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먹는 걸 즐긴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가리지 않고
편식도 거의 하지 않고 아주 잘 먹고 좋아한다.
결혼전도 그랬고 결혼후에도 식성이
특별히 바뀌거나 그러진 않았고
해외를 다녀도 현지 음식에 거부감 없다.
술도 막걸리, 소주, 고량주, 양주, 와인 가리지 않고
술과 잘 어울리는 안주를 골라 마시고 즐긴다.
그 덕분에 깨달음은 결혼을 하고 7키로
체중이 늘었고 특히 복부비만이 심해져가고 있다.
결혼을 하고서는 둘이서 주말이면
맛집 투어를 하러 다니고 새로 오픈한 맛집이나
유명한 노포를 찾아다니며
먹고 마시기를 자주 했었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귀찮다고, 비가 온다고
입맛이 없어서라는 이유들을 만들어 간단히
둘이서 먹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고
그렇게 먹다보면 술도 한잔씩 마시게 되고
그 덕분에 깨달음의 복부는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었다.
집에서 식사를 할 때면 야채와 현미밥으로
조절을 하곤 했지만 좀처럼 뱃살은 줄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좋아했던 한국과자를 눈물을
머금고 끊었고 아이스크림도 거의 입에 대지
않으며
나름 노력을 했지만
길거리 음식의 유혹은 벗어나질 못했다.
주말마다 다녔던 스포츠 센터도 그만 두고 나면서
더더욱 몸이 변해가는 걸 느꼈고 그래서
올해 들어서부터 퇴근할 때면 두 정거장 미리 내려
도보로 집에 왔는데 언젠가부터 그만 두었다.
지난 주말, 오다이바 크루즈 안에서 깨달음은
시원한 생맥주를 아주 맛있게 마셨다.
[ 맥주가 살이 많이 쪄 ]
[ 알아, 그래도 더운 날은 생맥주지 ]
[ 당신,, 배꼽이....]
[ 괜찮아,,, ]
최근에 들어서는 깨달음 와이셔츠 버튼이 떨어질만큼
위험한 상태가 계속 지속되었고 내가 기록으로
남기기위해 도촬을 한 뒤 가끔 본인에게
보여주며 스스로 각성하길 바랬지만
좀처럼 식습관이 바꿔지지 않아서인지
전혀 체중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요즘은 자신도 신경이 쓰였는지 내가 사진을
찍으려면 이렇게 가리느라 바빴다.
그런데 오늘 깨달음이 아주 밝은 미소로
내게 책을 내밀었다. 한달전부터 각 정보프로에서
소개된 다이어트 책이였다.
[ 월요일만 단식하는 다이어트 책,
나도 이제 이걸로 다이어트 할 거야,
8만부나 팔렸어]
한국에서 한참 유행이였던 간헐적 단식의 하나로
월요일날만 단식을 하는 다이어트 방법이
지금 일본에서는 아주 유행중이다.
[ 왜 살을 빼야겠다고 마음 먹었어? ]
[ 당신 생일날 약속 했잖아, 앞으로 아프거나
병 들어서 서로를 간병인으로 만들지 말자고
그러기 위해서는 몸관리를 해야될 것 같아서 ]
[ 책에 뭐라 적혔어? ]
[ 다 읽진 못했는데 살이 안 빠지지 않는 이유,
단식을 함으로써 변화되는 몸의 상태가
알기쉽게 적혀 있었어 ]
그렇게 깨달음은 이번주 월요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단식을
해보지만 생각보다 배가 고프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 근데, 한국 가서는 그냥 먹을 거야, 만약에
월요일에 어쩔수 없이 먹게 되면 다음날인
화요일날 단식하면 된다고 적혀있었어 ]
[ 그래, 당신 하고 싶은대로 해 ]
목표 체중에 다다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깨달음을 위해 나도 함께 월요 단식을 하기로 했다.
혼자 하다보면 굳은 결심이 흐트러질 것 같고
지금껏 같이 외식하고 같이 술 마시며
동조한 내 책임도 분명 한 몫하고
있기에 함께 하기로 했다.
건강한 노후의 삶을 위한 다이어트라는 근사한
타이틀을 걸고 시작하긴 했는데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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