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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인간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

by 일본의 케이 2014.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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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초인종 소리와 함께 큰 박스 두개를 건네 주시는 우체부 아저씨.

 두 박스 모두 한국에서 온 것으로 하나는 언니가 주문해 준 깡통김.

또 한 박스는 깨달음에게 온 소포,,,

당신에게 온 거라고 열어 보라고 그랬더니 처제가 보낸 거냐고 서둘러

상자를 열길래 아니라고 당신 팬이 보낸 거라고 그랬더니

[ 블로그?]라고 해맑은 얼굴로 날 쳐다본다.

  한국 부동산 관계로 내가 신세졌던 이웃님이 보낸 소포였다.


 

박스를 열자마자 번개와 같은 속도로 박스 안을 탐색하는 깨달음.

자기가 좋아한 과자가 입빠이 들었다면서

이것도 먹어 봤고, 이것도 먹어 봤고,, 하면서 하나씩 꺼내 

자기 무릎에 과자를 올리기 시작했다.

내년 2월 한국 갈 때 (아버지 추도식)까지는 먹을 수 있겠다고

너무 많이 보내 주신 것 같다면서 보내신 분의 신상을 물었다.

[ .......................... ]


 

내 얘기를 들으며 빅파이 딸기쨈을 보더니

자기가 안 먹어 본 과자다면서 바로 하나 뜯어 한 입 넣는다.

딸기 맛이 나는데 촉촉함이 별로 없다면서 나보고 먹어 봤냐고 묻길래

안 먹어 봐서 모르겠다고 그러자 자기가 한 입 먹고 남은 반쪽을 내 입에 넣어준다.

어릴적 먹었던 빅파이 맛이 그대로인데 

 딸기쨈이 발라진 것 빼놓고는 그렇게 다른 것 같지 않다고 그랬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또 하나를 먹으면서  

이 이웃님에겐 크리스마스 카드랑 다른 선물도 함께 보내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 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길 해보란다.

[ ..........................]

 

내가 알고 있는 그 분의 정보를 얘기해 주고

그 이웃님의 블로그를 보여줬더니 조용히 내 노트북을 빤히 쳐다봤었다.

난 안방으로 들어가 내일 출근준비를 하고 나왔더니 

 내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과자들,,,,

왜 과자를 주냐고 당신 다 먹으라고 난 괜찮다고 그랬더니

 블로그 이웃님이 보내 주신거니까 당연히 나눠 먹어야하지 않겠냐고

그리고 자기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

받아서 기분도 좋고 많이 감사한데 다음부터는 보내지 마시라고 하란다.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 그런데 이번에는 거부를 못했다고 속사정을 얘기했다. 

실은, 이번 여름에도 뭘 보내고 싶다고 그러셨는데 내가 거부?를 했었는데

 이번에 내가 엽서를 보내드린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소포를 부치셔서 사양할 틈도 없었다고,,,말해 줬더니

그러냐고 그러면 다음에 한국에 가서 차 한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단다.

같은 건축계열의 일을 하시는 것 같으니 대화가 통할 것 같다고,,,

 

가끔 이웃님들과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을 때가 있다.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늘 도와주시고 협조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깨달음이 좋아하는 한국과자를 보내주시겠다는 분들이 솔직히 많이 계신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주소를 적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

편지, 엽서 그 외의 것들은 특히 외국일 경우 주소기입이 의무화 되어있다 보니 적어야만 했다.

주는 마음, 받는 마음,,,,,모두 감사하다.

[ 마음 가는 곳에 물질이 간다]라는 말이 있긴 있지만

이렇게 우리부부를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드리고 있으니

앞으로는 마음만 받자고 다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깨달음은 솔직히 직접 만나 뵙고 술 한 잔하고 그런 게 좋단다.

그래야만이 정이 더 들고, 그 사람의 마음을 피부로 느낄수 있으며

 만나다 보면 옛친구처럼 마음 편한 그런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단다.

사람 냄새나는 시간들이 인간관계에서는 제일 중요하다고 그게 친구를 사귀는 맛이란다.

직접 만나 부딪히고, 화내고, 웃고, 울고, 떠들고,,, 그런 시간을 공유하는 게 

친구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단다. 특히 한국인은 더 더욱,,,

맞는 말이다.

 직접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게 사람 냄새 나는 게 분명하다. 

깨달음을 위해서라도 정말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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