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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의 월급 봉투를 받는 날.

by 일본의 케이 2015. 8. 29.

매달 25일은 월급날이다.

깨달음은 자기가 경영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이렇게 [급료]라고 적힌

봉투에 자기 이름까지 착실히 써서 생활비를 넣어서 준다.

그리고 그 외 들어가야할 특별한? 돈은 따로 봉투에 넣어 준다.

왜 [급료] 봉투에 넣어서 주냐고 물으면

매달 이렇게 직접 전해주어야

남편은 다음달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기고

 아내는 한 달간 남편이 수고했음을

가깝게 느껴지는 거라며 

지금도 직원들에게 한 명 한 명 이렇게

직접 전해주면서 [수고했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이렇게 귀한 월급을 받은 날은

 거창한 외식을 하는 날이다.

아니 내가 멋지게 한 턱 쏘는 날이다.

미리 예약한 레스토랑 앞에서 깨달음을 기다렸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날 본 스탭이

밖으로 나와서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 하더니

 왜 요즘  자주 안 오셨냐고 겸연쩍게 물었다.

실은 우리가 이사해서 자주 못 왔다고 하자 

그러셨냐고 많이 궁금했다며

서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반대편 신호등에 깨달음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걸 본 스탭이 얼른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에 들어서자 다른 스탭들이 오랜만이라고

많이 반가워 해주었다. 먼저 와인을 주문하고

오늘은 실컷 시켜도 되냐고 한마디 하더니 주문을 하기 시작.

 

오랜만에 변함없이 정말 맛있다고

열심히 먹고 있는데 아까 나와 대화를 나눴던 스탭이 와서

이사하셨다고 하던데 축하드린다고

서비스로 샴페인을 한 잔씩 가져다 주었다.

그걸 마시면서 깨달음이

아까 스탭이랑 무슨 얘기 했냐고 물었다.

오랜만이라고, 왜 가게 안 왔냐고,,,,

그런 얘기였다고 그러자, 내 얼굴이 완전

미소로 가득한 얼굴이였단다.

갑자기 뭔 소리냐고 쏘아 부쳤더니

그냥 너무 친한 척 하면서 얘기하는 것 같았단다.

자기한테는 요즘 잘 웃지도 않으면서

다른 남자 앞에서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좀 그랬다면서  눈을 내려깔고 메뉴판을 훑어 보더니 

또 열심히 주문을 했다.

[ ......................... ]

 

나는 배가 불러온다고 해도

자긴 아직 먹고 싶은 게 남았다고 열심히 먹길래

카메라를 들이대니까 자기 사진 찍지 말란다.

왜 찍으면 안되냐고 하니까

많이 먹는다는 걸 소문낼 거냐면서

이제 먹는 사진은 올리지 말아 주란다.

 

그리고 맨날 우리가 외식만 자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별로이고

절약하면서 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음식 사진도 조금만 찍어란다.

[ ....................... ]

그러면서 생활비 얘길 했다.

 

지난달엔 생활비는 좀 많이 넣었는데 이번달에는

 예전 금액 그대로이니까 그렇게 알아라면서 

생활비에 대해 이제까지 적네, 많네,

따지거나 묻지 않아줘서 고맙단다.

[ .......................... ]

당신도 내 수입에 대해 터치 하지 않듯이

나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고 그랬더니

 [돈]은 좋아하면서 남편 돈에 관심이 없는게 신기하단다. 

깨달음은 결혼하고 지금껏 한번도

내 수입, 지출, 생활비 내력을 묻지 않았고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래서도 난 깨달음이 건네주는 생활비에 관해

불만, 불평을 하지 않았고

이상하리만큼 우린 서로의 돈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않고,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금전 때문에 서로 피곤해 하거나

불편한 마음을 가져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난 많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외식비용이 2만엔(한화 약 20만원)이 약간 넘었지만

한 달간 수고한 남편의 노고에 비하면

싼 편이라 생각하고 기분좋게 계산을 했다.

