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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한일커플 사이에 의외로 많은 트러블

by 일본의 케이 2018.01.15

협회 후배들을 만났다.

이젠 서로 협회 일을 그만 두어서 자주 만나기 

힘들지만 올 해들어 신년 모임을 가졌다.


가볍게 건배를 하고 그간에 있었던 얘길 나눴다.

다들, 배우자가 일본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공감하는 것이 많아 가끔 남편들 흉을 보기도 하고

일본생활의 좋은 점, 나쁜 점도 그날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아들을 한 명 두고 있는 

경미씨(가명)는 자녀교육에 고민이 많았고, 

무자녀인 은주씨(가명)는 지금도 남편과 극복 

못하는 음식문화에 대해 고민중이였다.

[ 우리 남편은 아직도 김치를 안 먹어..

물론 꼭 먹을 필요는 없지만,냄새도 싫어해서

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일 수가 없어...

지난번에 엄마가 김장을 보내주셨는데

냉장고에서 김치냄새 난다고 은근 

투덜거리는데,,진짜 또 싸울 뻔 했다니깐 ]


은주씨 얘길 듣던 경미씨가 조금 주춤하다가

 아들이 어릴적에 남편에게 들은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털어놓았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김치 냄새가 싫다며

 퇴근하고 돌아오면 귀신처럼 알아차리고

 아주 싫은 표정을 짓기도 해서 남편이랑 같이 

식사할 때는 김치는 물론 나물반찬도

밥상에 올려보질 않았단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나서 국물요리를 숟가락으로 

떠 먹지 말라고 아이가 보고 배우니까 

조심하라며 일본에서는 국물 있는 음식을 

숟가락으로 먹는 게 아니라고 했단다.

국물은 마시고, 건더기는 젓가락으로 먹는다고,

거의 모든 걸 젓가락으로 해결하는 일본인들이 

숟가락으로 먹는 건 국물이 많은 된장국(미소시루)이 

아니라 카레, 하이라이스, 죽, 볶은밥, 

그라탕정도이며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푸딩은 작은 스푼을 사용한다며 가르치듯 

얘기했던 남편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했다.


그날, 그 소릴 듣고 너무 기분이 나빠서 경미씨는

 3박 4일, 그 문제로 옥신각신 다툼이 있었고

이곳이 일본이니까 일본스타일을 존중하겠지만

한국 엄마를 둔 아이에게 한국의 식사문화는

이렇다는 걸 알려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결론을 짓고 아이가 커가면서 차분히 가르쳤고

 어릴적 아빠 없을 때 나물이며 부침개, 잡채를 

많이 먹여서인지 아들은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내가 불쑥 질문을 했다.

[ 그럼, 한국 친정에 가면 어떡해? ]

[ 친정에 가도 생선 구운 것에만 밥을 먹어서

내가 친정엄마한테 미안할 때가 많지..

그래서 그것 때문에도 대판 싸웠어..근데,,

그 한국음식의 특유의 냄새.마늘 냄새같은게

적응이 안 된대.우리가 중국 처음 가면 중국 특유의 

한방같은 향신료 냄새가 좀 자극적이듯이 

애 아빠도 그런가 봐,,그래도 요즘은 마늘 안 넣은 

오이김치는 먹고 있어, 그래도 여전히 한국 반찬 

올라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 


은주씨가 또 입을 열었다. 

[ 우리 남편도 한국 음식 안 좋아해

잡채 빼놓고는 그냥 맛있는지 모르겠대..

언젠가 한국에서 번데기 파는 걸 보고 

기겁을 한 뒤로는 더 안 먹으려 해...]

[ 그럼, 집에서는 모두 일식이야? ]

[ 응, 거의 일식이야, 소바, 우동도 자주 먹고 ]

[ 그럼, 외식할 때는 주로 어디가? ]

[ 우린, 중화요리나, 이탈리안을 많이 가..

