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우찌 상과 후배를 만났다.
내게 부탁할 게 있다고 해서 만난 둘은
대학원 동기이다.
임상미술사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했고
요즘 유행하는 자격증에 대한
얘기들을 주고 받았다.
자영업을 해야지 살아남는다는 것과 노후대책은
뭐가 좋은지 다양한 직업들을 비교분석 하다
웃기도하고 세명이서 심각하게 머리를 맞대고
타블렛을 보며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다.
그렇게 술잔을 또 기울리고,,
[ 먹는 게 남는거니까 일식을 제대로 배워
한국에서 라멘집이나 튀김 전문점이나 할까?]
[ 아니야,,길거리 음식들, 아이디어 음식이
훨씬 인기가 있을 거야, 일본스타일로,, ]
[ 근데 일본 먹거리들이 한국에 거의 있더라구,,
이번에 야시장이랑 포장마차들을 유심히 봤는데
꼭 한국적인 음식이 전부는 아니였어..]
실제로 하라우찌 상은 본가가
음식점을 하고 있어서
어릴적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 한국 언니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은 뭐 없을까?
솔직히 군것질은 여자들이 많이 하잖아
타켓을 여성하면 잘 될 것 같애..
문어샌베같은 걸 좋아하지 않아?
여기선 어딜가나 늘 길다랗게 줄 서 있잖아]
[ 음,한국에도 있지 않을까?
그냥 일본 본토의 맛을 제대로 맛 볼 수 있는
굳이 일본을 가지 않아도 일본맛을
볼 수 있는 음식들이 중요한 것 같애...]
서로 이런저런 의견들을 내 놓기도 하고
레시피를 찾고 있는데 이번 황금연휴 때
동료랑 한국에 다녀온 얘기를 하라우찌 상이 했다.
[ 그래서 언니들이 좋아하는 거 물었어?]
[ 우리 회사가 좀 특수업종이여서
그 쪽 직원들이 여직원이 많더라구,,
부장님의 배려로 매일 언니들과 술도 마시고
가이드도 해주고 그랬어. 맛집이랑 저녁에
포장마차도 같이 가고,,즐거웠어..
직원 친구들, 애인들도 모여서 늦게까지
술도 마시고 그랬어 ]
[ 뭐 재밌는 일은 있었어? ]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즐거운 4박이였다며
이번에 한국에서 만난 언니들의 행동 중에
좀 낯설고 궁금한 제스쳐들이 있다며 물었다.
1, 왜 인사할 때 가슴에 손을 갖다 대는거야?
일본애들은 안 가리고 엎드리는데
한국 언니들이 가슴에 손을 대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의아하면서 왠지 보기 좋았단다.
눈이 더 자꾸 그쪽으로 향했다며..
[ 가슴이 보일까봐 그러지, 일본 고등학생들이
짧은 교복치마 입고 계단 오를 때 가방으로
엉덩이 가리는 거와 같은 개념이야 ]
2. 눈에 바람을, 입김을 왜 불어 넣어?
[ 미세먼지로 눈이 가려워서 자꾸 비비니까
눈을 못 뜨겠더라고 뭐가 들어갔는지..
근데 한 언니가 나를 천천히 쳐다보더니만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벌려 후욱!!하고
눈에 바람을 불어넣는거야.
얼마나 깜짝 놀랬는지 몰라..그래서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물으니까 눈에 들어간
잡티가 날아가라고 그런 거래,
그리고 상당히 얼굴이 가까워지잖아..
일본에서는 눈에 바람을 넣는게 없어,,
너무 당황스럽더라구,,]
[ 일본에서는 눈이 가렵거나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하지? ]
[ 물로 헹구거나 눈을 감고 계속 있거나,,,
바람을 넣지는 않아, 너무 이상하잖아 ]
[ 음,,바람을 넣어서 눈물을 나게 하면
이물질이 빠지기 쉽게 하기 위해서야,, ]
후배가 이유를 설명을 줬지만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하고 날 쳐다봤다.
