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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코로나 19 , 그리고 반성..

by 일본의 케이 2020. 4. 18.

일주일만에 식수를 사기 위해 외출한 우린 

봄햇살의 유혹에 빠져 잠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이름모를 꽃들을 만지며 깨달음은 눈으로

사랑을 뿌려주고 있었다.

[ 깨달음, 그만보고 얼른 집에 가자 ]

[ 괜찮아, 여긴 밖이고 사람들도 멀리 떨어져

있잖아, 오랜만에 바람도 쐬고 좋네 ]

[ 그러긴 한데..불안해서..] 

 나온 김에 날씨도 좋으니 운동도 하고

가자며 깨달음은 잰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달리고 싶을 정도로

날씨가 화창하고 따사로웠다.

주말이면 이곳에서 깨달음과 땀을 흘리며

달리던 시간들이 여기저기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공원이며 밤나무,벗꽃나무 그대로인데

사람들만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깨달음 뒤를 따랐다.

기분좋은 산책겸 운동을 하고

마트로 가는데 깨달음이 점심을

도시락 사서 밖에서 먹자고 제안했다.

벚꽃이 아직 지지 않은 곳을 찾았다며

그곳에 앉아 맥주도 한잔 하자고 한다.

.


그래서 깨달음이 테이크아웃 도시락을 사는 동안

나는 얼른 집에 들어가 쥐포무침과 단무지를

챙겨나와 공원 한구석에 사람들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런치를 즐겼다.

[ 맛있다..소풍 온 것처럼,,]

[ 응,,맨날 집에서만 있다가 나오니까

좋긴 좋다...]

[ 예전에는 몰랐는데,요즘에는 이런 작은 것이

주는 행복이 꽤 고맙게 느껴져 ]

[ 맞아,그동안 우리가 어찌보면 사치를 부리며

살았는지 몰라..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 

먹으려했고,, 이렇게 제안된 생활을

 해보니까 달라 보이는 게 있더라구,,]

우린 갑자기 반성모드로 돌아가 각자가

얼마나 누리고 살았는지 그것에 대해

감사했는지 뒤돌아보았다.


[ 우리가 이 사회에 너무 교만했는지 몰라,,]

[ 우리가 모든 걸 당연시 했던 것도 있어 ]

[ 우리가 좀 더 귀 기울렸어야 하는 게

많았는데 몰랐어 ]

[ 무엇보다 작은 것에 감사함을 잊은 거지..]

[ 맞아,,,]

우린 이렇게 느긋하고 알찬? 반성타임을

 보낸 후, 마트에서 식수를 사고 들어와

왠지 손만 씻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엔

 샤워를 말끔하게 했다.

[근데, 깨달음,언제까지 이런 생활이 계속될까?

5월 6일까지라고는 했는데 정말 그 때 되면

뭔가 체계가 잡힐까? ]

[ 음,,솔직히..지금 아베총리가 하는 걸 보면

더 연장 될 거 같애...]

[ 그래서 나도 걱정이야,,]

매일 뉴스를 보면 불안함이 더해가는 게

기정사실이지만 우린 오늘처럼 

환경에 적응하며 버텨 보자고 했다.


오늘은 도쿄에서 20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이중, 반이상이 감염경로를 알지 못하고 있다.

불안요소가 너무도 많지만 우린 더 이상

 일본정부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최대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에 주의를 거듭하자고 했다.

짜증내고 투덜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의 상황에서 나름 적응해가며

오늘처럼 잠시나마 맥주를 마시며

 런치를 즐길수 있음에 감사하기로 했다.

여러말 필요없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불만은 담지 않기로 했다.

세상은 내 마음만큼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넘어야할 산은 항상 우릴 기다리고 

있어서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 또한 잘 넘어갈 수 있게 그저 조심하고

 또 조심해가며 지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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