아니면 초밥, 난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고 싶은데 

그것도 싫어해서..근데 내가 마흔을 넘기니까

먹고 싶은 걸 제대로 못 먹는 게 

요즘은 은근 짜증 나더라고,,내 입은 완전 

토종 한국식 입인데,,,못 먹으니까..

아, 언니 블로그 보니까 외식으로 짜장면 많이 

먹는 것 봤는데 그게 얼마나 부럽던지,,

깨달음씨는 왜 그렇게 한국음식을 잘 먹는거야? ]

[ 몰라,,,우린 거의 매일 한식이야..]

[ 그니까 언니는 복 받은 거지..우리 같은 남편 

만나면 얼마나 피곤한대..은근 한국 음식문화 

깔아뭉개는 것 같아서 기분 많이 나빠..

식문화가 안 맞는 건 결혼생활이 오래 되어도

 해결이 잘 안 되는 것 같애 ]

[ 맨날, 힌국반찬 하나씩 식탁에 무조건 

올리면 안 될까? ]

[ 식탁에 올려도 보는채 마는 채, 한번을 

안 집어 먹은다니깐,,그게 더 기분 나빠..]

[ 그것도 그렇네..난 전혀 몰랐네..]  

[ 언니, 깨달음씨가 좀 특별한 것 같애.내 주위에 

다른 한일커플들도 음식 때문에 많이 다투더라구.

애들에게 김치 먹인다고 싸우기도 하고,,,,] 

경미씨와 은주씨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고 지금도 스트레스의 일부라는 게

난 솔직히 놀라웠다.

깨달음이 워낙에 한국음식을 좋아해서도

그렇지만, 해외에서 살아가는데 내 나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눈치를 봐야한다는게

 상당한 불편함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현재, 일본 남성과 국제결혼을 하는 상대의 

국적에는 한국, 조선(북한, 재일동포)이 

40%를 넘고 이혼률도 가장 높다.

한일커플의 이혼사유에 음식문화를 극복 못해 

이혼하는 커플은 극히 드물지만 실제로

날 생선(사시미), 위생관념의 차이, 

종교적인 이유로 음식거부와 요리를 못한다는

 이유로 국제커플들 사이에 이혼까지 이른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인간의 본능에 속하는 식생활이 이혼까지 영향을 

미치는데는 상대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먹고 싶은 걸 참아야하는 환경과 싫은 음식을

매일 접해야하는 입장에서 보면 음식문화에서 

오는 정신적인 불편함은 결혼생활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음식문화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이문화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친해지려는 마음가짐을 

갖지 않고서는 좀처럼 다가가기 힘든 게

상대 나라의 문화이기에 서로가 많은 부분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요즘도 한일커플은 점점 늘어 가고 있다.

자라온 나라와 환경, 문화, 집안의 풍습이 다른

남녀가 부부로 만나서 살아가는데

음식문화에서부터 거부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하루, 이틀에 끝나고 누군가 한 쪽이 참아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넘어야할 산이

 너무도 크고 험난해질 것이다.

좋은 상대, 소통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는 상대를 

만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대나라에 대한 

지식과 존중이 기본적으로 잠제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 부부는 각자의 나라가 갖고 있는 어떠한 

문화도 부정하거나 비교하지 말자고

 결혼초에 약속을 했다.

지금까지 큰 트러블 없이 지켜지고 있는 건 

상대방의 나라를 존중해야만이 내 나라와 문화가

존중되어진다는 걸 알기에 서로 노력하고 있다.

살다보면 문화와 관습의 차이 때문에라도

같은 나라 사람끼리도 생각지도 않은 문제들에 

부딪히고 갈등을 빚는다.

어떠한 결혼에든 절실히 필요한 사항

 배려, 이해, 인내인데 국제결혼은 그런 면에서 

배려하고 이해하고 인내해야할 부분이 

두배, 세배로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일커플을 포함한 모든 국제커플이 

서로 예측할 수 있는 트러블을 미리 줄일 수 

있도록 상대의 나라를 존중하며 문화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속 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난 한국음식을 좋아해주는 깨달음에게

많은 감사를 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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