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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이 한국 장모님께 보내달라고 한 것

by 일본의 케이 2018. 9. 4.

퇴근한 깨달음 손에 백화점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뭐냐고 묻기도전에 얼른 내게 보여주면서

북해도 이벤트에 잠깐 들러 장모님이

좋아하는 박하사탕을 샀다고 한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지난달에 보내드렸으니

11월달에 한국 갈 때 가져가겠다고 했더니

내일 당장 오징어랑 함께 보내드리란다.

[ 왜? 지난달에 보내드렸다니깐 ]

[ 그래도 또 보내드려~~]  

저녁식사를 마치고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깨달음이 장모님께 전화를 걸어달라고 했다.

 [ 왜 그래? ]

[ 아니...그냥,,,안부인사 드릴려고..]


[ 엄마,,나야,, 잘계시죠

한국도 이제 많이 선선해졌어요?  ]

[ 오냐,,,여기도 많이 선선해졌다. 

거기는 아직도 덥냐? ]

[ 아니..여기도 아침저녁은 선선해요,

별일 없으시죠? ]

[ 응, 여기는 걱정할 것이 없다. 깨서방은? ]

[ 응,,깨서방이 엄마한테 안부인사 하고 싶다고

 해서 전화 한거야~ ]

[ 오메...이 늙은이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깨서방 뿐이네~~]

 전화기를 스피커폰으로 하고 깨달음에게 건넸다.

[ 오모니~~깨서방입니다. 뭐 하세요? 

많이 더워요? ]

[ 아니여~여기는 하나도 안 덥네~ ]

[ 네... 오모니,,보고 싶어요~ ]

[ 긍께..지난번 제주도에서 만났어야헌디

내가 중국 놀러가니라고 못 만나부렀네..

우리가 언제 만났는가 기억이 안 나네..

아,,, 아버지 기일날, 2월달에 봤응께,,

6개월이 지나부렀네,,그 때 제주도에

 내가 갔어야했는디...서운하네...]

엄마 말이 길어서 전혀 못 알아 듣는 깨달음이

이대목에서 내 눈치를 살피더니 얼른

 전화기를 나한테 밀었다.

[ 엄마,,,깨서방이 찬바람 부른데 엄마 혼자 

또 외롭지 않으실까하고 걱정된다고 하네..

그리고 또 박하사탕 샀다고 보내라고 난리야 ]

[ 오메..지난달에 겁나게 보냈는디 뭐덜라고

또 보내야~, 11월에 올 때 가져오니라,

글고,인자 외롭고 그러지도 않응께 걱정말아라.

살믄 얼마나 살것냐,,이렇게 살다가 죽것지...

그래도 깨서방이 그런말도 해주고 그런께

고마워 죽것다~나 같은 것을 깨서방이

꼭 챙겨준께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하고 그런다 ]

엄마는 외롭지 않다고 하셨지만 아빠를 보내고

홀로 지낸 5년이 여전히 쓸쓸하신 듯했다.

엄마와 이런저런 얘길 나누고 있는데

내 옆으로 바짝 다가온 깨달음이 

귀에 대고 뭐라고 했다.

[ 뭐? ]

[ 패,,패..]

[ 패? ]

[ 패쥬스~~~]

[ 배쥬스,,아,,,배즙? ]

[ 응,,패줍 ]

배즙이라는 말에 갑자기 깨달음이 엄마에게

전화한 이유를 난 확실히 알아차렸다.


[ 엄마,,,깨서방이 배즙 해달라네...]

[ 그렇지 않아도 찬바람 분께 할라고 그랬다.

내가 배랑 도라지랑 넣어서 진하게 만들어

보낼랑께 쬠만 기다리고 그래라잉~ 

해서 바로 보낼랑께 ]

[ 아니.. 엄마 보내지 말고 11월에 우리가 가서

가져올게요. 무겁고 그러니까 그냥 두세요 ]

[ 아니여, 깨서방이 기다린께 보내줄란다,

도라지 넣은 놈을 마시믄 기침이 많이 좋아져야,

그런 것은 계속해서 먹어야 낫는 것이여~]

엄마는 깨서방이 늘 잔기침을 하는 걸 

안타까워하셨고 한국에 갈 때마다 잊지 않고

배즙을 준비해 일본에 보내주셨다.



통화를 끝내고 내가 깨달음을 빤히

쳐다봤더니 지난주에 배즙이 다 떨어져서

 장모님께 말씀 드린거라고 한다.

[ 그냥 코리아타운에 가면 판매하니까

이제부터 주문해서 먹으면 되잖아,,

 엄마가 또 시장가서 무거운 배 사고, 

도라지 사서 밤새 그걸 다 까고 씻고 해서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배즙을 내실건데 

그런 수고를 덜어드리는게 효도라고

생각 안 해? 당신은?  ]

[ 그러긴 한데...어머님이 해주는 게 

최고의 보약이잖아,,판매하는 것보다... 

지금 마시고 있는 홍삼정도 처음 보는 거였어..

 이건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친구들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당신도 알잖아,

매달  한병씩 달라고 난리야~ ]

한국에 다녀올 때 깨달음 친구들에게 홍삼정을

선물로 드렸는데 정말 너무도 좋아하셨고

몸에 맞다고 매달 구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친구들이 많았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그러긴 한데..엄마가 고생하잖아,,]

[ 어머님이 나를 아들처럼 생각하셔서 해주신다고

그랬잖아,,나 기침한다고 도라지도 넣고,

난 어머님이 직접 해주신 배즙을 먹어야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 기분탓이야, 판매하는 것도 좋아, 

당신 마음은 아는데 엄마가 고생하시잖아 ]

친정엄마가 고생한다는 내 말에 깨달음이

서운했는지 쳐진 눈을 더 불쌍하게 뜨고는

자신의 어릴적 얘길 했다.

[ 난,,솔직히.. 당신이랑 결혼해서 배즙도

마셔보고 그러는 거야,,일본은 한약, 

건강음료 같은 걸 거의 마시지 않아,

나 어렸을 때 우리 엄마가 장모님처럼 그렇게 

 건강을 생각해 뭔가를 해주고 그러지 않았어.

그런데 장모님이 매해 해주시니까 참 좋았어..

단순한 배즙이 아닌 장모님이 사위를 위해

만들어주신 사랑이잖아,,그니까 그 사랑을

받고 싶단 말이야,..,]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일본인 부모는 자식을 위해 한국 엄마처럼 

한약을 해서 먹이거나 영양제나 보양음료를

 챙기는 게 거의 없다는 걸 나도  알기에 

 깨달음이 배즙에 대한 집착이 생기고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는 하지만

친정엄마가 밤새 혼자서 도라지를 까서 

수고하실 것을 생각하면 복잡한 심경이다. 

[ 처제는 오미자즙도 보내주고 그러잖아,,,

나는 결혼전에 그런 걸 보지도 못했고 

어떤 건지도 몰랐는데 챙겨 먹어보니까 진짜

 몸에 좋은 것 같아, 그건 정성과 사랑이 담겨서

그런거잖아, 한국 장모님만이 해줄 수있는 건데

 왜 사서 먹으라고 그래,, 당신은? ]

[ ............................. ]

약간의 애정결핍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지만

한국 장모님에게만 받을 수 있는 사랑이라는

말에 더이상 말을 더하지 않았다.

 깨달음 마음이 슬퍼질 것 같아서.

어쩌면 배즙도 배즙이지만 시어머니에게

받지 못해봤던 새로운 감각의 장모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올해도 깨달음은 사랑이 가득 담긴 

한국 장모님표 도라지배즙을 

마시며 행복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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