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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나몰래 남편이 숨기고 있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5.02.28

일본으로 돌아오는 기내안에서 깨달음은 밀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동경에 도착하면 바로 직원들에게 도면을 팩스로 보내야 했기에

 좋아하는 한국영화도 못보고 열심히 도면체크를 했었다.

한국에 있는동안 팩스 보낼 곳을 찾아 봤지만

 우체국에서도 국외로의 팩스는 취급하지 않았고

 공항 라운지에서도 A3사이즈는 보낼 수 없다고 해서

급한대로 사진을 찍어 메일로 첨부를 했었다.


 

빠른 오후편 비행기여서인지 집에 돌아오니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였다.

이른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정리할 것들, 필요한 준비할 것들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려놓고 잠시 쉬고 있는데

깨달음이  한국과자들을 그릇에 옮기기 시작했다.

엄마랑 같이 가서 산 콩엿과 옛날과자,,, 

엿은 적당히 달아 질리지 않고 이빨에 붙지 않아 맛있고

옛날 과자는 먹으면 먹을수록 고소함이 있다며 

까불까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가방에 과자(몽쉘통통)를

 한 박스 넣고 있길래 다른 과자는 어딨냐고

물었더니 못 들은척하고 대답을 피한 채 출근을 했었다.

대답하지 않아도 어디에 감춰두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먼저 책상 밑 서랍들을 열어 봤더니 배즙이 들어가 있었고

깨달음 옷장을 열었더니 걸려 있는 바지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바지를 옆으로 밀춰 봤더니 아니나다를까 깊숙한 곳에 놓여져 있는 과자들..  

 

한국슈퍼에서 한참을 고르고 골랐던 그 과자박스들이다.

심여를 기울려 고른 만큼 소중했는지 아주 꼼꼼히도 숨겨 놓았다.

나에게는 하나 먹어 보라는 소리도 하지 않고

한국과자는 당연히 자기 것이라 생각했는지 통채로 들어가 있었다.

 

 과자들을 꺼내 사진을 찍다가 허망함을 느꼈다.

언제나 이 버릇이 고쳐질련지...

아무리 그래도 아내 몰래 이렇게 숨겨 놓을 정도로 좋을까...

그 심리상태가 참 별스럽다는 생각과 과자에 대한 애착이 무섭게까지 느껴졌다. 

사진을 찍고 다시 그자리에 조심스레 넣어 둔 뒤, 책장에서 심리학 책을 펼쳐보았다.

무언가를 숨긴다는 것은 일단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기 위한 행위라고 나왔는데

내가 먹을까봐 불안한 건지 뭐가 불안해서 옷장 속에 넣었는지...

다른 의견으로는 욕구불만에 의한 만족감을 충족시키고자 할 때 

나오는 심리상태라고 적혀 있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상황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을 때도

감추는 습관이 나온다고 하는데,,, 참,,,쉰살이 훨씬 넘은 아저씨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까지 집착을 보이는지...욕구불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이론적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내용들이 많았다.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에게 굳이 감출 필요가 뭐가 있냐고

그냥 보이는 곳에 두어도 괜찮은데 도대체 무슨 마음에서 감춘 거냐고 물었더니

별다른 의미는 없었지만 그냥 보이는 곳에 두면 내가 먹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춰 두었단다.

[ .......................... ]

아니꼽고 치사해서 내가 하나 좀 먹으면 어떠냐고 그랬더니

먹고 싶으면 당신 몫으로 따로 사와야했었다고

자기 것을 맘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경한 어투로 맞섰다.

나 같으면 아내와 같이 나눠 먹겠다고 곁눈질을 했더니

처음부터 이건 자기가 먹고싶어 고른 것이였고

옛날과자와 콩엿은 어머님이랑 같이 쇼핑할 때,

어머님이 자길 위해  사 준 것이기에

누구와 나눠 먹는 건 사 주신 분에게 실례라고 생각한단다.

[ .......................... ]

이기적이고 유치하게 합리화 시키는 모습에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알았다고 당신 마음을 충분히 알았으니 혼자서 맛있게 잘 먹어라고 그랬더니

좀 미안했는지 초코케익은 먹어도 되는데

어머님이 사 주신 것은 손대지 말아 주란다.

하여튼, 깨달음 머릿속에 한국과자는 특별한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어

보통사람들이 좀처럼 분석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집착모드가 발동하는 것 같다.

엄마가 사 주셔서 더 애착을 갖는 것일까..,,,,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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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해경 2015.02.28 13:07

    깨달음님의 소중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치사하게 먹을거 가지고 욕심 부리는구나가 아니고 한국 과자ㅡ내 사랑하는 부인, 장모님의 나라에서 온 귀한 과자ㅡ이렇게요. 아마도 추억하면서 웃음띤 얼굴로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드실거같아요.
    답글

  • 2015.02.28 20:5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2.28 23:2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시월 2015.02.28 23:50

    하하..깨달음님 재미있는분이셔요. 케이님이 서운하실것도 같구요.
    저도 어렸을때 소풍갈때 가져간 과자들을 거의 먹지않고 되가져왔어요.
    아깝다기보단 뭔가 소중한 기분이 들어 쉽게 개봉할 수 없는 마음이랄까요?
    아까움하고는 달라요.^^
    과자를 못사먹는 형편도 아니었구요.
    소풍가기전날 하나씩 고르면서 즐거웠던 기억때문에 쉽게 흩트릴 수 없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깨달음님도 과자가 아깝다기보단 쌓아놓고 바라보는 기쁨을 방해받고 싶지 않으신건 아닐까싶어요.
    물론 이유야 어떻든 서운하실만 합니다. ^^
    답글

