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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여자보다 살림 잘하는 남자

by 일본의 케이 201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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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에 맞춰 전자상가로 날 불러낸 깨달음.

필요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이 꼭 보고 싶은 게 있다고

고집을 피워 매장까지 오게 되었다.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뭐 필요한 게 있냐고

나한테 자꾸만 묻는 깨달음..

특별히 없는데 굳이 산다고 한다면

 전자오븐렌지가 필요한 것 같다고 오븐렌지 코너로 갔다.

 

우리 것은 내가 처녀 때부터 사용하던 것이여서

빵굽는 기능이 없는데 요즘은 빵도 굽고 웬만한 요리는

이 한 대로 다 요리가 가능한 것 같더라고

따끈따끈한 빵이 먹고 싶을 때 바로 만들 수 있어

  좋지 않을까 싶다고 그랬더니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가까이 들여대더니만

구입하면 정말 빵을 몇 번이나 구울 것 같냐고

잘 생각해 보란다,

자기가 봤을 때 분명 한 두번 하다가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필요성을 못느낀단다.

[ ...................... ]

아니라고 먹고 싶을 때마다 따끈한 빵을 구어서

바로 먹을 수 있으니 맛도 좋고 절약도 되지 않냐고 반박을 했더니

자기가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사 올테니까

먹고 싶을 때마다 말하란다.

그 얘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점원이 

피식 웃으면서 두 분이서 좀 더 얘기를 하셔야겠다고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점원이 자리를 피하자 깨달음도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가 가고 싶은 코너를 향해 걸었다.

그곳은 선풍기 코너....

점점 더워지니까 한 대 장만하고 싶다길래

선풍기야말로 집에 2대나 있는데 뭐가 필요하냐고 눈을 흘겼더니

선풍기와 온풍기 기능이 있는 게 사고 싶다면서

  만져보고 또 만져보며 기능및 청소방법에 대해

점원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깨달음을 난 못 본 채했다.

나한테는 필요성이 있네, 없네 해놓고서는

선풍기 설명을 듣고 있는 깨달음이 얄미웠다. 

 

그렇게 두 바뀌를 돌고 난 다음 깨달음이

내 말은 안 듣고 기어코 산 것은 무선 청소기였다.

가게를 나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난 무선 청소기에 대해 한마디 언급을 하지 않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조립을 하며 깨달음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사하고 나면 집이 넓어져서 청소하는 게 힘들거라고

지금있는 청소기도 좋지만 이건 청소하기 간편하고 가벼워서

사용하기 편리할 거란다.

 

 

단지 무선이라는 것만 다를 뿐 브랜드도 같은

지금의 청소기로도 난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데

굳이 청소기를 살 것 같았으면 오븐렌즈를 사는 게

훨 낫겠다고 했더니 또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작년에 산 재봉틀을 몇 번 사용했냐고 물었다.

[ .................... ]

너무 황당한 질문이여서 당황스러웠지만

2번,,아니 3번이라고 당당하게 대답했더니

그렇게 사고 싶다고 해서 제일 좋은 걸로 사놓고

왜 서너번 밖에 사용하지 않냐고 물었다.

막상 사서 보니까 천을 떠서 직접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훨씬 싸고 예뻐서 잠시 

 휴식중이라고 변명아닌 변명을 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그것 보라고 그 당시에는 필요할 것 같아

샀지만 막상 사고 나면 처음마음처럼 그렇게 유용하게

사용하지 않게 되는 거라고 그러니까

처음부터 잘~ 생각해서 5년, 10년에도 변함없이

필요한 것인지 그 필요성을 따져보고 사야한단다.

그리고 재봉틀 외에도 쥬스 믹서기도 별로 사용하지

않은 것 같더라며 한마디 더하는 깨달음.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그냥 입을 다물고 있었더니

갓 구운 빵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란다

그러면 자기가 바로바로 사오겠다고,,,

[ ......................... ]

남자들은 그냥 무덤덤히 살림에 별 관심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게 큰 오산이였다.

원래 요리도 좋아하고, 음식에 관심이 많은 깨달음이

건성으로 보고 지나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내가 깜빡 잊였던 모양이다. 

나도 모르게 쥬스 믹서기 외에도 지금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게

뭐가 있는지 머릿속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어쩌면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살림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나보다 깨달음이 주부역할을 하면

 아주 잘 해낼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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