료하는게
우리 몸에는 제일 좋다고 늘 강조를 하셨다.
실은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산부인과 의사는
혹이 양성, 음성 상관없이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뭐냐고
당장 수술하시는 게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오십견으로 아직도 팔이 자유롭지 못한 나를 보고
엄마가 데리고 간 병원에서는
그 날 바로 내 어깨에 주사를 주시면서
주사치료를 계속하면 되니까
일본에서도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으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곳 오십견 병원(정형외과) 담당의는
주사는 아주 극한 상황, 즉
근육이 굳어서 팔이 전혀 못 움직이게 되었을 경우에만
주사를 맞으며 근육 절단수술을 해야할 정도의 환자가 아니면
주사를 맞는 게 아니라고
시간이 조금은 걸리지만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좋아진다고 약물은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않고
치유되는 게 진짜 낫는 거라고 하셨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일본은 약물투여및 수술도 되도록이면 추천을 하지 않는다.
병의 회복이 빠를지언정 몸에 부담을 주는 선택을 하지 않고
처방약도 아주 조심스럽다.
내가 다녔던 병원이나 담당의들이 특별난 건 아니였다.
깨달음이 다니는 치과, 이비인후과에서도
아주 소량의 진통제만 줄 뿐, 참을 수 있을만큼 참게 하고
자연치유력을 높이려는 심리요법을 제시해 준다.
환자 입장에선 주사 한 방 맞으면 바로 나을 것 같아
어쩔 때는 이 방법들이 좀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지만
천천히, 환자의 몸상태를 지켜보며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 유도하는 이들만의
정신력 강화 스타일이 이젠 나도 길들여졌는지
빨리 낫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 않고
내 몸 상태를 좀 더 세밀하게 점검하고
병의 진행과정과 스스로 타협해 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전공이 다른 의료진들이
한결같은 말씀을 하셨다.
[ 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먼저, 마음과 정신건강을 강하게 세워
육체적 병마를 마음과 함께 이겨낼 수 있게
심리적 치유를 병행하는 의료계의 모습이
많이 일본스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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