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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에서 맛보는 한국 찜질방?

by 일본의 케이 2015.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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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에 먼저 도착한 나는 암반욕 전용복장으로 갈아입고

카운터에서 깨달음을 기다렸다.

15분 늦게 도착한 깨달음이 바쁜 걸음으로 다가와서는

내 무릎에 비닐봉투를 하나 던져놓고

바로 탈의실로 향했다.

스포츠 음료가 두 병 들어있었다.

 

우리 서로 많이 피곤했다. 

 육체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좀 풀어야 할 것 같아

온천과 암반욕 (岩盤浴)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지난달, 호텔에 묵을 때 잠시 들렀던 곳인데

피로도 풀고 조용해서 좋았다.

따끈따끈하게 가열된 천역석, 소금석, 암석 등등

 다양한 암반석을 적당한 온도로 달군 5종류의 방이 있다.

각 방마다 천연광석들이 깔려 있어

 온도는 45도에서 55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광석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으로 인해

세포의 활성화, 신진대사 촉진, 혈액순환 개선,

어깨결림, 관절통증,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좋다.

체내의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켜 혈액 순환을 도우며

닥터스톤으로 자연 치유력을 높인다고 한다.

 

10분은 바른 자세로 누워서 땀을 빼고

다음 10분은 옆드려서 땀을 빼는 게 이 곳에서

추천해주는 암반욕 이용방법이다.

방에서 나오면 자유롭게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한국식으로는 찜질방에 가깝지만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고 가족동반이 되지 않아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일본에서 찜질방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먼저 소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깨달음이

머리에 수건을 둘렀다.

한국 찜질방처럼 자기도 양머리에 할 거라면서

싱글벙글 웃음을 참으면서 수건을 말다가

나보고 끝마무리, 동그랗게 말아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양머리를 보긴 봤는데

한 번도 안 해봐서 모른다고 했더니

왜 한국사람이 이런 것도 모르냐고

자기보다 더 모른다며  작은 눈으로 날 흘기면서

수건을 몇 번 말았다가 돌렸다가,,,

그냥 적당히 수건 끝자락을 집어 넣으면 되지 않겠냐고 하니까

적당히 하면 동그라미가 귀엽게 안 된다면서 

풀릴 때마다 날 째려봤다.

[ ..................... ]  

방에 들어가서도 덥다면서 식혜를 마셔야 하는데

식혜가 없다고 투덜거렸다.

시원한 냉커피도 한 잔 하고 싶다는 둥,,,

양머리를 안해서 더 덥다는 둥,,,,,

 

원래 더운 걸 싫어해 사우나도 잘 안 들어가는 깨달음이

한국 찜질방은 좋아했다.

좋아했던 제일 큰 이유는 먹을 것,

특히, 삶은 계란, 미역국, 식혜 등등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먹을 수 있어

땀을 빼러 가는 게 아닌

이것저것 맛보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두 군데의 방을 돌고 나서

스포츠 드링크로 목을 축으면서도 계속 투덜거리길래

맥주라도 한 잔 하자고 바로 옆에 있는

푸드코너에 들어갔다.

 

맥주로 갈증을 풀고 나서야 조금은

진정?을 하고 안주거리로 닭고치를 먹으면서

한국 찜질방 얘길 하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씩 더 들어가고 집에 가자고 푸드코너를 나와

제일 뜨거운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기어코 양머리를 한다고 땀을 삐질 거리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끝까지 마무리? 양쪽을 동그랗게 만들지 못했지만

더운 방안에서 깨달음은 포기 하지 않고

 또 해보고 또 해보고.....

그냥 포기하라고 다음에 한국 가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자고 그랬더니

[ 이라이라 스루]가 한국어로 뭐냐고 물었다.

한국말로는 [ 짜증나 ]라고 했더니

[ 아~짜준나~~~~, 진짜로 짜준나~]란다.

[  ......................... ] 

알았으니까 이젠 집에 가자고 달랬더니

김장 때 한국에 가서, 김장하고 저녁에 찜질방가서

몸도 풀고, 먹을 것도 왕창 먹을 거란다. 

[  ......................... ] 

지금 스케쥴로 봐서는 우리 서로

12월에 시간 내기가 힘든데

저렇게 찜질방까지 간다고 하니 걱정이다.

김장도 하고 양머리도 하려면 한국에 가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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