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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제주도 한달살기에서 남편이 보고 느낀 것

by 일본의 케이 2018.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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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결혼 기념으로 떠날 목적지를 결정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여행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우리부부에게 남은 노후는 전 세계를 

빠짐없이 가보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각자 어디가 가고 싶은지 그런 대화를 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내년에도 한국의 어느 곳에서

한달살이를 할 거라는 말이 나왔다.

[ 진짜 그럴거야? 난 농담인 줄 알았는데? 

어디에서 할 거야? ]

[ 부산이 좋을 것 같애..바다가 있어서..]

[ 제주도는 이제 안 가? ]

[ 아니..제주도도 좋은데, 부산도

 재밌을 것 같아서 ]


 한국이 아닌 제 3국에서 사는 것은 어떨까라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싱가포르는 치안은 좋은데 물가가 비싸고,

인도는 물가는 싸지만 생활이 불편할 것 같고

홍콩은 볼거리와 먹거리는 좋은데 왠지 불안하고

이탈리아는 남자들이 너무 섹시해서 그렇고

프랑스는 영어가 안 통해서 그렇고,,

미국, 영국은 음식이 별로이고,, 

괜한 이유같지 않은 이유들을 대면서 우리는

 한국을 택해야한다는 쪽으로 

 억지로 꿰맞춰가고 있었다.    

[ 무엇보다 나 혼자는 좀 겁이 나서 멀리는

못 가는 거야,,당신이랑 둘이 가면 

어디서든 한달살이가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저번에도 제주도로 한 거였어..역시 

여자 혼자는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아 ]

[ 그래? 당신 남자 아니였어? 

이번에 당신 한국 가면 태권도 좀 배우지? 

당신. 태권도만 배우면 세상 무서울 거

한도 없을 것 같은데? 안 그래? ]

자기가 말해 놓고도 재밌는지 킥킥 웃는 깨달음.

꼭 깨달음은 잘 나가다가 이렇게 나를 건든다.

[ 알았어. 태권도 배워서 당신을 돌려차기로

한 방 날려줄게! ]

[ 그래야지. 당신이지, 꼭 태권도 배워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한달살기 해.

그러면 치안 걱정없이 나도 편할 게

놀러가고 편하잖아,, 히히]


[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부산 보다는

 제주도가 나아, 큰 처형이랑 형님이 계시니까 

안심이 되고 처형이 해 준 밥도 가끔 먹을 수

 있어서 나는 제주도로 갔으면 좋겠어 ]

[ 알았어. 내년이니까 생각해 보고..] 

[ 내년에는 제주도에 쓰레기가 많이 줄겠지? ]

[ 음,그렇게 쉽게 줄지 않을 걸..처리하기가

곤란한 것 같더라구..]

[제주도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하고

하수처리, 자연환경 보전 등을 위해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던데 

알고 있었어? ]

[ 응,,기사 읽었어 ]

[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일회용 제품 환경세를

 도입하고, 관광객 유입을 어느정도 조절해야지

 대책이 세워질 거야]

[ 깨달음, 많이 생각했네? ]

[ 응,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잖아, 

외국인 관광객이 문제이긴 하지만 제주도를 찾은

자국민들도 함부러 안 버리도록 의식을

바꿔야 돼. 안 그러면 시간과 경비가

어마어마하게 들거야  ] 

[ .............................. ]


쓰레기 얘기는 솔직히 너무 뜬금 없었다. 지난 6월

 한달살이를 할 때 아침마다 죠깅을 하면서 

도로변이며 길가, 상가 앞에는 어김없이 

널부러진 쓰레기를 보고 깨달음이

심각한 문제라며 걱정을 했었다.

중국 관광객이 버리는 쓰레기도 문제이지만

한국 관광객이 몰래 두고 간 것도 만만치 않아서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 당신이 제주도 가면 환경보존협회 같은 곳에서

보란티어를 하는 게 어때?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같은 거 하면서 쓰레기 줍기 운동하는

 보란티어들 있잖아, 한국에도 분명 

있을거니까 매일은 아니여도 일주일에 한두번

 나가서 쓰레기도 줍고 그러면 당신도 좋고,

 제주도도 좋고, 나도 좋고. 모두가 좋지 않을까? ]

 깨달음이 맞는 말만 골라서 하는 통에 

난 또 할말이 없어졌다.

[ 운동하고 마시는 박0스가 진짜 꿀맛이였는데..

짜장면도 맛있었지.처형이랑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서 미역이랑 물고기도 보고 그랬잖아,,

다음에는 꼭 우도에도 가보고, 포도호텔이랑

 신라호텔에도 또 갈거야 ]

[ 그래,,알았어..]

제주도에 있는 동안 깨달음은 건축 디자인을

 본다는 이유로 제주에 있는 신라호텔, 

포도호텔, 라마다프라자 호텔, 

롯데호텔, 하얏트호텔 등 특급호텔을 돌아다니며

 커피와 디저트를 마셨던 기억이 좋았단다.

특히 신라호텔의 커피가 가장 향긋했다며

미리 갈 곳을 머릿속에 넣어 둔 듯 했다.

그나저나 쓰레기문제가 잘 처리되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로,

맑고 깨끗한 온리 제주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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