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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한국 김장을 처음 체험한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1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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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도착한 우리를 마중나온 동생네와 함께

청량리시장에 있는 청국장으로 유명한 곳을 찾았다.

점심시간대여서인지 긴 줄이 서 있어서

김장 양념준비를 시작했다는 언니네에 미안해

 그냥 갈려고 했는데

깨달음이 여기까지 왔으니 기다려서 먹고 가자면서

 언니네에게는 차가 많이 막힌다고 하면 된다고 했다.

[ ....................... ]

그 소리에 동생네 가족들도 웃고 난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먹기 위해 거짓말까지 시키는 깨달음,,,,

집에서 먹는 청국장과 달리 냄새가 강렬해서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다면서 엄마는 은근 걱정을 하셨지만

깨달음은 [괜찮아요~ 괜찮아요]라고

가게 안을 기웃거리면서 기대에 찬 얼굴을 했다.

식당에 들어서 순두부와 청국장을 시키고

양은냄비 밥이 나오자 뜨거울텐데도

밥을 푸는 깨달음 손놀림이 경쾌했다.

엄마의 걱정과는 반대로 잘 먹을거라 난 알고 있었고

아니나다를까 얼마나 잘 먹든지...

손님들이 기다리는 것도 있고, 언니네에 늦을까봐

 빨리 먹고 일어서야하는 분위기인데도 깨달음은 

콩나물 리필까지 해서 먹으면서

 순두부에 무우채를 넣어서 먹으니 맛있다고

깨끗이 순두부와 청국장을 비웠다.


 

그렇게 서둘러 언니네집에 갔더니 모든 준비가 끝나

막 버무리기를 하려는 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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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식구들이 다들 분주히 김장하기에 열중해서인지

 깨달음도 배추쪽으로 조금씩 다가오더니만

배추물을 짜기 시작했고

그걸 본 엄마가 이미 짜져 있기 때문에

너무 꽉 안 짜도 괜찮다고 그래도 아니라고

물기가 있으면 안 맛있다며

고집스레 짜는 그 모습을 본 자매들은

짜는 모습도 아빠 닮았다고 한마디씩 했다.

 

 

서울식 김치와 젓갈을 좀 많이 넣은

전라도식으로 두 종류로 나눠서 했지만

언니들이 워낙에 선수?들이여서 척척 일이 진행되었고

배추 물짜기 작업이 끝난 깨달음에게

김치 간을 보게 했는데

깨달음 역시 전라도식 김치가 김치답고 맛있다면서

근데 왜 안 맵냐고 자꾸 물었다.

올 해 고추는 그리 맵지 않은 걸로 담는다고 했더니

김치는 매워야 되는데 그게 아쉽다고 김치평을 했다.

 

그렇게 김치가 중반이 비벼질 무렵,

작은 언니가 깨서방도 [ 한국 김장 담그기]체험을

하셔야 하지 않겠냐고 고무장갑을 끼워주자,

나를 한 번 쳐다보면서

일본 집에서도 해 봤는데,,,안 해봐도 되는데,,,,

원래 남자는 안 하는 걸로 아는데,,,,라면서

어색하게 형부랑 제부를 번갈아 쳐다봤었다. 

아마도, 남자들은 쇼파에 있는데

자기만 고무장갑을 끼는게 챙피했는지

많이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깨달음이 김치 버물리기를 시작,

배춧잎 한 장, 한 장에 김치소를 넣는 손놀림이

아주 자연스러워서 가족들이 모두들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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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서방이 얌전하게도 잘 하네~

많이 해본 솜씨네,,손끝이 완전 여자네,,

케이보다 더 잘 하네,,

양념을 적당히 잘 넣는것이 보통이 아니네...

언니, 동생이 다들 한마디씩 하다가

마지막에 배추 겉장으로 배추를 예쁘게 휘감는 것을 보고는

가족들의 함성이 터졌고 소파에 앉아 있던 조카까지

깨서방의 [김장체험]을 신기해하며 지켜봤다.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김치 버물리기를 한 깨달음은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그런 깨달음을 보고

엄마는 또 같은 소릴 했다.

[ 어째 일본 사람인디 김치도 저렇게 잘 담은다냐,,,,

참 알다가도 모르것네..,,,,]라고...

 

 

그렇게 즐거운 [김장]이 끝나고

자매들이 각자 자기 몫까지 나눈 다음

설거지를 하는 동안 거실 바닥을 깨달음이 닦아 주었고

그걸 본 엄마는 깨서방한테 시킨다고 나를 나무라셨다.

시킨 것이 아니라 깨달음이 스스로 한 거라했더니

일본에서도 일을 많이 시킨 모양이라고 그러자

깨달음이 이때다싶어 그렇다고 자기한테

케이가 이것저것 많이 시킨다면서 엄마한테 고자질을 했다.

[ ........................ ]

그 덕에 엄마한테 나는 잔소리를 들어야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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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의 별미, 보쌈이 완성 되고

굴과 홍어까지 준비를 해서 저녁상이 차려졌다.

제부가 깨달음에게 먹는 방법을 가르쳐줄려고 했는데

보쌈이 나오자마자 홍합 올려서 삼합으로 해서 먹는 걸보고

잠시 말을 잃었다고 했다.

시원한 정종과 함께 먹는 삼합이 맛있었는지

주방에 있는 나에게 엄지를 몇 번이나 척, 척 올렸보였다.

 

그렇게 배불리 먹은 뒤, 상을 치우고

제부 생일과 조카 취직, 대학원 합격 축하를

선물 증정과 함께 하고,,,,,

 

그렇게 [김장담기]를 체험하고 우린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해마다 고춧가루와 배추에 의해 김치맛이 달라진다는 것도

오래 먹을 김치에는 소금간을 많이 한다는 것도

보쌈은 역시 김장 때 먹는 게 최고라는 것도 알게 된 깨달음은

회사 직원들에게 자기가 찍어 온 

한국의 [김장담기] 사진을 보여주며

마지막에 먹는 보쌈까지 상세히 설명을 해줬단다.

그랬더니 직원이 자기도 김치 좋아한다면서 

다음에 기회되면 다시 한 번 집에 초대해서

보쌈을 먹게 해달라고 했단다.

사진을 볼 때마다, 내가 해 준 보쌈과

김장 때 먹은 보쌈맛이 많이 다르던데

처형은 도대체 뭘 넣고 삶으셨는지 물어보라고

집요할 정도로 날 귀찮게 했다.

김치 양념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은 뭐냐고도 묻고

[청각]을 넣는 이유도 묻고,,,

한국의 옛스런 [정]이 그대로 느껴진

문화체험이였다며 관혼상제 이외에도

[가족]이 다 함께 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참 많이 부러웠다고 했다.

내년에도 [김장]에 꼭 참가하고 싶다는 깨달음..

깨달음의 한국문화 흡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점점 한국인 입맛화? 되어 가서

한국에서 먹었던 맛을 고집하려고 해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많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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