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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방송출연에 관한 우리 부부의 생각

by 일본의 케이 2018. 9. 29.

3주전, 우리는 모 방송의 다큐프로에 출연요청을

받았다. 내 블로그에 글을 예전부터 구독했고

책도 물론 읽으셨다는 작가분은

어떤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고 싶은지

조금 구체적인 설정도 말씀해 주셨다.

난 깨달음에 의향은 묻지도 않고, 

그냥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서너번 여러 방송사에서

출연요청을 받았지만 그럴때마다 거절했던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닌 그 쪽으로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처음 요청이 왔을 때 깨달음에게는 한국에서 

살게 되면 방송에 나가겠다고 거짓약속을 

했지만 난 그럴마음이 처음부터 없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요즘은 다큐 뿐만이 아닌 예능에서도

 일반인들의 방송 출연이 매우 일반화 되어 있다.

일반인들의 출연은 제작비 절감과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공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고

연예인과의 거리감을 좁히며 

친근감을 향상 시켜준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출연자들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어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연예인의 사생활보다는 꾸밈없고, 신선한 그들의

사연을 자신의 삶과 비춰보며 진실성을 느끼며

동질감을 느낀다.

하지만, 일반인의 방송출연은 연예인과 달리

 사생활 침해의 위험이 크다. 한 번 방송에 나와

 반응이 좋으면 그 사람에 대해 더 알려고 하고

 학력, 성적, 소속, 성형여부 등등 

궁금해서 모두 파헤친다.

 방송으로 인해 개인들의 인격과 생활상이

문제시 되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쉽게 

신상이 털리고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확률이 상당히 높지만 그 모든 뒷감당은 

출연자의 몫으로 남는다. 

편집을 통해 순화 시키는 부분도 있지만 

조작된 내용이나 자극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과대포장을 하기도 하면서 시청률을 노리다보니

억지스러운 연출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독특하고, 자극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보다는 

일반인 출연자와 시청자들이 같은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 시키며 공감을 얻게

 해야하는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반면 검증 되지 않은 일반 출연자들로 인해

 방송사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일반 출연자를 일일이 검증하고 도덕적 잣대로

재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방송사의 노력이 부족한 부분이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요즘은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가 애매해졌다.

그러다보니 일반인이 방송에 출연하면 더 이상

일반이이 아니다,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며 

생각지도 못한 상황과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스타를 배출하는 프로들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장기, 특기를 뽑내며 경쟁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며 성장하는 좋은 발판이 되기도 한다.

오디션 프로 덕분에 하루아침에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하고,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기쁨, 고통, 아픔들을 내보이며

공감을 얻고 자신의 역량과 실력, 능력을

뽑내기 위해 많이 노력을 한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그러다보니 연예, 오락프로 뿐만 아니라

 다큐프로에서도 문제는 발생했었다.

산골소년 영자로 인기가 많았던 그 소녀는

지금 비구니의 삶을 택했다.

문명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산골소녀가 

다큐멘터리에 출연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광고와 여러 후원을 받았는데 그 돈을 노려 

집을 찾아온 강도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말았다.

영화[ 집으로 ]에 출연한 할머니는 

언론에 노출된 후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강도와 절도범들이 할머니 재산을 노리는 바람에

 자식들 집으로 거처를 옮겨야했다.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 할아버지 역시 집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무례함에 일상이 

어려워져 영화 출연을 많이 후회하셨다고 한다.


3년전, 지금 살고 있는 이 맨션을 구하기 위해

검색을 하다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랑짱 집의 위치, 평면도,

매매가까지 상세히 적혀 있는 사이트를 보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부터 깨달음 얼굴에

하트처리를 했지만 작년부터는 깨달음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깜짝 놀랐었다.

엊그제도 작가님에게서 메일이 왔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라는 내용이였지만

또다시 정중히 사양을 했다.

다큐는 허구가 아닌 현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현실의 허구적인 해석 대신 현실 그대로를

 전달하며 현실의 한 측면에 대해서 관객을

특정한 시각으로 설득시키는 장르이며

대중을 계몽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소외된 계층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하며

진솔한 삶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적합한 소재를 갖고 있지 

않으며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 부분도 많고

 괜한 호기심 대상이 될 것 같아서 거절을 했다.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도 악플에 힘들었는데

방송에 나갔을 경우, 찾아오는 파장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에게 간단하게 얘기를

했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 블로그보다 더 심한 악플이나 욕설이 

달리겠지? ]

[ 응,외모평가부터 당신은 일본인라는 이유로,

나는 일본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별 소릴 다 들을 거야... ]

[ 좋은 말도 있지 않을까? ]

[ 있겠지..그 중에는,,]

[ 나는 우리 부부를 통해 한일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거나 일본인에 대한 편견 같은 걸

깼으면 하는데 우리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겠지? ]

[ 그럴거야,,..그래서 못하는 거지..작가님도

 그런 부분을 부각시켰으면 하는데 우리가 

한일관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 그러네...] 

그렇게 우리는 이번에도 방송출연을 안 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조금은 더 대담하고 당당하게

나설 수 없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지만 

그 단순하고 불편한 이유들을 과감히 극복하지

 못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영상으로 남기지 않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언젠가 정말 어떤 악플에도 무덤덤해지고 

웃어 넘길 수 있을 만큼 제 인성이 다져지면 

그 때는 기쁜마음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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