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누가 뭐래도 집이 최고다..

by 일본의 케이 2016.05.10

아침 일찍 교토에서 서방님이 오셨고 우린

병원에 가기 전에 아버님 침대 이부자리를

마지막으로 마련해 드리고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갔다.

 아버님 퇴원준비를 하는 동안 어머님은 물리치료를 하셨고

우리는 서방님과 함께 집에서 챙겨드셔야할 약들,

 그리고 주의사항, 물리치료 스케쥴표 등등 그런내용들을

간호사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아버님은

분주히 여기저기 바삐 움직이셨다.


 

그 동안 신세를 졌던 물리치료사분들과

인사를 하시고 또 옆 병실에 계신 분들에게도

가서 그동안 고마웠다고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병실으로 들어오셨는데 아버님 뒤를 따라오신

어느 할머님이 계셨다.

 

팔에 기부스를 한 할머님이 아버님 등을 어루만지면서

 퇴원하냐고, 건강하고, 이젠 다시 오지 말라고

하시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셨다.

[ 자네도 얼른 퇴원해,,,,아프지 말고,,

물리치료도 빼먹지 말고 하고..알았지?]라고

아버님이 웃어주시자

할머님은 고개만 끄덕끄덕하시며 눈물만 흘리셨다.

그런 할머니에게 아버님이 호주머니에서 조심히

뭔가를 꺼내 내밀어 주셨다.

 

매 식사때마다 흰 쌀죽에 뿌려 드셨던 후리가케였다.

어제 저녁에는 우리들과 외식하면서 먹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도 그냥 안 드시고 두개를 주머니에

넣어두셨다며 이 할머님께 드렸다.

 환자마다 식사내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분들에게 배당되는 게 아닌데 아버님은

이걸 뿌려 드시면 입맛이 살더라면서

할머님에게도 먹어보라고 선물이라고 주시니까

할머님 표정이 밝아지셨다.  

한 달동안 이 할머님이 우리 아버님 바로 앞에서 식사를 하셨는데

늘 부러운 듯이 후리가케를 쳐다보셨다고 한다.

그래서 떠나는 선물로 드리고 싶어 챙기셨다는 아버님...

그렇게 우린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드디어 집에 도착을 했다.

 

안 방에 들어가시자 바로 두 손 모아 기도를 하셨던 아버님..

몇 개월만에 앉아보는 당신의 자리가

이리도 편하고 좋은지 몰랐다면서

너무도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이셨다.

 

그렇게 좀 쉬시다가 앞 마당으로 나오신 아버님이

화분들에게 물도 주고, 말도 걸어보시고

요리저리 살피시다가 작은 연못에 빠져 있는

쓰레기랑 낙엽들을 좀 주웠으면 한다고

깨달음에게 부탁을 했는데

일 못하는 깨달음은 은근 깊어서 무섭다고

작대기만 들고 몇 번 찔러보더니

못하겠다고 그만 두고는 작대기로 까불까불 장난치고

낑깡을 따서 나한테 던지고

삔질삔질 왔다갔다 하다가 아버님께 말을 걸었다.

 

[ 아버지,,,집에 오니까 좋죠? ]

[ 응,,,너무 좋다,,이제 이 화초들 돌보면서

어머니도 도와주면서 잘 지낼생각이다..

그리고 혹 내가 다시 쓰러지고 그러더라도

이 집에서 마지막을 보낼테니까 병원에 보내려고

애쓰지마라,,,뭐니뭐니해도 내 집이 제일 편하더라..]

[ 아버지,, 병원이 많이 불편하셨나보네....]

[ 아니,,,다들 친절하게 잘 해주기는해도

내 집이 아니여서 마음이 놓이지 않았어.....]

[ 알았어요,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까 이젠 집에서

예전처럼 생활하시면 되고 

도우미 아줌마가 날마다 오시기로 했으니까

아버지는 무리 하지 마시고 이렇게 화분들 물이나 주고

벌레나 잡고 그냥 그렇게 시간 보내셔~~]

[ 응,,,알았다...오랜만에 본 장미도 많이 컷고,,국화도

꽃을 많이 피웠네...역시 집이 최고다.... ]

[ 그래,,,아버지..그러면 오늘 저녁은

이 아들이 집밥을 맛있게 만들어 드려야겠네~~]라고

깨달음이 너스레를 떨자 아버님, 어머님도 큰 소리로

즐겁게 웃으셨다. 옆에서 듣고 있던 서방님이

저녁은 장어구이 예약해 두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실없는 소리한다며 눈을 흘겼다.

그렇게 우리들이 웃고 있는데

아버님이 또 나지막히 속삭이신다.

