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온 종일, 겨울 바람이 차갑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어깨가 작게만 보인다.
내 이어폰에선 김 범수의 [ 끝사랑 ]이 흘려 나오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씨디를 모두 뒤집어 한국노래만 골라 하루에도 몇번씩 듣고 또 듣고,,,,,
그렇게 듣고 있으면 왠지 마음 한구석이 달래지는 듯 했었다.
그 씨디 속엔 깨달음이 언젠가 인천공항에서 사 온 씨디도 섞여 있었다.
매장 아가씨에게 한국 노래 있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뭐라고 알 수 없는 한국어를 하면서 권해 주더라는 씨디.
한글을 못 읽어서 그냥 주는대로 받아 왔다 온 씨디에는
70,80 인터넷 검색 베스트 인기가요라고 적혀 있었다.
송창식, 이은하, 남궁옥분, 정태춘,,,, 나하고는 좀 연대차이가 있는 가수분들이 많다고
아마도 매장 아가씨가 당신 얼굴을 보고 나이에 맞게 권해 준 것 같다고 그랬더니
자긴 듣기 편하다고 했었다.
내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깨달음 선배분이 노래를 잘 하시는데
내가 드린 씨디에 담겨진 박 강성의 [ 문 밖에 있는 그대 ]를 부른 적이 있었다.
그 날, 그 술집에 근무하는 한국 언니들에게 팁까지 받고,
앵콜곡으로[ 홀로 된다는 것]도 부르자
어느 언니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던 일도 있었다.
깨달음이 한국노래를 처음 들었던 건 [ 부산항에 돌아와요] [ 노란샤츠 입은 사나이]였는데
이 노래 역시도 이 선배가 불러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20년 전에,,,,
지금도 가끔 이 선배와 노래방에 가면 새로 연습한 한국노래를 한 곡씩 꼭 불러 주신다.
나에게 발음이나 음정 평가를 부탁한다면서,,,
그 선배는 젊으셨을 때 음악생활을 하셨고,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하시기에
가사의 의미도 알고 부르시는데 깨달음은 그냥 흉내만 내고 부르다보니
[노란 샤츠 입은 사나이]를 부를 때도 늘 코믹스럽게 이렇게 불렀다.
[ 오쫀지 나눈 조아~오쫀지 나눈 조아~ (어쩐지 나는 좋아)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들었던 그 시절 인기 가수들은
변진섭, 이소라, 이승철, 임창정, 김건모, 전유나
신승훈, 박강정, 강수지,,,등이 내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가수들이였다.
이렇게 한국노래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건 치료 중이였던 지난 6개월간이였다.
그 전에는 일부러 들을려고 하지 않았다. 들으면 왠지모를 눈물이 나서...
아니, 듣고 있으면 모든 것 다 접어 버리고
한국으로 되돌아 가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할 것 같아서
한국 노래 듣기를 금기시 해 왔었다.
하지만, 아프면서 내가 위로받고 기댈 수 있는 것들을 찾다보니
자연히 내 나라에 관한 것들이였고, 내 마음을 달래주는 것도 한국 노래였다.
지금 내 이어폰에서 이소라의 [제발]이라는 노래가 김범수 버젼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내가 일본으로 유학오기 2, 3년전에 많이 들었던 노래...
최근에 무료로 다운 받은 노래들,,,
그 선배는 늘 입버릇처럼 한국노래에 대해 이렇게 말씀 하셨다.
K 팝에는 한국인의 [한]이 녹아 들어가 있어서
가수들의 음색도, 멜로디도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고
특히, 가수들의 목소리에 슬픔이 베어 있어 듣고 있으면 절로 눈물이 나온다고
그게 한국노래가 갖고 있는 특징이며 매력이라고,,,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 드는 건 정말 그런 이유에서일까,,,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파와도, 이제부터 난 계속해서 한국노래를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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