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인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도 아닌 나,,,

by 일본의 케이 2018.06.20

제주도의 바다는 아침, 낮, 저녁, 아니 수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침 6시에 나가 보는 바다와

10시에 비춰지는 바다,,오후 3시에는

 찬란함과 눈부심을 뽐냈다.

언니집과는 가깝지만 난 나대로 내 공간을

빌렸기에, 공항에 도착하고 바로

마트에서 일용품들을 사왔고 언니는

 빨래집게부터 시작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트렁크 가득 실어 내 숙소로 날랐다.

휴양지를 제주도를 택했을 때, 언니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언니의 도움을 받게 되자 미안한 마음이

앞서 민폐를 제대로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침저녁으로 전복회와 구이를 먹으며

내가 제주도에 있음을, 정말 휴식을 

하고 있다는 실감이 났다. 

전복도 좋지만, 언니가 무쳐준 미역이 너무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 언니한테 너무 미안하네..일이 늘어서..]

나도 모르게 또 말이 나와버렸다.

[ 케이야, 자매니까 말할 수 있는 거야,

제주도에 온 이유가 맛있는 거 먹고

푹 쉬려고 왔으니까 편하게 생각하고 

부탁도 하고 그래, 안 그러면 제주도에 온

이유가 없어..일본에서 살면서 너만에 삶의 방식

있었겠지만 그래서도 니가 병이 난 거야,

이젠 긴장을 풀고 지내,그러기 위해서 왔으니까,]

언니 얘길 머리는 이해하는데 난  자꾸만 

주저하게 되고 언니를 덜 불편하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일본식으로 길들여진 습관이

좀처럼 깨지지 않아 내 스스로도 답답했다.



정해놓은 계획대로 메뉴얼 인간처럼

살아온 것에 대한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어

온전한 휴식을 하러 왔으면서도

난 여전히 다음날 스케쥴을 1시간 단위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곳에 와서는 깨달음과 통화도 많이 늘었다.

[ 깨달음, 저녁에는 뭐 먹었어? ]

[ 초밥 사서 집에 와서 미소국이랑 같이 먹었어]

[ 어때? 아내가 없으니까? ]

[ 음,,,자유로워서 좋아, 근데 조금 외로워..

당신은 맛있는 거 많이 먹었어?

아까 사진 보니까 나도 전복 먹고 싶더라..]

[ 당신 오면 그렇지 않아도 날마다 먹을 수 있게

준비할 생각이야,]

[ 오늘 하루는 뭐했어?}

[ 산책하고 영어공부 하고 책을 읽었어.]

[ 책은 아주 가벼운 내용만 읽고,노트북은 

블로그 할 때만 사용해, 그 외에 다른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마, 무슨 말인지 알았지? ]

[ 알았어..]

[ 근데,,언니가 너무 신경을 써주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고 그래... ]

[ 미안한 마음을 갖지 말고, 그냥 18년만에

맞는 긴 휴가이니까 언니에게 의지하고 

자연스럽게 기대면 되는 거야,

절대로 혼자 있지 말고, 언니랑 같이 움직여~]

[ 근데 잘 안돼..내가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어.....]

[ 여기(일본)에서 살면서 일본 스타일로 살아온 

습관이 몸에 베여서 그럴 거야,

이번 제주에서의 생활이 원래 당신의 모습을 찾는

 시간이니까 천천히, 천천히 예전의 당신 모습을

 되찾았으면 해,,] 

일본스타일,,,일본스타일....

어줍짢은 일본인 흉내를 내는 게 아닌데

난 내 정체성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어제는 버스를 타는데 어느 할머님이

내게 한국말 잘 한다고 칭찬을 하셨다.

고작 17년밖에 살지 않았으면서 일본인처럼 행동하고, 

일본인처럼 말하고 일본인처럼 생각하는 내가 있다.

외국인이여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부당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다보니 일본인 같은, 일본인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또다른 내가 존재하고 있다. 


어느날, 후배가 내게 물었다.

[ 언니는 일본인 같다는 말이 싫어요? ]

[ 아니,,싫은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그냥,,그런 소릴 들을 때마다

내 연기가 철저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난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연기를

계속하고 있는지..혼란스럽기도 하고,,

나는 분명 한국인인데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일본화 되어버렸는지,,,

그져 흉내를 잘 낸다는 것 뿐이잖아,,,]

잠자리에 들기전에 깨달음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 잘 거야? ]

[ 응,,]

[ 내일은 어디 갈거야?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맛집을 탐색해보려고.. ]

[ 그래, 아주 좋은 생각이야, 

그리고 난 일본인 같은 케이가 아닌

정이 넘치고 희노애락을 맘껏 표현하는

한국인 케이가 더 좋아,,이제까지 참고

눌러왔던 그런 감정들을 모두 꺼내서

당신이 갖고 있는 본연의 모습,

한국인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나한테 보여줘~

알았지? ]

내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깨달음이

[ 야, 야, 야, 횬수기~~~]라고 부른다.

[ ........................... ]

[ 당신은 뼛속까지 한국인이고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니까 혼란스러워하지 마~

그런 당신이 좋아서 결혼한 것이고~]

깨달음은 모든 게 긍정적이다.

그래서 상대에게 희망만을 전해주고

들어서 기분좋은 말도 잘한다.

 어설픈 정체성 혼란을 고민하는 내게 깨달음은

명쾌한 답을 제시해 줬다.

의지가 강한 한국인이여서 갈등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할 필요 없다고,,

댓글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