나보다는 10배, 20배로 고생한다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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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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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진엄마 2015.08.29 09:02

    저도 남편의 월급날에는 일단 고맙다 수고했다고 엄청 칭하한답니다^^;; 그러고 나서는 바로바로 계좌이체 ...쫘악쫘악 빠져나가죠^^
    답글

  • lovelycat 2015.08.29 09:31

    참 보기좋네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답글

  • 2015.08.29 11:5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8.29 13:0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8.29 13:3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늙은도령 2015.08.29 15:31 신고

    상대의 돈에 대해서는 노타치...
    우리 세대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아무튼 잘 사시네요.
    많이 많이 드십시오,행복하게.
    답글

  • 2015.08.29 18:0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8.29 22:2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olivetree 2015.08.29 23:56

    돈은 다 좋아하죠~^^ 그러나 거기에 매이지 않음이 케이님의 글에서 읽히기에, 음식사진들이 가격으로 보이지 않고 반짝반짝맛있는 행복들로만 보입니다~ 그러니까 깨달음님, 먹는사진외식사진 보기좋기만하니 멋지게찍혀주시기를~^^
    답글

  • 민들레 2015.08.30 01:57

    두분 참으로 멋지게사십니다..
    부럽~부럽~!
    답글

  • 2015.08.30 02:0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깨달음님 먹방(?)사진 볼 때 마다 흐뭇한 저인데, 이제 그런 사진들은 못 보는 건가요?ㅠ
    저희 부부는 모든 돈관리를 제가 하다보니 니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니돈이고...그렇게 되었어요. 처음엔 그게 좋다고 생각이 되었는데, 살다보니 생각이 변했어요.
    그래서 한 번 따로 관리를 하자고 남편에게 제안했더니, 싫다고 하더라구요.
    재산이 좀 있으면 이런생각이 안들었을까요? 없는 살림에 저 혼자만 숫자랑 씨름하며 남편과 아이의 구매욕까지 억지로 저하시키게 만드는 저를 보니 제 스스로가 좀 벗어나고 싶어요. ㅠ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고 한 달간의 수고를 고마워하시는 두 분의 마음씀씀이에 저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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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핑쿠 2015.08.30 09:40

    깨달음님 수고하셨네요
    전 일을 못하고 있어서 돈이나 남편돈에 관심이 많답니당 ㅋㅋ 껌딱지들이 세명이다 보니 저희끼리 오붓한 외식은 물건너 간지 오래지만 힘들게 하루종일 서서 버는 돈이기에 감사하며 불평하지 않네요
    다시 한번 깨우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 명품인생 2015.08.30 10:40

    삶에가장 소중함을 받는시간

    행복많이 흐르길 기도합니다
    답글

  • 김태윤 2015.08.30 23:36

    우리집더 매달 월급봉투에 넣어 준답니다 ^^今月も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라고 하면서요^^
    직원이 50명쯤 되는데 일일이 월급봉투에 넣어 준다는게...
    時代遅れ..같은 느낌도 들지만 저희 남편도 깨달음씨랑 같은생각인가봐요^^저희집은 어제가 월급날이라 특별히 백화점 식품코너에가서 평소에 맛보지 못하는 최고의 재료들오 한상을 차려 먹는게 저희집 월급날의 행사입니다
    비슷한 월급날의 풍경에 반가워 답급남겨요^^
    답글

  • 위천 2015.08.31 10:29

    아! 깨달음님이 부럽다!
    이제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나는 언제나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으려나?
    너무 살뜰한 아내가 가끔은 밉기도 하다
    답글

  • 징징이 2015.08.31 11:48

    아... 진짜 맛있겠다... 란 생각만 한가득합니다.

    좋으네요. 현명한 배려라는 것을 배우게 되고 맛있는 음식을 구경하고...

    으... 정말 먹고잡다!!!
    답글

  • rocktank 2015.09.02 14:17

    먹고 싶어요^^

    맛나겠다~~
    답글

  • 코난 2015.09.06 16:10

    배고플 시간에 사진 보니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간만에 들어와 케이님의 글 읽으니 위로받는다는 기분이 들어요.
    한꺼번에 글을 몰아서 읽는 것도 좋고요.

    케이님, 빈혈 수치는 많이 올라갔는지 모르겠네요.
    몸관리 잘 하셔서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언제봐도 깨달음님은 넘 귀여우세요.ㅋㅋ

    답글

  • 이지은 2015.09.10 16:19

    케이님과 꺠달음님을 보면 항상 부부는 이렇게 살아야 되는건가.. 싶어요.
    아직 결혼을 안해서 잘 모르겠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생활비문제라던지 시댁문제라던지로 싸우는 일들이 많더라구요.

    케이님 글을 보면 항상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 힘을 받게 되는것 같아요.
    늘 감사합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