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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을 잠 못들게 하는 한국 드라마

by 일본의 케이 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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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늘 새로운 상업시설이나 맨션,

빌딩 등이 완공되면 꼭 견학을 간다.

자신의 회사와 관련이 없다하더라도

자신의 일과 밀접해 항상 견학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서도 직원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건축물 찾아 다니며 사진

 찍으러 다녔기에 지금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오픈한 맨션과 

상업시설들을 보러 다녀왔다.

타워맨션과 함께 주변의 시설들이

하나로 조성된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 주상복합 스타일이여서 영화관도 있고

 레스토랑도 많아서 구성이 좋네,

주변에 유치원, 초등학교가 있어서 

30대 40대 부모를 타켓으로 지은 것 같애.

근데..가격이 좀 있네...]

나한테 하는 얘기겠지만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깨달음은 여기저리 둘러 보았다. 

날이 쌀쌀한데도 아이들은 분수에 들어가

악을 쓰면서 도망다녔고 엄마들은 잡고 

꺼내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 안 추울까? ]

[ 저러다 감기 걸릴 걸...]

차분히 벤치에 앉아 도면을 꼼꼼히 살피다가

맨션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반 이상은 

입주를 하지 않은 것 같다며

가격이 30대가 부담하긴 힘든 가격이란다.

[ 외국인 부모들이 꽤 많네.. ]

[ 음,주재원으로 있거나 연봉이 높지 않으면 

매매하긴 벅찬 가격일 거야, 평사원들은...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비싸지도 싸지도 않는 

적정가이긴 한데..입지도 좋고,,

자녀 키우기에는 좋은 환경이고,,

무난해, 그래서 가격도 이렇게 책정했을 거야 ]

말을 아끼는 건지, 더 이상 깊은 얘기를 해도

 내가 공감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지

 자꾸 의문형인 표현들이 많았다.

[ 요즘, 건축업계가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해있어,

 00건설회사는 지금껏 공사비 100억 아니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10억짜리도 괜찮으니 

뭐든지 일을 따오라고 하고 있대]

[ 그 정도구나,,... ]

도쿄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와 관람객,

그리고 밀려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신축호텔이 

작년까지 엄청나게 지어졌는데

 올 해 들어서는 코로나로 인해 취소가

늘어나면서 파산을 한 곳이 꽤 된다며 

찬바람을 맞고 있다고 했다. 일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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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공부?를 끝낸 깨달음은 집에 들어와 

기분전환을 해야한다며 유넥스트를 열어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유튜브나 BS방송에서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로 만족했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자신이 보고 싶을 때,

실컷 드라마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사이트에 가입한 것이다.

역사물, 시대극이 가장 많이 준비된 사이트를

몇군데 비교분석하다가 이곳으로 가입을 했다.  

 

오늘 깨달음이 선택한 영화는 송강호의

[살인의 추억]이였다.

[ 또 보려고? ]

[ 응,, 내가 송강호 제일 좋아하잖아,그래서

 몇번 봐도 안 질려, 연기를 잘하니까 ]

영화가 시작되자 깨달음은 완전 몰입에 들어갔고 

나는 한주간 먹을 반찬거리를 만들었다.

나물이나 볶음을 하면 막 만들었을 때 한입씩

 맛보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깨달음 표정이 송강호만큼 심각해져 있어서

말을 걸기가 그래 그냥 한입 먹기는 

생략하고 냉장고에 넣었다.

 

영화가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 이번에는

[ 무신]이라는 드라마를 틀었다.  

고려사회의 고증과 함께 풀어가는 얘기로

이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바로 보기 시작했는데

하루에 2화씩 보다가 주말이면 4,5화를 쉬지않고

보더니 벌써 50화라고 했다.

[ 그렇게 재밌어? ]

[ 응,역사물은 재밌어. 이건 또 실화를 바탕으로

실존인물 얘기잖아, 주인공인 김준( 김주혁)은 

무신정권의 몰락과 왕권을 회복하는 고려 말

 일대전환기의 주역을 담당했던 인물이야 ]

[ 아,그래. 나보다 우리 나라 역사를 더 잘 아네]

[ 한국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걸쳐서 지금에

왔는지 당신은 안 궁금해? ]

[ 안 궁금하다기 보다는 너무 옛날 얘기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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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신은 강력한 무신 정권이 존재하던 시기의

고려를 배경으로 약 60여년간 황제를 대신해 

통치해오던 막부를 뒤엎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노예 출신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다.

역사나 옛날 이야기에 거의 관심이 없는 나와 달리

여느 중년 아저씨들이 그렇듯, 깨달음도

이런류의 드라마를 굉장히 사랑한다.

[ 이 드라마는 일본의 쇼군막부 보다도 무려

 5백년 전에 있었던 얘기야, 고려에도 강력한 

무신정권이 백년간이나 존재해 있었다는 게

너무 흥미로워, 역시,,한국에서 모든 게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어 ]

[ 몇 화 남았어? ]

[ 56화가 마지막이야,,]

[ 오늘 다 보려고? 지금 8시 넘었어 ]

마지막까지 볼 거냐는 내 말에 대답은 없고

티브이에 이미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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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물병을 챙겨 내 방으로 들어왔다.

저렇게 재밌게 보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저나 깨달음이 낮에 했던 건축계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이 영 신경이 쓰인다.

회사가 힘들어져도 힘들다 말하지 않을 게

분명한데 깨달음이 혼자서 끙끙 앓고 애태우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책을 좀 읽다가, 일기를 쓰며 뒤척이길 두어시간,,

 거실에 잠깐 나가보니 깨달음이 졸린 눈을 

게슴츠레 뜨고 열심히 보고 있었다.

[ 언제까지 볼거야? 안 자?

지난주에도 1시 넘겼잖아 ]

[ 음,,지금 끝날 무렵이여서 너무 재밌어..

주인공을 죽일려고 역모를 꾸미고 있거든,

그래서 안 보고는 잠을 못 자겠어,

그리고 저 남자배우 실제로 죽었다며...

너무 안됐잖아....]

[ ........................... ]

원래 10시에 자기 방에 들어가 10시30분이면

 취침을 하는 깨달음인데 눈을 비벼가며

 보면서 남아 있는 3화를 마져 다 보겠단다.

이미 드라마 속 [김 준]이 되어 있길래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만 하고 들어왔고

지금 이 블로그를 쓰고 있는 11시 22분,,

이 시각에도 

여전히 거실에서는 티브이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일 생각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56화까지 보느라 또 밤을 샐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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