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머니~깨서방 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 오메,,,깨서방인가,,, 나는 식사했어요~~잘 있는가?
여기는 눈이 징하게 왔는디 거긴 아무 지장 없는가 ? ]
[ 네,,,괜찮아요,,,눈 아니에요(눈이 안 왔다는 뜻인듯,,,)
[ 오머니,,일본에 놀러 오세요~]
[ 응,,,알았네, 한 번 가야제,,, 한 번 갈라네...]
[ 오머니,, 감기 조심하세요~]
[ 응, 알았어요,,깨서방도 감기 조심하세요~]
[ 오머니,,, 케이를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오메,,, 뭔 일이다냐,,,, 우리 깨서방이 그런 소릴 다하네,,,
짜잔한 딸을 그렇게 말해준께,,,, 내가 더 고맙끄만,,,,]
잠시 깨달음이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이더니 나에게 불쑥 전화기를 넘겨 준다.
[ ....................... ]
[ 내가 더 고맙네,,,, 케이랑 행복하게 잘 살아줘서 내가 고맙당께~~
그런소리하믄 내가 더 미안한께 그런 소리 하지마소잉~~]
[ 엄마,,나야,,, 깨서방이 나 바꿔줘 버리네,,,말해 놓고 챙피한가봐,,]
[ 응, 너냐? 깨서방, 술 많이 먹었냐? 뭔 일 있는 건 아니지? 왜 갑자기 그런 소릴 한다냐?]
잘 모르겠다고 그냥, 술 한잔하고 엄마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고
깨달음을 쳐다 봤더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 ...................... ]
[ 엄마,,,,, 깨서방 운다, 지금,,, 내가 미치것네~~]
[ 오메,오메,,어찌아쓰끄나,,,뭔일이다냐~~, 깨서방 마음이 징하게 여리당께,,,,,
어찌끄나,,,짠해서~~ 술을 많이 먹었는 갑다... 얼른 달래 줘야 쓰것네~
글고, 깨서방한테 잘 해라잉~,감사하고 살아야 쓴다잉,,, 사는 거 별 거 아닌께,,,
욕심도 부리지말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고다잉~~어찌끄나,,,,
깨서방이 운다긍께 짠해 죽것네,,, ] 엄마의 목소리도 젖여 있었다.
전화를 끓으려고 마지막 인사를 하자, 눈물을 닦고 있던 깨달음이
[ 오머니,,,조심하세요~]라고 전화기 쪽에 대고 목소리를 높였다.
( 내장산에 올라가는 깨서방과 우리 엄마)
지난주부터 하루걸러 송년회가 있던 깨달음은 매번 밤 11시를 넘어서 들어왔었다.
오늘은 송년회가 빨리 끝났다고 9시 넘어 바로 집에 왔다.
약간 술이 취한듯 싶더니만 불연듯 장모님께 전화를 한다고 그랬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그렇게 느닷없이 걸었던 전화,,, 그런 말을 할 거라 나도 생각을 못했다.
전화를 끊었는데도 계속해서 티슈로 눈물을 닦고 콧물을 풀고 있는 깨달음.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했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언젠가 작은형님처럼 감사하다는 말을 한 번쯤 전하고 싶었단다.
우리 작은 형부가 술 한 잔씩 하고 기분이 좋아지면
엄마한테 전화해서 둘째딸 낳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술버릇처럼 얘기를 했었다.
그 얘기가 오늘 문뜩 떠오르더라고 그래서 자기도 한 번 말해보고 싶어
막상 말을 하고 나니까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단다.
[ ............................ ]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지난 10월, 한국에서 어머님을 뵙을 때 늙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처음 결혼 당시에 비하면 움직임도 많이 둔해지셨고,,,
예전에는 연세에 비해 발걸음이 아주 가벼워 늘 우리들 보다 먼저 앞장 서서 가셨는데
지난번 내장산 올라 갈 때 보니까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더라며
올해 연세가 몇이 되시냐고 또 물었다.
내후년이면 엄마 연세가 팔순이 된다.
나도 조금씩은 느꼈다. 올 초 대상포진이 걸리신 뒤로 운동도 뜸하게 하시고
누워계시는 시간이 늘다보니 체중도 늘고 그러니 체력도 조금씩 떨어지신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외로움도 부쩍 타시고,,,, 자식들에게 의지하려 하지 않았던 분이
누군가 옆에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혼자 밥해 먹고, 혼자 테레비 보고, 혼자 운동가고,,,
그런 일상들이 재미가 없다고 흘리듯 말씀하셨다.
그래서 아들을 더 그리워하시고,
서울까지 혼자 올라 가셨던 것이였다.
관련글 http://keijapan.tistory.com/565 ( 한국 엄마들에게 아들이라는 존재)
나이를 먹고,, 늙어가고,,,, 그래서 더 더욱 살아계실 때 잘 해드려야 할텐데...
자주 찾아 뵙고 돌 봐드려야 하는데...,,
멀리 있다는 이유로 내 몫까지 언니, 동생에게 떠 맡기고 있는 나,,
언제까지 [ 엄마를 부탁해]로 살아가야 하는지,,,,,,
아이처럼 잠들어 있는 깨달음 얼굴을 보고 있으니
왜 그런 말을 하고 싶었을까,,,, 또 물어 보고싶다.
우리 엄마를 울린 깨서방의 한마디...
고맙고,,미안하고,,,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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