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을 맞추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
팔, 어깨,허리둘레까지 꼼꼼히 재보시던 양장사분이
작년과 사이즈가 변함없다고 몸 관리 잘하셨다고 하자
깨달음이 날 향해 그것 보라고 살 찐 거 아니라고 하지 않냐고 의기양양해 했다.
결혼을 하고 4번째 맞는 크리스마스다.
매해 서로에게 필요한 선물을 했었고 올해는 깨달음이 양복이 갖고 싶다고 했었다.
나에게도 뭘 갖고 싶냐고 물었을 때
뭔가 특별히 갖고 싶은 것도,필요한 것도 없다고 그랬더니 없으면 안 사줄거라고 그랬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도착한 소포,,,,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나보고 풀어보라고 했었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고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차분히 설명을 해주었다.
[ 가와이 간유드롭] 이라고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 A와 비타민 D를 보충해주는 눈에 좋은 영양제란다.
애들 먹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어른부터 아이까지 먹는 거라고
비타민 A는 눈 및 피부의 건강 뿐만 아니라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고 면역력을 높여준단다.
그리고 비타민D는 뼈의 주요성분인 칼슘이 체내에 흡수되는데 필요한 요소란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선물인데...영양제를 받으니까 좀 이상하다고 하자
올 크리스마스는 우리 부부에게 여러 의미를 부여한다고 그러면서
뭔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납장으로 향해 갔다.
뭔가를 한 참 뒤적거리더니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장식전구를 둘둘 말더니만 얼른 거실 불을 꺼보란다.
불이 켜지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면서 날 빤히 쳐다보며 자기 얘길 잘 들어보란다.
올 해는 우리 서로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된 한 해였기에
앞으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만을 생각하기로 했단다.
지금 당신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당신에게 필요한 건
[ 건강유지 ]뿐이라고 그래서 약을 선물한 거란다.
[ ........................ ]
알았다고 많이 고맙고 앞으로 나 스스로도 관리를 잘 하겠다고 그랬더니
다음주에는 유산균 농축제도 배달될 거라고 그것도 잘 챙겨 먹으란다.
알았다고 근데 당신도 같이 먹으면 좋지 않겠냐고 하자
자긴 내 주치의가 권해서 만들어 놓은 [인삼즙]을 먹고 싶단다.
그걸 한 잔 하고 나면 몸이 뜨끈거리면서 춥지도 않고
지금까지 자기가 먹어 온 정관장보다 훨씬 효과가 빠른 것 같더라고
그건 당신 약이긴 하지만 자기도 한 잔씩 주라면서 눈을 반달로 뜨고 애교를 떤다.
[ ........................ ]
알겠다고 내일부터 당신도 한 잔씩 같이 마시자고
근데 그건 환자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전혀 문제 없다면서 앞으로는 서로 아프지 말고
즐겁고 재밌는 시간들을 만들어가잔다.
내 [인삼즙]을 노린 듯한 느낌이 좀 들었지만
남편의 마음이 담겨진 참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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