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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의 감기를 떨쳐버린 이 음식

by 일본의 케이 201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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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았는데 이웃님이 소포를 보내셨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느닷없이...

열어보니 깨달음 과자들이 들어있었다.

연휴인데도 출근했다가 이른 퇴근을 하고 돌아 온 깨달음은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 병원에 다녀왔는데도 힘이 없었다.

 열이 나긴 하는데 한기가 든다면서 겨울옷을 꺼내 입을 정도였다.

입맛도 없어 아침도 우유만 한 잔하고,

저녁에는 깨죽을 조금 먹었다.

 

 이웃님이 보내신 거라고 당신이 좋아하는 과자가 들었다고

알려주고 박스를 닫으려고 했는데

박스쪽으로 다가오더니 박스 안에 있는 과자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일단 자기 무릎에 올리고

하나씩 들고 탐색을 하면서 나한테 물었다.

이건 무슨 맛이고 저건 무슨 맛이냐고,,,

 

찰떡파이는 처음이라면서 바로 시식을 해본다.

한 개 먹어보더니 맘에 들었는지 한 개를 더 먹더니만

기분탓인지 몰라도 이걸 먹으니까

입맛이 도는 것 같다고 뭔가 먹고 싶어진다면서

어제밤에 말았던 김밥 재료 남았으면 김밥 한 줄 말아주란다.

입맛이 없어해서 어젯밤 깨달음이 좋아하는 김밥을 만들긴 했는데

꽁지 두세개 먹고 먹질 못했었다.

 

알았다고 얼른 남겨둔 재료로 서둘러 김밥을 싸고 있는데

자기는 따끈한 국물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라면을 꺼내 끓이기 시작했다.

내가 괜찮겠냐고? 속이 깜짝 놀랠거라고 그랬더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사진 찍지말고 얼른 김밥 말아라고 한소리했다.

[ ...................... ]

한소리하는 걸 보니까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깨달음식 야채 신라면이 완성이 되고

김밥도 예쁘게 잘라 파김치, 묵은김치와 함께 줬더니

맥주까지 꺼내서 나보고도 한 잔 하라며 따라준다.

매운 것도 먹고, 맥주까지 마시면

 감기가 낫기 힘들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땀을 쫘~악 빼면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단다.

 

 드디어 파김치를 올려 먹기 시작,,,

사진을 찍으며 당신 입모양을 보니

감기 다 나은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그랬더니

어쩌면 이렇게 파김치와 신라면의 궁합이 잘 맞는지

신기할 정도라면서 부지런히 젓가락질을 했다. 

 

매워서 맥주를 번갈아 마시다가

온 몸에 있는 땀구멍에서 땀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코도 몇 번 풀면서 감기가 떨어진 느낌이 팍팍 든다고

 신라면 파워가 대단하다면서 또 코를 풀었다.

[ ........................... ]

 

매우면 파김치 올리지 말고 그냥 면발만 먹으라고 그랬더니

파김치를 먹어야 감기가 낫는단다.

신라면에 들어있는 고추가루의 캡사이신과

파김치의 파는 해열제역할을 해서 땀을 잘 나게 한다고

이렇게 먹고 땀을 빼면 감기가 낫는다는 말이 맞다면서

먹기를 잘했다고 남은 국물까지 깨끗이 비우는 깨달음....

[ ........................ ]

살 찐다고 인삼즙을 끊어서 감기 걸린게 아니냐고 

얘기하려다 그만 뒀다.

 그 말을 했다가는 분명 인삼즙 못 마시게 해서

 감기에 걸린 거라고 생떼를 쓸 것 같아서,,,,

몸이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라며 땀을 닦는 깨달음을 보다가

한국에서도 감기를 떨쳐버리기 위해

 국에 고춧가루 듬뿍 넣어 먹는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더라고 근데 당신은 어찌 알았냐고 물었더니

 그냥 자기 몸이 매운 걸 원했다면서 감기 다 나았단다.

[ ....................... ]

배도 부르고 땀도 흠뻑 빼고 모든 게 만족스러운 깨달음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난 뒷정리를 하면서

정말 인삼즙을 끊어서 감기에 걸린 것인지

매운 신라면과 파김치 덕분에 감기가 나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깨달음이 감기를 떨쳐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라면에 그리고 파김치 보내준 언니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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