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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일본생활 18년, 아직도 적응 안되는 두가지

by 일본의 케이 2018.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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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유학을 와 10년을 넘게 공부를 했고

결혼을 하고 일본 속에서 나는 특별히 

다를 게 없는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생의 3분의 1을 이곳에서 보내며

얻은 것, 배운 것, 깨달은 것도 참 많았다.

선진국이 보여주는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

선진국민이 갖고 있는 매너와 예절,

그 속엔 물론 어둠과 가식이 존재하긴 했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하기에

이곳의 문화에 맞게 잘 맞춰가면서

 살아왔고 그닥 여러움 없이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낯설고 쉽게

적응이 안되는 게 두가지 있다.

첫번째로 그릇을 들고 먹는 식사문화이다.



일본은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이다.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대부분 그릇을 들고 먹는다.

국물 요리를 먹을 때도 건더기를 먼저 먹고 

남은 국물은 그릇채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에는 몇 가지 속설이 있는데

일본은 예로부터 날음식 이외에 식량을 구하기 

힘들어서 소식을 하다보니 아주 작은 그릇을 

사용했고 먹다보니 그릇을 입에 대고

먹는게 간편했다. 또한 난리가 많았던 옛날부터 

먹는 동안에도 주위를 항상 경계하기 위해 그릇을

 들고 두리번 거리며 먹게 되었고 식사시간을 

줄이기 위해 덮밥, 즉 밥과 반찬을 한그릇에 담아

 그릇을 입에 대로 먹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그릇을 들고 밥을 먹으면 양반이 아니고

예의가 없다고 하듯 일본에서는 밥그릇을 놓고 

먹으면 고개가 자연적으로 숙여지고 

그런 모습이 동물이나 짐승이 먹을 때의

 모습과 흡사해 굴욕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일본인들은 그릇을 들고

 먹는게 하나의 식사예절로 굳어져 있다.

반면, 한국에서 식기를 들지 않았던 이유로는

무거운 놋쇠 또는 스테인레스가 예전에는 많았고

 그것들은 열전도율이 높아 뜨끈뜨끈한 밥이나 

다양한 반찬, 국물이 많은 밥상에서

하나 하나 손에 들고 먹는 게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그릇 자체도 가볍고 작은 게 많다.

  특히 미소시루(된장국)을 담은

그릇은 나무 그릇이 주를 이루고 있고

 특히, 밥그릇, 국그릇은 손으로 잡고 먹기 편하게 

밑동 부분이 높게 설계되어 있다.

한국의 식생활에는 국물 음식이 많고 국물을 

흘리지 않고 먹으려면 숟가락이 필요했듯

음식의 특성과 그릇으로 봤을 때 일본인들이

 들고 먹어야했던 역사적, 문화적 타당성은

 이해가 되지만 난 아직도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긁어 입에 넣는 걸 보면

여기가 일본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으로 적응을 못하는 것은

차가운 도시락이다. 출장을 갈때면 물론,

일관계로 세미나나 이벤트에서 제공되는 

벤토(도시락)이 난 먹기 힘들다. 

위생관리및 변질을 막기 위함에 밥 뿐만아니라 

위에 올려져 있는 토핑, 고기, 닭튀김, 생선구이,

 계란말이, 튀김 등 모두가  차갑다.

언젠가 한겨울에 따끈하게 먹고 싶어 데워봤는데 

도시락 전체에서 비린내가 진동해서 (구운생선)

 먹을 수가 없었고 특히, 차가워야할 

 반찬류 (김치, 단무지)까지 뜨끈하게 

데워져서 본연을 맛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난 되도록 샌드위치를 먹으려

하는데 깨달음은 꼭 생선 올려지거나  그 지역 

특산물로 만든 도시락을 구입해서 먹는다.

 차갑고 딱딱한 밥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서 일본의 도시락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



다음으로 적응하기 힘든 건 

일본의 목욕문화이다.

일본인들은 주로 저녁에 목욕을 한다.

우리와 달리 아침에 샤워를 하는 사람들이

적으며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잠자리 들기 전에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한 정신적 휴식의

 수단으로 생각한다.

보통 가정에서는 저녁시간에 욕조에 물을 받아

윗어른부터 시작하여 그 집안의 가족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로 한번 받아 둔 

욕조물은 2-3일정도 사용하는데

시아버지, 자식, 손자 순서대로 몸을 담고

 가끔은 집안 손님들도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한번 사용한 욕조의 물을 2-3일 두는 이유는

난방시설이 취약하다보니 가스식 가열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지금은 많이 사라짐) 욕조에 

한꺼번에 물을 담아 물과 가스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목욕할 때만 물을 데워 온 가족이 순서대로

 몸을 담가서 쓰는 것이다.

 온가족이 모두 사용하는 욕조에 들어가기 전에는

 몸을 씻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

 예의이며 사용한 물은 세탁을 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이용된다. 

또한 일본의 목욕문화는 한국과 달리 기본적으로 

목욕에 관한 인식이 다르다. 

일본인들은 우리처럼 더러워진 몸을 씻는다는

 개념보다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는 

의식이 강하다.

온천이 아닌 자기 집에서의 목욕에서도

따뜻한 묙조에 몸을 담그고 싶어한다. 

그렇게 몸을 담그고 난 후에 한국 같으면 

불린 때를 밀텐데 여기선 때밀이 문화가 없어서

그냥 비누로 몸을 씻고 마무리를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보다는 입욕시간도 

꽤 짧은 편이다. 


결혼을 하고 나도 시댁에 가면 항상 시부모님이

사용하고 난 후에 욕조에 들어갔었다.

지금은 요양원에 계셔서 시댁에 가지 못하지만

시부모님이 이틀동안 사용한 욕조물에 들어가는데

솔직히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일본은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로 

잠자리에 들기전에 목욕을 하고

아침에는 그냥 출근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저녁에 목욕을 했다면

다음날 아침에는 샤워로 깔끔하게 시작하는게

좋을텐데 아침에 샤워를 하지 않은 

사람이 의외로 많아서 놀라웠다.

또한 사우나를 이용할 때, 샤워는 물론, 머리도 

감지 않고 옷만 벗고 그냥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직접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한결같이 땀을 많이 

빼려면 씻지 않는게 좋다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했었다.

한국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행동이지만

이곳은 일본이기에 그냥 그러러니 했다. 

어디에나 그 나라만의 독특한 생활 습관, 문화가 

있다. 그것이 좋고 나쁨이 아닌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 사회에 묻어서 살아가고 있어도

 적응이 쉽게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저 단순한 개인적 기후라고 정리해도 되지만

18년이란 세월 보내고 있에도 불구하고

 익숙해지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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