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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이젠 시댁 일은 남편에게 맡기기로 했다

by 일본의 케이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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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시댁으로 향했다.

6시 40분에 집을 나서 아침으로 규동을 먹고

신칸센을 탄 시각은 7시30분이였다.

한시간쯤 달려 후지산이 정상까지 보일 때면

습관처럼 사진을 첨부해서 보내는 깨달음에게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시부모님이 요양원에 들어가던 3년전, 모든 

재산을 서방님께 맡겼는데 뭔일인지 그 돈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어져버리고, 장남인 깨달음에게

돈을 요구해 왔다. 매달 요양원비는 연금으로도

해결됐는데 적금이며 예금은 도대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통장 거래내역및 지금까지 시부모님 앞으로 

빠져나간 출금액을 산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해가 되지 않은 지출이 많아 깨달음이 

겸사겸사 확인차 시골에 내려가게 되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08

(돈 앞에서는 일본인도 다 똑같다)

[ 동생이 어제 다시 100만엔(한화 약천만원)

 돌려준다고 연락왔어 ]

[ 돈 없다고 해서 준 거 아니였어? ]

[ 근데,,아버지 통장 다시 보니까 돈이 

남아 있더래 ]

[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

[ 나도 많이 의심스러워,,돈관리를

 어찌했는지,,입출금을 너무 많이해서

어디에 썼는지 동생도 잘 모르더라구 ]

[ .................................. ]

 

 요양원에는 들릴 거냐고 물었을 때

코로나로 면회를 허가해주지 않겠지만

물건이라도 건네주러 잠깐 들릴 예정이고

시댁 안 방에 모신 불단의 조상님 영혼을

 밖으로 모시는 작업을 하기 위해 스님이 

집으로 오시기로 했단다. 또 오후에는

부동산 직원과 철거작업을 할 사람들과

견적서를 뽑아야해서 미팅이 있다고 했다. 

12시쯤 되어서 아버님 사진을 보내왔다.

면회가 되지 않으니 창문을 통해 얼굴만 

볼 수있었다며 건강하시다고 했다.

 

2시쯤 지나 전화를 했더니 목소리에 힘이 없다.

[ 점심 뭐 먹었어? ]

[ 우동,,...]

[ 아버님은 건강해 보이는데 어머님은? ]

[ 주무시고 계셨대. 원래 면회 안 되는데 잠깐 

얼굴만 보여준 거였어 ]

[ 스님은 왔다 가셨어? ]

[ 응,,아까 끝났어.]

지금은 철거업자가 집 안밖을 둘러보고 있는데

 해체비용이 의외로 비싸서 따져 물었더니 도시와

 달리 시골이 철거비용이 비싼 이유를 

부동산 업자가 설명해줬다고 했다.

 

그리고 집 안쪽 사진을 몇 장 보내온 후 

나고야역에 도착했을 때 다시 연락이 왔다.

저녁은 돈까스를 먹으려다 간단히 신칸센 안에서

캔맥주 한 잔 한다며 9시전에는 

집에 도착할 거라했다.

 

 

그렇게 집에 돌어온 깨달음이 현관에 서서

 손가락으로 자기 이마를 갖다대며 

[ 아파요,,아파요,,]라고 했다.

[ 뭐야? 왜 그래? ]

시댁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다 넘어져 피를

 꽤나 쏟았다며 꿰매지 않아도 되겠냐고 했다.

[ 뭔 일이야? 언제 그랬어? ]

[ 미에(三重)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다 

턱에 걸려서 앞으로 꼬꾸라졌어, 처음에 

주먹만큼 부풀어 올랐는데 지금은 붓기가

 많이 가라앉았네...]

[ 그럼, 그 때 바로 병원을 갔어야지..]

[ 병원 갈 시간도 없었고,,무릎도 까졌어.

안경도 깨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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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내가 못살아..,몇 살인데..

이렇게 넘어져..,,큰 일 날 뻔했네..]

[ 머리와 다리가 동시에 바닥에 부딪히면서

정신이 멍하더라구 ..버스에서 2시간 앉아

 있었더니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거 발라줘. 한국에서 가져 온 거.... ]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있는 후시0을 꺼내

발라주면서 그래도 꿰맬만큼의 상처가 크지 않고 

부러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더니 부러진 안경을 

만지작 거리며 당신이 사 준 안경인데

 부러져서 못쓰게 됐다고 아깝단다.

[ 당신이 사 준 이 안경 아니였으면 더 크게 

상처가 났을지 몰라..]

[ 그랬다면 다행이고,,당신도 고생이 많다..

이래저래..아들노릇, 장남노릇 하느라..]

[ 뭐가? ]

[ 그냥,,,당신이 왠지 짠하게 느껴져서 ]

 

오늘 시댁을 가게 된 것은 어찌보면 

내가 서방님으로부터 온 통장과 세금명세서,

 지출내역을 보고 깨달음에게 모든 걸 동생에게 

맡기지 말고 당신이 이젠 직접 움직이라고,

 지금과 똑같은 태도를 보이면 문제 해결은

 진전이 없을 것이며,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당신에게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고 했었다.

깨달음은 시부모님의 재산이 모두 동생에게

주려고 생각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물어보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어차피

 동생 돈이 될거니까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동안은

잘 관리할 거라 믿었는데 이렇게 예상밖의 

상황이 벌어질 줄 한번도 생각치 못해서

자기도 많이 당황스럽단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 남은 돈을 쓰면

될 것을 도대체 어디에 써 버렸는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작년, 재작년, 두 해에 걸쳐 

딸들 결혼을 시키느라 돈이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할 뿐이란다.

 

피곤할 테니 어서 들어가 쉬라고 방으로깨달음을 

보내놓고나니 오만가지 생각들이 든다.

오늘 깨달음이 시댁에 가게 된 것은

내가 직접 움직이라고 했던 한마디가 크게

 작용했었다. 이렇게 다치고 돌아오니 

큰 상처는 아니지만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https://keijapan.tistory.com/1408

(돈 앞에서는 일본인도 다 똑같다)

서방님이 시부모님 돈을 다 탕진해버려서시부모님

부양을 위한 경제적 책임을 100%로 

깨달음이 도맡아야 한다해도 그냥 그러러니

했어야 했을까,, 굳이 그 재산들이 어디로갔는지

알려고 하지 말고 그냥 우리가 

감당하자고 했어야 좋았을까...

지난번 이 일이 터지던 날

, 돈의 행방찾기를

머뭇거리고 망설이길래 당신이 하지 않으며

내가 하겠다고 했더니 깨달음이

동생과 둘이서 해결하게 해달라고 했었다.

이제부터 모든 시댁일은 남편에게 

맡겨야겠다. 깨달음의 몸과 마음이

편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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