  • 윤정우 2015.03.01 01:45

    좋은시간 보내고 가셨는지 ,,,,, 케이님의 가슴깊은곳에 박혀있는 그 아픔들은 이번 여행으로 많은 치유가 되셨는지 그리고 다시 그곳에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재 충전 하셨는지 ,,,,,, 케이님을 보면 왜 괜시리 가슴이 짠해질까요 ( 제가 바보라 그래요 ) 그래서 케이님에게 하늘에서 수호천살 보낸겁니다 바로 깨달음님이죠 그러니 과잔 뺏지마세요
    그분은 그게 있어야 당신을 지켜줄수 있으니,,,,, 항상 행복하세요
    답글

  • 늙은도령 2015.03.01 08:47 신고

    정말 이것 실화입니까?
    허허...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
    콩 하나라도 나눠먹는 저라서......
    답글

  • 맛돌이 2015.03.01 10:38

    감춰두고 몰래 혼자만 먹으면
    더 맛있나 봅니다.
    ㅎㅎ
    답글

  • SPONCH 2015.03.01 21:26

    귀여우세요. ^^ 제 남편은 어린 두 딸들과 과자를 두고 경쟁한답니다. 이럴 땐 뭐 귀엽지도 않아요... ^^;
    답글

  • 스카이 2015.03.01 21:43

    단순한 과자를 넘어 소중한 추억과 소유 의 기쁨이 아닐런지
    누구나 어릴떄 먹었던 음식의 추억은 각별하잖아요
    또 한편 집착하는 깨달음님 모습이 혹씨 문화적인 차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나 개인의 취향 이라 생각 합니다 아무리 부부라도 같을수 없으니 아.. 저 사람 은 저런 생각을 가졌구나 생각하며
    편하지 안을까요
    답글

  • 민들레 2015.03.01 23:31

    ㅎㅎㅎ
    오늘도 깨달음님께서 웃음 주시네요
    깨달음님의 과자사랑 못 말리는것 같지만
    보기만 해도 배 부르고 흐뭇해서 그러실겁니다.

    답글

  • 채영채하맘S2 2015.03.02 00:39

    케이님도 좋아하는 과자 책상 서랍 깊숙히 감춰두었다가 가족들 몰래 하나씩 꺼내 먹어보시지않으셨는지요? 몰래 먹는 과자의 달콤함이 너무 좋아 아직도 그러시는걱 아닌가싶어요
    답글

  • 덤플링 2015.03.02 14:50 신고

    푸하하... 과자 숨겨놓으신거 넘 귀여우신데요, 신랑분~ㅎㅎㅎ
    답글

  • 2015.03.02 17:2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포도 2015.03.02 17:54

    ㅎㅎㅎ이럴때 가끔씩 아~깨달음이 일본분이구나~라고 느껴요^^근데 그 억지스러움이 밉지가 않고 귀여우시니~ㅎㅎ자꾸 미소짓게 되네요
    답글

  • 위천 2015.03.02 20:38

    케이님의 표현으로 쓰시는 문구들이 정겹게 느껴지네요
    모든 표현에 애정이 있는 것 같아서 좋구요
    서로 더 좋은 것을 챙겨 주는 그런 사랑 많이 하며 지내세요
    답글

  • 더지 2015.03.02 21:47

    댓글도 달지 않고 맨날 훔쳐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남깁니다~ 커스타드는 안에 들어있는 크림 때문에 따뜻한 곳에 두면 쉽사리 상해서 차가운 곳에 보관해 드시길...전에 학생들 간식으로 내놨다가 단체로 식중독에 걸려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과자들 숨기더라도 통풍 잘 되는 곳에 숨기시길 ^^
    답글

  • 데이지 2015.03.03 01:33

    우리가족들은 서로 숨겨서 먹는데.. 내가 훔쳐먹긴 하지만 숨겨둔 곳이 생각나지 않아 못봤냐고 물어보면 난 몰라라한다ㅋㅋ 훔처먹는 그맛 죽임 ㅋㅋ 그래서 내가 둘째낳고 살이 안빠짐ㅋㅋ 우리넷식구 먹는데 목숨건다 남편분 이해가됨ㅋ
    답글

  • 흑표 2015.03.03 11:13

    남자들은 의외로 아이같은 심성을 가지고 있지요^^
    답글

  • 냥미 2015.04.06 23:21

    평소에 많이 못먹는것이면 숨겨놓죠ㅎㅎ 근데 나두 먹을거 옷장속에 엄청많이 숨겨놓고 있는데.. 결혼했어도 뺏어먹으면 싫을듯해요. 먹으려면 내허락맡고먹어!!!!!!!!!내꺼야!!!!!이런기분ㅎㅎ
    답글

  • 시오 2015.04.09 16:19

    남편분 귀여우시네요. 한국산 과자를 엄청 좋아하니 그런거겠죠~ 아뭏튼 사소한 선물이라도 소중히 생각하고 보관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품을 알수 있습니다. 경험상 내가 선물 한거 탁자위에 그대로 몇날며칠이고 있는 모습 보고 다시는 선물 안한 경험이 있습니다. ㅋ~ 다른사람 아닌 가족이...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사람 성향이란거... 돌반지도 굴러다닌다는 사실을....ㅋ~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