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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외여행

깨서방 같은 사장님은 그리 많지 않을 거야

by 일본의 케이 2018.06.03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

모든 직원들이 하룻밤 묵고 싶다고 했던

마리나 베이센즈 호텔에 일찍 가방을

맡긴 우리 일행은 짧은 미팅을 마치고

  저녁까지 자유시간을 가졌다. 

우린 전날과 같은 고문 멤버들과

 택시로 이동을 했다.


먼저 간 곳은 웨딩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페이버 공원으로 아침 일찍부터 

조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푸른 숲길을 따라 걸으니 공기도 맑고

정신도 맑아져 우리는 잠시 사색에 잠겼다.

 무성한 초록이 피로를 풀어주는 듯

비가 와서 촉촉히 젖은 나무 다리가 

청명한 하늘과 잘 어울렸다.

 구름다리처럼 생긴 헨더슨 웨이브 다리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다리 중의 하나로 

아름답기도 하고 인근 공원들 산책 코스와

정상에 오르면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로 내려갈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3명은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으며

전문가로서의 애리한 분석을 했다.

난 몸에 좋은 공기를 가뜩 담아가고 싶어

숲향기를 반복해서 깊숙히 들이마셨다.

 건축사들의 조사,분석이 끝나고 우린 

플라이어를 타기 이해 다시 택시로 이동을 했다.

 모두들 이틀동안 매일 3만보 이상을 걸어서인지 

피곤한 탓에 이 날은 좀 편하게 움직이자고

의견을 모았다.

어린애처럼 무슨 관람차를 타냐고 선배가 그러자

 미리 공부를 해 오신 분이 제일 높은 곳에서 

한 눈에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며 꼭 타겠다고 하셨다.

싱가포르의 플라이어는 42층 높이로 세계에서

가장 큰 대형관람차이다. 맑은 날에는

싱가포르 전역을 넘어 말레시아와 인도네시아까지

보인다. 탑승인원은 30명정도이며

 기본요금의 두배정도를 지불하면

관람차 안에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고 한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팀별로 들어갈 수 있어

우리뿐인 캡슐 안에서 아저씨들은 

요리저리 왔다갔다하며 건물들이 보일 때마다

 평론을 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약속한

 레스토랑으로 옮겨 맥주로 건배를 한 다음 

각자, 3일동안 어디를 다녀왔고

최고로 뽑는 건물은 어디인지, 

어떤 면이 좋았는지, 뭘 느꼈는지

프레젠은 아니지만 프리토킹의 시간이 주어졌다.

다들, 시간을 달랐지만 보고 싶어했던 건축물들을

거의 둘러봤고, 자기가 가장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건물들에 대해 약간의 

분석시간도 가졌다.

메인 요리인 칠리크랩이 나왔을 때

 다들 함성이 터졌고 통 큰 깨달음이

제일 큰 사이즈로 주문을 한 덕분에

다들, 집게발을 먹는데 웃음이 끝이질 않았다.

 싱가포르에 거주하셨던 깨달음 거래쳐분이 

추천해주신 가게인만큼 맛은 확실했다. 


그렇게 직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우린 바로 호텔 수영장으로 향했다.

이곳의 숙박비가 턱없이 비싼 이유가 좀처럼 

이해가 안 된다며 투덜거렸던 깨달음이 

수영장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팽겨쳐두고 

물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수영을 하다가 자기를 찍어달라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 안 추워? 당신 지금 떨고 있어..]

[ 그래도 재밌어..좀 더 놀 거야, 

당신은 안 들어 와?]

[ 응, 싫어..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 왜 비싼지 알 것 같애..시설도 시설이지만,

뷰 값인 것 같애..그리고 이 분위기,쥑인다.

역시 돈 값을 하는 것 같애.

우리도 술 한 잔 할까? 분위기가 좋은데..]

[ 응,, ]

주문을 하고 깨달음은 또 쏜살같이 물 속에

들어가 수영선수 흉내를 내기도 하고

물개처럼 엉덩이를 흔들거리며 까불가다

또 혼자서 사진을 찍었다.



스탭이 가져다 준 음료는 모히토라는 칵테일이였다.

