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하지 않는 주말이면
우린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항상 청소를 한다.
각자의 방은 물론, 청소기를 돌리고
밀고 닦고 먼지를 털어낸다.
깨달음은 오늘 현관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 왜 앉아서 해? 안 불편해? ]
[ 앉아서 해야 구석구석 할 수 있어..]
[ 서서하면 덜 힘들 것 같은데....]
[ 아니야,,괜찮아,, ]
난, 빨래를 돌려놓고 주방도 청소를 마친다음
내 방을 청소했다. 그렇게 1시간쯤 지났을 무렵
자기방을 청소하고 있는 깨달음에게
저녁메뉴를 물었다.
[ 음,,,아무거나 먹을래,,]
[ 알았어..적당히 준비할게,
청소 아직 멀었어? 내가 좀 도와줄까? ]
[ 아니, 내가 할거야, 거의 끝났어.. ]
어지럽게 널부러닌 책상을 한 번
휙 둘러보는데 책상밑에
눈에 익은 상표가 띄였다.
박0스와 판0린이였다.
[ 여기다 두고 마신 거야? ]
내가 묻자 들킨게 당황스러웠는지
미소를 띄우며 내게 다가와서는
자기가 청소할테니까 나한테는 쉬라면서
문쪽으로 나를 조금씩 밀어냈다.
[ ............................... ]
[ 그냥 보여서 물어 본 거야,
냉장고에 넣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
[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못 본 걸로 해 줘]
그렇게 청소를 모두 마친 깨달음이
샤워를 하고 나왔고 난 저녁을 차렸다.
삼겹살을 한입 가득 넣어서 맛있게 먹는
깨달음에게 물었다.
[ 나한테는 다 마셨다고 하지 않았어? ]
[ 박0스 F를 다 마셨다는 거였어..
저기 남은 것은 F가 아니야,,,]
[ 뭐,,그런 것도 있었어? ]
[ 응, 저번에 이웃님이 보내주신 건
병에 F라고 적혀있었고 사이즈도 컸어,
저건 작은 거야,,]
[ 그럼 저것은 당신이 산 거야? ]
[ 응,,,,]
[ 어디서? ]
[ 코리아타운에서,,]
[ 저런 음료 몸에 안 좋다고 했잖아,, ]
[ 당신이 못 마시게 하니까 아주 가끔
정말 피곤할 때만 마시고 있어..]
[ 마시면 뭐가 좋아? ]
[ 응, 피곤이 풀려..]
[ 기분이 탓이야,그니까 안 마시는 게 좋아]
[ 알았어,,]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는 또 한입 상추에
마지막 남은 삼겹살을 싸서 넣는다.
그렇게 배불리 저녁을 먹은 깨달음이
내 방에 들어와서는 내게 감기약에 대한
얘기를 다시 꺼냈다.
[ 저 감기약은 작년에 당신 후배가
보내준 거야,,당신은 마시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 회사 직원들 주려고 놔둔거야,
직원들이 마셔보고 엄청 잘 듣는다고
좋아했거든 그래서 감기 걸린 직원들에게
한병씩 주면 좋아했어...]
[ 무슨 뜻인지 알았는데,,
요즘, 한국에서도 거의 안 마실 거야,
다른 좋은 약이 많아서...]
[ 그래? 그래도 역사가 오래 된 약은
그만큼 잘 듣는 다는 거 아니야?
저 두 약은 당신 어릴적부터
마셨다며? ]
[ 응,,어릴적엔 나도 많이 마셨지..]
[ 그것 봐, 지금까지 판매가 된다는 것은
효과가 있다는 거야,,]
그렇게 내게 설명을 하면서 바지를 들어올려
똥배를 감추느라 애쓰고 있는 깨달음이
웃겨서 사진을 찍었더니 겸연쩍게 웃으며
다이어트에 좋은 음료가 있으면
소개해 달란다.
[ 분명, 똥배살이 쑥 빠지는 드링크제가
있을 거야,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후배에게
물어봐서 알려 줘..]
[ ......................... ]
깨달음은 아직까지 저 두 드링크에
알수없는 신념같은 걸 가지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서 감기 기운이 있던 깨달음에게
엄마가 한병 권했는데 그게 아주 잘 들었는지
조금만 몸이 무겁다고 느껴지면 나 몰래
마셨는데, 저렇게 상비약처럼
사다 두었을 거란 생각은 미쳐 못했다.
피로회복이든 감기든 기분탓에서 오는 게
많은데 몸이 좋아진다고 느껴진다면
다행이지만, 난 그렇게 권장하고 싶지 않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아무리 말해도 깨달음은 한국 감기약을
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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