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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람이 재산이다

by 일본의 케이 2018. 2. 4.

[ 선영아, 미안한데 이 계좌로 이천만원만 보내 줘,

그 친구가 지금 어려운 것 같애, 

자세한 설명은 2월에 한국 가서 할게 ]

[ 네,,지금 보낼게요]

[ 고마워 ]

이번에도 선영은 무슨 일이냐고,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선영은 늘 그랬다.

작년에 급하게 깨달음 공항 마중을 나가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 네, 나갈게요]라고

바로 대답을 해줬다.

내가 이곳 일본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한국에서만 해야할 일들로 답답해 할 때도

선영은 한번도 되묻거나 주저하거나 못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모두 해결해 주었다.

언젠가 물었다.

[ 넌,,왜 이유도 안 묻고 무조건 오케이야? ]

[ 언니가 한국에 오면 다 설명해 주잖아요,

그리고, 굳이 그 사정을 일일이 물을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요. ]

[ 고마워..믿어 줘서..]

[ 아닙니다..]

그녀와의 관계를 아는 내 주위 친구들은

너무 부러워한다. 우리 둘의 관계를...

선영과 내가 오랜시간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서로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서일 것이다.

깨달음은 남자들에게서 보이는

 의리가 보인다고 했다.

내가 선영이와 통화를 마칠무렵 초인종 소리와 

함께 한국에서의 소포가 배달되었다. 



누구에게서 왔냐고 묻지도 않고 깨달음은

얼른 박스를 열었다. 

[ 카드가 들어 있어, 당신 거랑 내 것 같애,

뭐라고 적혔는지 읽어 줘 ]

[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적혔어 ]

[ 아,,구정 선물이구나..근데 누가 보낸 거야?

선영씨가 보낸 거야? ]

[ 아니.. ]


[ 오메, 오메~~~봐 봐,

이거 임금님이 먹는 거 아니야? 

대장금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전통과자지? ]

[ 응, 한과라고,,명절때 많이 먹는 거야 ]

만화에서 나올법한 얼굴로 입을 쩍 벌린 깨달음이 

아이처럼 탄성을 지르면서 좋아했다.

[ 당신, 침 떨어지겠다. 입 좀 다물어..]

내 말은 귀에 안 들어오는지 침을 튀겨가며

흥분해서 진짜 먹어도 되는 거냐고

 몇번이고 되물었다. 

[ 엄청 비싸겠다..장인이 만든 거 같은데 ]




손으로 조심히 살짝 눌러보며 천진스럽게 웃는다.

[ 하나 꺼내서 먹어 봐 ]

[ 아니야,,못 먹겠어.그냥 보기만 해도 좋아 ]

[ 그냥, 먹어 봐, 이제까지 당신이 먹었던 거랑

많이 다를 거야 ]

[ 알아,,근데,,먹기에 너무 아까워..] 

[ 그래도 먹어 봐,, ]

[ 아니,그냥 좀 보다가 천천히 하나씩 먹을거야 ]

[ 그래..]

[ 이 치마저고리 진짜 귀엽다, 근데 누구라고?

보낸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야? ]

[ 응, 언젠가 당신에게 박카스 보내준 후배야

 당신도 알거야, 근데 한 번도 안 봤어..]

[ 아,,그 후배,,왜 일본에 놀러 안 와?]

[ 많이 바빠서 그래..]


 깨달음이 우체부 아저씨에게 소포를 받아 들고

 올 때 그녀가 보냈을 거라는 생각이 바로 스쳤다.

웬지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지만 확신이 있었다.

사람관계가 그런 것 같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엊그제 올린 내 블로그 글을 읽고 내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보낸 것이 분명했다.

조금만 아파하라고, 그리고 힘내라는 뜻으로..

( 내 삶이 날 속일지라도 ...)

http://keijapan.tistory.com/1060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려고는

 하지 않았지만 좋은 인연을 형성하기 위해

먼저 내 마음을 열어 보였던 것 같다.

있는 그대로, 되도록 거짓없이...

 그리고 아직까지 계속 해왔던 건 

멀리 살고 있지만 늘 그들과 연락을 하려고

노력을 했기에 지금의 돈독한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로에게 지속된 관심을 보이고 전화상이라도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었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인맥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다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이 가장 큰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발전시켜 주는 존재 역시도 사람이였다.

좋은 사람을 만들어가는 건 인생을 풍요롭고

즐겁게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인간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같은 세상에

그녀들의 관심과 애정, 의리가 있어서

  난 또 이렇게 든든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고 한다. 그러기에 더 좋은 사람으로

더 좋은 모습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감사하며 살아가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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