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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해외에서 한식이 자주 올라오는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2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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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 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깨달음은 두 번으로 출근 횟수를 줄였지만

오늘은 거래처에서 미팅에 참석하길

원해 집을 나서는데 발걸음이

무겁다며 현관 앞에서 머뭇거렸다.

이젠 코로나 시대가 1년을 채웠다.

벌써 1년, 많은 것들이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렸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 삼시세끼를 집에서 챙겨 먹어야 하는

상황이 1년째 계속되고 있다.

끼니를 아주 중요시하는 깨달음 덕분에

열심히 만들고 있지만 날마다 뭐가 좋을지 몰라

학교급식 메뉴판을 들여다볼 때도 있고

다른 이웃님들은 어떻게 세끼를 챙기시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끼니때가 되어

차리다 보면 늘 그것이 그것이고

반찬도 특별함이 없다.

여전히 아침은 누룽지와 구운 생선, 그리고

밑반찬들로 준비하는데 난 요즘 지겨워졌다.

지금까지는 나름 메뉴들을 머릿속에 정해놓고

만들곤 했는데 이젠 그런 룰도 없이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차리고 있다.

그릇을 새로 사서 분위기를 바꿔 변화를

주기도 하는데 늘 2% 부족함을 느낀다.

[ 깨달음, 정말 세끼 챙기는 게 지겨워졌어 ]

[ 그럼 도시락 사 먹을까? ]

[ 싫어...]

[ 그럼, 배달시키거나 테이크 아웃할까? ]

[ 아니..배달도,,테이크 아웃도 항상

같은 곳에서 해서인지 질리고,,,..]

[ 나도 그래..같은 메뉴여서 질리긴 해..]

[ 밥도, 누룽지도, 빵도 싫어지려고 해..  ]

[ 나는 집에서 당신이 채려 주는 건

아무 거나 다 맛있고 좋은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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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있는 재료에 맞춰 만들다 보면

반복되는 요리를 내 놓기도 하는데 고맙게도

깨달음은 매 끼니마다 아주 맛있게

행복해하며 먹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점점 한식을 위주로

차리고 있는데도 전혀 싫은 내색 없이

 잘 먹어준다.

[ 누룽지가 너무 좋아졌어, 당신이랑

한국 가면 고깃집에서 꼭 당신이 누룽지

주문해서 먹었잖아,, 난 그때마다 왜 저걸 

시켜 먹나 했어.. 불판에 볶음밥이 

훨씬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집에서 이렇게 먹어보니까 김치에도 

잘 어울리고, 젓갈이랑 김에도 그만이야 ]

 
 

삼시세끼..그래서 열심히 차린다

지난 연휴기간에도 우린 외식을 하지 않고 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했다. 연휴때도 그렇지만 주말에도  늘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는 우리는 식사시간도 별 차이가 없다. 침대에서 늦게까지 뒹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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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한식이 자주 나오는데 괜찮아? ]

[ 나는 한식 좋아하잖아, 매일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어 ]

나름 깨달음 생각해 점심은 빵이나 샌드위치를

내기도 하고  낫토나 생선 초절임을

준비하고는 있는데 솔직히 요리의

대부분은 한국음식이 차지하고 있다. 

누룽지도 혹시 물릴 것 같아 이틀에 한 번씩 내고

태어나 처음으로 찰밥을 했었고

현미밥으로 건강식단을 흉내 내 보기도 

하는데 왠지모르게 공허로웠다.

[ 엊그제 청국장 해줬잖아, 그 청국장

처제가 보내준 거지? ]

[ 응 ]

[ 당신이 너무 먹고 싶어 했잖아 ]

[ 응, 정말 좋았어. 한국 맛이 나서..]

[ 나도 오랜만에 먹으니까 정말 좋았어 ]

청국장을 끓여 둘이서 한국에서

먹은 것과 맛이 똑같다며 

정신없이 국물을 떠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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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남편이 기분 좋아진 식단

이곳은 지금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 감염자수로 의료 체계의 붕괴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어제는 2,500명대에 이르렀고 누적 확진자는 14만3천여명이 되었다. 오늘 도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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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삼겹살을 하려고 했는데 삼겹살보다

보쌈이 많이 먹을 수 있다며 보쌈을

해달라고 했다.

[ 보쌈이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찔 것 같아,

몸에도 좋고, 마늘이 면역력에 좋잖아 ]

[ 깨달음,, 그러고 보면 우리 너무

잘해 먹고사는 것 같지 않아?]

[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행복해 ]

[ 당신이 내 상차림에  행복하다고

하니까 많이 고마운데 나는

왜 알 수 없는 갈증이 느껴질까? ]

지금처럼 코로나로 한국을 오 갈 수 없게

돼서  이렇다는 걸 우린 잘 알고 있다.

이곳에서 20년도 살았는데 그깟 1년쯤 한국에

못 간 게 무슨 대수가 하겠지만

안 가는 것과 못 가는 것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전혀 달랐다. 아마도

삼시세끼 메뉴에 한식이 늘어가는 것도

 허기진 그리움을 채우기 위함일 것이다. 

마치 한국처럼 떡국, 수제비, 파전, 김밥, 잡채,

청국장, 김치찌개, 보쌈을 아무리 열심히 

해서 먹어도 이 허허로움은 가시지 않지만

그래도 해외 거주자에게 한식은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내 몸과 마음이

재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기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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