3. 먹을 것을 입에 먹여주는 것.
[ 포장마차에서 남자친구랑 같이 온
친구들이 서로 김밥을 입에 넣어 주더라구.
보통 일본에서는 다른 사람들 있으면
창피하니까 먹여주고 입벌리고 안 그러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주고 받더라구..내가 어색해서
피식피식 웃고 있는데 옆에 아가씨가
김밥을 하나 집어서 먹을거냐고 나한테도
줄려고 그랬어, 기분이 묘하더라구,,
애인도 아닌데..]
[ 관심이 있어서 줄려고 했겠지,.일본 커플들도
애인끼리는 많이 주고 받고 하잖아,...]
[ 밖에서,,사람들 있는곳에서는 거의 안 해,
역시, 한국커플들은 애정표정이 거침없어.]
4. 머리를 만져주거나, 옷매무새를 고쳐준다.
[ 비틀어진 가방 끈을 바로 잡아주기도 하고
샘플로 나온 썬크림을 발랐는데 그 언니가
뒷목에도 바르는 것이 좋다며 조금 도와줬어..
근데 기분이 이상했어..한국 언니들은
스킨쉽이 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들고... ]
듣고 있던 후배가 바로 물었다.
[ 4일간 계속 만난 거야? 결론은 뭐야? ]
후배가 정곡을 찔렀다.
[ 전체적으로 좋았어..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남자들이 좋아할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애..
마음이 설레이게...]
[ 하라우찌 상이 맘에 들어서 그런 것 같은데?]
[ 실은 오늘도 전화통화두 번이나 했어..]
[ 뭐야, 둘이 서로 좋아하네!! ]
후배와 난 동시에 같은 말을 했다.
[ 아니야,,그런 건 아니고,,그래서 오늘
두사람에게 묻고 싶어서..그 언니의 행동을,,]
[ 물어볼 것도 없네, 그 여자가 좋아서
한 행동이였고, 하라우찌 상도 좋아서
거부하지 않았고,, 결론은 그거네..]
[ 근데, 그런 행동들은 모든 남자들을
착각하게 만드는 행동들 아니야?
우리 동료도 좋아서 히죽히죽했거든,,
특히, 가슴에 손을 대고 인사를 하는 모습이
너무 섹시했다고 그랬어..]
[ 그건 여자로서 애티켓 같은 것이고
나머지 행동들은 싫은 사람한테는 안 그러지..
좋아하고 관심이 있으니까 그랬겠지]
[ 다음에 일본에 놀러 온다고 하니까
그 때 같이 만날까?]
[ 우리가 왜 만나? 둘이 좋으면 됐지..]
우린 하라우찌 상을 놀리기도 하고
잘 해보라고 응원도 하면서 얘기를 마무리했다.
집에 돌아와 깨달음에게 하라우찌 상이 품었던
의문점들에 대해 얘기했더니 자기도 거의 같은
느낌이라며 눈에 바람을 불어 넣는 것은
처음 들었다며 좋아한다는 신호가 아니냐고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입김을 불어 넣는다는 건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는 행동이란다.
[ 아니야,,싫고 좋음을 떠나 눈에 뭐가
들어가면 그냥 훅 불어 주는 거야..]
내가 부가설명을 했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깨달음이 단언을 했다.
[ ......................... ]
문화적 차이겠지만 분명 하라우찌 상에게
보여진 그 언니의 행동은 호감이 있음을
어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나도 받았다.
아무튼, 남녀관계는 작은 문화의 차이에서
애정으로 발전 하기도 있고
반면, 그 문화의 차이로 이별을 고할 수가 있다.
하라우찌 상는 그 언니의 행동들이
한국 언니들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으로 알고 있는 듯 했다.
남자가 보는 여자, 여자가 보는 남자가 달라서인지
마음이 설레일만한 행동이였는지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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