 [ 역시,, 집이,,,최고야....] 

집에 모시길 잘했다는 생각과 사람에게 집이란 

얼마나 큰 위로와 안심을 주는지 또 다른

치유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도 집에서 편히 오랜시간 건강하시길 바래본다.


댓글28

    이전 댓글 더보기
  • 이경남 2016.05.10 10:21

    집으로 퇴원하셧다니 다행입니다. 역시 집이 최고지요~ 저도 여행갔다오거나 1년이상 집을 떠나있다가 돌아오면 안심과 편한함을 느끼는데...아무리 주위에서 잘해준다고 해도 집만큼 나에게 편한함을 주는데는 없지요~^^
    답글

  • 행복한구선생 2016.05.10 12:20

    참 효자 효부세요. 부모님 모시는 글을 볼때마다 참 훈훈한 마음이 드네요. 너무 보기 좋아요~ 깨달음님 아버님,어머님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리 어른들을 잘 모시니 복받으실꺼에요~
    답글

  • 이경은 2016.05.10 13:27

    시부모님께서 편찮으셔서 여러가지로 바쁘시고, 힘드셨겠어요. 시부모님도 친정어머님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 마네 2016.05.10 13:56

    호텔이 아무리 편해도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탁 놔지더라구요^^
    집 소중한걸 알기 위해 가끔 여행가는것 같아요^^
    아버님이 집으로 오신거 축하드립니다*^
    답글

  • 2016.05.10 14:2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빼빼 2016.05.10 17:21

    한 편의 짧은 에세이를 읽는 듯 했어요! 케이님 원래 글을 잘 쓰시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푹 빠져 읽었네요. 시아버지 퇴원 너무 축하드려요!!
    답글

  • 빵사랑 2016.05.10 20:31

    너무 감사한 일이네요. 케이님과 깨달음님이 수고가 많으셨네요. 케이님의 시부모님과 친정 어머님께 매일매일 건강과 기쁨이 넘치시길 감히 기도해 봅니다. 행복하세요.^^
    답글

  • 2016.05.10 20:5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5.10 23:0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sixgapk 2016.05.11 09:33

    집으로 돌아가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내가 살던 집이 최고죠..저도 이젠 그 맘을 알것 같습니다. 어디 좋은곳을 가더라고 내집이 아니면 편하질 않아요...~~^^
    답글

  • 박씨아저씨 2016.05.11 09:39

    당근 집이 좋지~~~~
    친구모친이 요양원에 계셨는데 가끔 시골와서 있으시다가 요양원 가자하면 안간다고~~~
    결국 고향짐에 홀로 돌오셨지만 더 잘 지내신다는~~
    답글

  • 지후아빠 2016.05.11 10:25

    마음이 편한 곳은 역시 내집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시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에 저 역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되네요...
    깨달음님 말씀처럼 계속 집에서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_^
    답글

  • 맛돌이 2016.05.11 14:10

    퇴원 축하드립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답글

  • 무궁화 꼬냥이 2016.05.11 23:58

    시아버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걱정이 됐었는데 다행히 금방 회복하고 집에 돌아오셨네요. 앞으로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두 분 효도받으면서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답글

  • 소닉 2016.05.12 09:45

    퇴원 축하드립니다~ 역시 내집이 최고죠.. 편하게 건강하게 계시길..
    답글

  • 2016.05.12 18:3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위천 2016.05.12 20:51

    참 반가운 소식이네요
    완전히 완쾌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더 악화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케이님 부부께서 더 열심히 사랑으로 모셔야 할 것 같네요
    시아버님의 퇴원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답글

  • 허영선 2016.05.20 13:12

    퇴원 축하드려요~~~~ 건강해 지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리고 아버님이 이제 다시 쓰러지더라도 병원에 보내려고 애쓰지 말라고 하신 부분은 너무 슬픕니다.
    저희 할머니도 90세가 넘으셔서 요양병원에 계신데
    처음에는 집에 오고 싶어 하셔서 주말마다 집에 오셨다 가시곤 했는데
    이제는 병원이 좋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증손자들이 와서 집에 가자고 해도 안가신다고.. 병원이 편하다고...
    우리 할머니도 남은 여생을 집에서 보내고 싶으신데 괜히 하시는 말씀일까요???
    글을 읽으면서 우리 할머니도 생각이 납니다.
    답글

  • 민들레 2016.05.22 03:14

    계속 바쁜 날들이 이어져 올만에 왔더니 퇴원을 하셨군요
    내집이 최고라는것은 누구나 하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요

    글구, 후리가게를 김밥 쌀때 넣으면 맛이좋아요~
    답글

  • 2016.05.25 05:5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