[ 당신, 이거 알고 시킨 거야? ]

[ 응,분위기 있는 거 마셔야 할 것 같아서

시켰지. 왜 마음에 안 들어? ]

[ 아니,나 처음 먹어 봐서,모히토는 몰디브에서

마셔야될 것 같았는데...

여기서 마시게 될 줄은 몰랐네..]

[ 왜 몰디브에서 마셔야 돼? ]

이병헌 영화 얘기를 해줬더니 자기가 이병헌처럼

보이지 않냐며 건방진 폼을 잡았다. 


[ 아무튼 고마워.몰디브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호텔에서

 모히토를 마시니까 기분이 좋아지네..

비록 회사 사원여행이지만 고마워,,]

[ 그래? 다음에는 우리들끼리 다시 와서 제대로 

이 호텔을 즐겨볼까? 아니다, 다음에는

 정말 몰디브에 가서 마셔야 될 것 같애.. ]

[ 진짜? ]

[ 그니까 당신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도록 노력해야 돼? 알았지?  ]

[ 응,,]

다시 건배를 하고 우린 꽤 늦은 시간까지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빌딩의 불빛과

차가워진 밤공기를 마셨다.  

다음날, 우린 수영장의 아침 모습을

담기 위해 조식을 먹기 전에 다시 찾았다.


[ 여기 조식도 꽤 맛있는데...]

[ 응,,종류가 상당히 많네...]

 [ 근데...다 좋은데..이 건물 조금씩 기운다는 

소문이 무성했잖아,, 진짜 문제가 있긴 있어..

어제 직원들수영장에서 만났잖아,,

그들도 문제점을 다 발견했더라구,,.일본으로

돌아가면 또 프래젠을 할 건데,,,좀 걱정이다..]

 [ 알았어..불안하니까 그 얘긴 그만 해 ]

[ 기울고 있는 게 사실이야,,그래도 한 번

 더 오고 싶지? 당신도?]

[ 응 ]

[ 내년에는 어딜 갈까? ]

[ 나한테 묻지말고 직원들에게 물어 봐야지..

이번에도 직원들이 가고 싶은 곳이였잖아..

건축가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많지 않아?..]

[ 스페인, 프랑스를 가면 좋은데...

경비가 많이 들겠지? ]

[ 그러겠지.....]

아침 뷔페를 넉넉히 먹은 우린 

직원들과 마지막 미팅을 마치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일본으로 돌아왔다. 

깨달음은 이번 여행이 상당히 좋았던 모양이다.

직원들과 같은 걸 보고, 같은 걸 느끼며

함께 공유한 시간이 소중했다고 한다.


[ 역시, 여행은 많은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아,

직원들도 그렇고,,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애,

여행은 설레임과 미지의 세계를 엿보는 

신선함이 있어서 좋아, 내 생각에 여행은 

 즐거움, 만남, 피곤함, 두려움, 신기함, 행복한

감정들이 섞인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는 느낌이야,,

누군가가 인생은 긴 여행이라 했는데

일상에서의 일탈이 주는 신선함은 여행이 주는

참 매력이 아닌 가 싶어. 그렇게 충전해서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으니까,,.]

너무 열심히 자기 기분을 털어놓는 깨달음이

의아해서 내가 물었다.

[ 당신, 이번 싱가포르가 참 좋았나 보네..]

[ 응,,직원들이랑 와서 더 좋았어..]

[ 당신 같은 오너를 둬서 직원들은 좋을 거야,,]

이 말에 깨달음이 많이 쑥스러우면서도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호흡을 멈추고

어디론가 떠나면 그곳에서 만나는 계절,

사람, 풍경들 속에서 새로운 생각들이

다시 태어나는 것 같다.

산과 바다를 향해 각자가 좋아하는 곳으로 떠나

나를 감싸고 있던 삶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와 여유의 시간에 빠질 수 있다.

그 시간이라는 여행 속에서 우리의 가슴과 머릿속은

 소중하고 귀한 추억들로 가득 채워지고

깨달음 말처럼 그 기억들을 떠올리며

또 일상에서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깨달음을 포함한 직원과 관계자 12명은

이번 3박4일의 싱가포르 여행이

각자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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