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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시부모님에게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20. 3. 21.

깨달음은 아침일찍 혼자서 출장을 떠났다.

이곳은 오늘이 춘분의 날로 공휴일이다.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나도 함께 깨달음과

동행해서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도 요양원측에서

면회사절을 원했고 그래서 나는 가지 않고

깨달음만 나고야 현장에 검열이 

있어 가야한다고 했다. 

코로나가 발생하면서부터 우린 시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많이 기다리실 아버님을 생각해 

 면회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기 위해  전화를 드렸다.


[ 아버님,어떡해요,이번에도 면회가 안된다네요 ]

[ 그래...어쩔 수 없지..]

답답하시죠?,, ]

[ 아니,,우린 그냥 이 안에만 있으니까

답답한지도 모르고 있단다 ]

아버님은 뉴스를 통해서 봤다며 여기저기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이

안 됐다고 나보고 한국에도 

못 가지 않냐고 물으셨다.

[ 네..당분간은 못 갈 것 같아요 ]

[ 그래,,속상하게 생각치 말고 조심하거라 ]

[ 네,,아버님, 어머님은 어떠세요? ]

어머님 얘기를 묻자 좀 얼버무리시며

그냥 다 잘 있다고 하셨다.


깨달음에게는 늘 전화하셔서 어머님 때문에

힘들어서 스트레스가 쌓인다 하셨다는데

 내겐 괜찮다고만 하신다.

나는 아버님께 두분께서 좋아하는 과자와

과일을 보내드리겠다고 그리고 면회가

풀리면 바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오전 12시쯤 깨달음에게서 일이 끝났다고

 신칸센 시간을 알려주면서 식사를

 밖에서 하자고 했다. 약속장소에

좀 일찍 나가 아쿠아센터에서

체리새우와 먹이를 좀 사고 먼저

 레스토랑에서 기다렸다. 


[ 깨달음,외식 안하기로 했잖아,코로나 때문에..]

[ 너무 많이 참으면 스트레스잖아,

오늘은 술 한잔하고 싶어서..] 

술한잔 하고 싶다는 말에 많은 뜻이 담긴 듯해서

기분좋게 건배를 했다.

신칸센을 타기 전에 아버님께 전화드렸다며

많이 기다리셨다고 했단다.

[ 나도 통화했어..오전에,,나한테는

별 말씀 없으셨는데 당신에겐

불편한 거 말씀 하셨어? ]

[ 아니, 불편한 건 없는데 면회가 안 되니까

동생도 못 보고 우리도 못 가니까

서운하신 듯 했어 ]


우린 음식들을 먹으며 조용히 술을 마셨다. 

[ 엄마가 자꾸 밥을 안 먹었다고 하나 봐, 

막 식사 끝내고 식당에서 방으로 올라왔으면서

밥 먹으러 언제 가냐고 묻고 그런대 ]

[ 그래... 아버님이 힘드시겠다.. ]

[ 응,,]

[ 근데 방도 따로 사용하고 식사 시간때만

잠깐 보시는데도 힘드시대 ? ]

[ 응, 아버지는 엄마가 치매라는 게 싫고

인정하고 싶지 않으신가 봐, 그러니까 

이상한 소리하는 걸 엄청 싫어하시지..요즘은 

엄마가 갑자기 아버지 방에 와서는 

엉뚱한 소릴 하곤 가신대 ]


깨달음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드리는 게

최고의 효도라 생각하냐고 물었다.

[ 얼굴 보여드리는 거 밖에 뭐가 있겠어..]

[ 그렇지..나도 그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하필 코로나19 때문에 갈 수가 없으니..]

우린 찾아가 뵙고 전화를 드리는 것 외에

부모님이 좋아하실 일이 뭔지 생각나는대로

얘기해보기로 했다.

용돈은, 더 드려도 요양원안에서만 계시니

쓸 일이 없다고 남아서 필요없다 하시고,,

좋아하시는 과자나 간식거리는 한달에

두번씩 보내드리고 있고,.


여행을 모시고 가고 싶어도 두분 모두

거동이 편하지 않아 힘들어 하시고,,

언젠가 집근처 온천을 한번 모시고 간 뒤로

힘들다고 두번 다시 안 나가겠다고 하셨다.

자식들 생각해서 모두 괜찮다, 안 한다하셨는지

그 속내는 알 수 없지만 두 분 모두 휠체어를 타기

시작하시면서 많은 걸 포기하고

 마음을 비우셨다고 했다.  

[ 깨달음,,오늘 못 가서 속상했어? ]

[ 아니..그냥 짠한 생각이 들어서..

요양원이 어찌보면 감옥같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어..]

지금껏 요양원에 계셔서 참 다행이라고

안심했던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양원 외에 모실 곳도,

그렇다고 우리가 모실 수도 없기에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단다. 

우린 과연 연로하신 부모님께 어떻게 해드려야

진정한 효도일까 생각들만 가득 담아둔채

술잔을 비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코로나 19가 잠잠해지고 면회가 허락되면

서둘러 찾아가야 될 것 같다.

그 때까지 건강하셔야될텐데..

멀리 있는 자식들은 그저 기도만 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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