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2박 3일의 홋카이도를 다녀왔다.
저녁이면 샷포로 중심가에서 술을 마시고
쇼핑을 했고 다음날은 오타루에 들러 조카가 낳은
아들에게 줄 오르골도 하나 사고 깨달음이
좋아하는 생크림빵을 먹으며 나름
즐거운 주말을 보냈다.
그 2박 3일동안 마주치게 된 한국 관광객들을
보며 오늘은 요즘 일본에 관광 오시는 분들께
몇가지 부탁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도
의외로 한국단체 관광객 분들이
계시는 것에 먼저 놀랐고 여전히
일본 여행시 지켜지지않는 매너들이
현지인들과 다른 관광객들에게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글을 올리게 되었다.
1. 시식코너에서
오타루 상점가는 스위트(초코, 케잌등)를 판매하는
가게가 많다. 그래서 곳곳마다 시식코너가 있고
직원이 직접 하나씩 맛을 보게 건네기도 한다.
오타루에서도 꽤 유명하다는 밤쿠헨 전문점에서
한국인 관광객(가족)이 들어오더니
시식대에 앞에 엄마, 할머니, 손녀가 둘러서서
서로 먹여주고 받아먹기를 두번,
할머니가 입에 하나 넣고는 한손으로
시식빵 두개를 들었고, 그걸 본 손녀가 나도
가져가야지하면서 하나 입에 또 넣고
두개를 들고 가게 안을 둘러 보았다.
또 다른 한국인 관광객 50대 중반 부부는
시식대 앞에서 서로의 입에 넣어주고는 맛있다며
친구분들을 부르면서 손짓으로
빨리와서 먹어보란다.
[ 맛있다. 맛있어, 공짜니까 많이 먹자]라며
계속해서 입에 넣었다.
작년 벳푸의 어느 생크림빵 가게에서도
직원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똑같이 생크림빵을 몇개씩 먹으며 들고
돌아다니면서 바닥에 떨어트리고 그러던데
도대체 한국에서의 시식코너는 어떤식으로
운영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왜 시식대 앞에
모여서 다른 사람(관광객)들은 먹지도 못하게
서로 나눠먹고, 주고 받고, 또 챙겨서
가져가고 하는 것인지 보고 있자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그런식의 시식이 당연하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시식은 대부분 하나씩, 아니 하나 더 시식을 할때도
가끔 있지만 그건 그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이다.
시식은 말 그대로 시식이다. 배불리 먹거나
가족끼리 나눠서 챙겨먹는 게 아닌,
맛있다가 몇 개씩 먹고 마음대로 가져가도
괜찮은 게 시식이 아니다.
시식코너에 다같이 둘러서서 맛있다며
주고 받고 몇개씩 드시지 마시고
또 그 시식품을 들고 돌아다니거나
밖으로 가져가지 마십시요.
한국의 마트에서 하는 시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2. 계산대 앞에서
삿포로 중심가에 있는 선물코너에서
한국인 부녀가 계산하는데 갑자기 70대쯤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큰소리로
중학생 딸아이에게 야단을 쳤다.
새치기 했다면서 불쾌함을 그대로 노출했고
엄마로 보이는 분이 영어로 몰랐다고
사과를 하는 것 같은데 할아버지는 그 모녀를
짜증스럽다는듯 인상을 쓰며 계속 쳐다봤다.
일본사람들은 줄을 서고 순서,질서 지키는 걸
아주 좋아하며 체계가 잡혀있다. 비록 일렬로
나란히 서지 않고 좀 비툴비툴 서 있어도
누가 먼저 왔고 누가 자신보다 늦게 왔는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줄을 선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줄이 서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러기 때문에 특히 계산대 앞에 애매하게
누군가 서 있으면 줄을 서 계시는 거냐고
일어나 영어로 한번쯤 물어보시는 게 좋다.
( 나란데 이마스까? Are you in line? )
줄을 안 선 것 같지만 실은 계산하기 위해
서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앞에 계산하는
사람에게 자신들의 것도 함께 계산하게
물건을 건네는 것도 삼가해야한다.
계산대 앞에서는 앞 사람, 옆사람,
줄을 서 있는 것 같은 사람이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
3. 식당에서
삿포로 중심가 야키도리(닭꼬치)가게에서
30대 중반 남성이 따끈할 때 먹어야 한다며
다코야끼를 꺼내놓고 한입 먹다가
직원에게 제지를 당했다.
한국은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다른 가게에서 사 온 음식, 음료를 꺼내서
먹거나 마시거나 해서는 안 된다.
가끔 허용된 곳이 있는데 축제 때 포장마차나
이벤트 행사 때는 옆 가게 음식을 가져와서
먹어도 된다는 안내문을 적어두는 경우가
있지만 보통 일반 음식점에서는
거의 되지 않는다. 또한 어떤 음식점에서도
1인 1메뉴를 주문해야 한다.
요즘은 한국도 1인 1메뉴가 많아진 것 같은데
특히 일본에서는 1인 1메뉴가 기본이라
생각하셔야 한다.
식당이나 음식점에서는 1인 1메뉴 주문,
다른 곳에서 구입한 음식을
몰래 꺼내서 먹지 마세요.
4. 지하철, 전철에서
삿포로 치토세 공항으로 향하는 전철안에서
40대쯤 보이는 아줌마의 전화기에서
계속해서 카톡, 카톡, 카톡알림
소리가 들릴 때마다 누구한테 나는 소린지
곁눈질을 하며 그 아줌마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 아줌마는 자신때문에 사람들이
짜증스러워 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거기에다 두 정거장이 지나 빈자리가 생기자
옆 칸에 서 있는 딸에게
자리 생겼다며 큰소리로 불렀다.
[ 경선아~이리 와, 여기 자리 나왔어 ]
핸드폰은 제발 매너모드로,
통화시는 작은 목소리로 간단명료하게,
전철 안에서 대화를 하실 때는
목소리톤을 조금 낮추세요.
5. 화장실에서
일본에서 사용하는 화장지는 물에 녹아내리는
화장지이니 그냥 변기에 버려야 한다.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통는 생리용품을
넣기 위한 것인데 그곳에 사용한 휴지를
넣거나 일반 쓰레기를 넣어서는 안된다.
특히 물 내리는 버튼을 못 찾고
그대로 두고 나오시는 분들(연세 드신분들)이
가끔 계시는데 함께 동행햔 자녀분들이
좀 신경을 써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치되어 있는
휴지를 가져가서는 안되며 그것은 절도에
해당되기에 발각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흘려 보내시고
비치된 휴지는 가져가지 마세요.
지난 추석날, 도쿄에서 한국 여고생이 50대 일본인
여성에게 폭행을 당한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뉴스를 일본내에서는 전혀
관심보이지도 않고 무시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줄어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마도는 한국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식당에 붙혀 놓고 있을 정도로 결코
지금 분위기는 한국인에게 온화하고
환영모드에 분위기가 아니다.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일본에 와서 내 돈
쓰면서 눈총을 사고, 미움받고,
무시당하는 꼴을 안 당하려면 이런 매너는
알고 오셨으면 좋겠다.
한국과 다른 문화를 미리 알아두면
꼭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싸늘한 시선은
덜 받을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은 여행사 가이드분이
기본적인 것들은 미리 알려줬으면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그 나라에 가면
싫어도 그 나라의 풍습, 문화에 따라야한다.
한일 양국의 사이가 좋았던 적이 언제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두 나라가 서로
민감하고 불편한 입장에 서있는 요즘이야말로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행동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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