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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돈에 대한 개념이 너무 다른 일본인

by 일본의 케이 2017.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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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대학동창인 가네코 상이 

우리부부를 초대했다.

 

대학시절 무전여행을 함께 하며 공부 외에도

 

청춘을 즐겁게 보낸 사이라고 알고 있다.

 

가네코 상은 올해 퇴직을 하고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우리를 초대한 이유는 리폼을 한

 

자신의 집도 소개할겸 오랜만에 함께 술자리를

하고 싶다는 것이였다.

 

친구집이 어딘지 헷갈려서 전화를 걸고 있는데

 

멀리서 가네코 상이 깨달음 이름을 불렀다.  

 

집에 도착하니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깨달음은 우리가 가져 온 와인을 꺼냈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분이 오시고, 그렇게

 

좀 이른 저녁식사겸 리폼 축하를 하려는데

 

가네코 상이 깨달음에게 흰 봉투를 건넸다.

 

[ 뭐야? ]

 

[ 지난달,내가 지갑 잊어버리고 안 가져 갔을 때

 

니가 내 술값 대신 내 줬잖아]

 

[ 아,,,필요없어~]

 

[ 그럼 안돼. 빨리 넣어~]

 

[ 괜찮아,,필요없다니깐~, ]

 

깨달음이 손사래까지 치자,뻘쭘해진 가네코 상이

 

봉투을 들고 어쩔줄 몰라했다.

 

 빨리 집어 넣고 술이나 주라며 깨달음이

 

너스레를 떨자 봉투를 슬그머니 

주방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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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이 준비한 따근한 요리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발코니에서 담배를 한대 피우고 들어온 

가네코 상이 다시 돈 봉투를 만지며 

깨달음을 쳐다보자

깨달음이 고개를 짧고 가볍게 저였다.

둘의 분위기를 보고 있던 내가 역시 일본분들은

절친 사이에도 돈 관계가 철저하다는 말을 

했더니 이 얘기를 기점으로 일본인들의 

돈에 관한 개념과 한국에서의 경험담을

꺼내기 시작했다.


 

[ 한국에서는 윗사람이 계산을 하는 경우가

많던데 지금도 그런가요? ]

[ 그런 경향이 있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선배라든가,연장자라든가해서 내주기도 해요]

[ 친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여도 윗사람이 

돈은 내 주는 거에요? ]

[ 아니에요..친한 사람들끼리는 그렇지만

별로 친하지 않는 관계일 때는 일본처럼

 모두 더치페이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 역시도 그렇고,,,]

내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에는

 사모님이 물었다.

 

 

[ 한국에서는 데이트할 때 남자들이 거의 

낸다고 하던데 진짜에요? ]

[ 음,,지금은 안 그런 것 같던데..

제가 한국에 있을 때만해도(16년전)

실제로 거의 남자들이 냈어요.. 요즘은

반반씩은 아니여도 서로가 나눠서 

내는 것 같더라구요..]

[ 아, 그리고 한국에서는 잘 나가는 친구라든가

성공한 선배들이 술값이나 밥값을 많이 내던데.. ]

[ 음,제가 구세대여서,,그 당시에는

역시 잘 된 친구나 잘 나가는, 나보다 더 능력이

있는 친구들이 자진해서 내기도 하고 그랬어요..

근데,솔직히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네요 ]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분 말을 이어갔다.

[ 일본사람들은 친하고 안 친하고를 떠나서

자기 몫은 자기가 내고 먹는 걸 편하게 

생각해서인지 남이 대신 내주면 

영 부담스럽다고나 할까,,,

괜히..불편한 마음이 많이 들더라구요..]

[ 한국도 신세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요즘엔 더치페이가 많이 자리잡혀

가는 것 같던데요..] 

난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명쾌하게

 대답해 줄 수 없었다. 

요즘의 한국사회가 어떻게 일반화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겠고 특히 인간관계가 

일본문화를 많이 닮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 딱 부러지게 뭐라

 단정 지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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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맥주를 한 잔 들이키자 다른 동창분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 나는 그 친하다는 그 관계성이라고 할까,,

어디까지가 친한 것이고 그 경계를 몰라서

누가 내 대신에 돈을 내주면 싫더라구..

만약에 나는 친하다 생각하는데 상대는

그렇게 생각 안 할 수도 있으니까 속 편하게 

각자 자기 몫을 내는 게 서로에게 깔끔해서

 더치페이가 체질에 맞더라구]

최근에 있었던 예로, 대학교 은사님을

 초대한 파티에서 몇 몇 동창들이 

은사님 몫(회비)을 내겠다고 했는데

은사님이 완강하게 싫어하셨고 그러면 다음부터 

절대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으셔서

매해 똑같이 회비를 분담한다고 했다.

즉, 일본에서는 연장자여도 역시 자기 몫을 

안 내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할까,,

얻어 먹는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아주 어색하고

 거부감이 강하게 든다고 했다

자기 돈을 내고 먹어야 편한 거라며...

그리고 남의 돈이라는 게 어떤 이유에서든

깨끗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방해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사회생활을 하면

단돈 10엔이라도 내가 더 받고, 더 내야한다는

입장이 아닌 모두 평등한 입장에서 관계를 만들어

가야만이 형평성이 있어 좋다고 했다.   

그 상대가 부모든 형제든 친구든 간에

 니 것과 내 것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게 

투명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라며 

자신의 얘기에 못을 박았다.

 

가만히 듣고 있던 깨달음이 자기 왼쪽 가슴을 

치며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

[ 한국인들은 여기 [하트], 이 심장에서 나오는

감정으로 이어진 인간관계가 많아서

그렇게 일본처럼 니 것, 내 것으로

잘라버릴 수 없는,,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한국인만이 가슴으로 느끼는 문화가 있어~

니가 그걸 아직 못 느껴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정문화를 얘기하는 거지? 나도 알아~ ]

[ 아니 정문화하고는 조금 다른 감정문화라고

해야할거야,,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관계일수록

더 주고 싶고, 아낌없이 내주려는 

마음이 있어~

[ 그래? 내가 이해를 못했나,,,]

[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손익을 따지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인들은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손익계산없이 

돈을 대신 내준다거나 힘든 일들 함께

나눠가며 우정을 돈독하게 쌓기도 하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서 움직여~]

[ 아,,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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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깨달음은 계속해서

 정문화와 감정문화의

미묘한 차이점을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난, 시댁에서의 일들을 떠올렸다.

우리 시부모님도 아들인 깨달음이 조금 비싼 

곳에서 식사대접을 하면 꼭 식사값을

 지불하셨던 기억이 있다.

물론 서방님도 항상 자신의 몫은 잊지 않고

깨달음에게 전달을 했었다. 안 받으려고 하면

어머님을 통해서도 꼭 주게 했었다.

그렇게 피를 나눈 가족간에도 돈에는

무서울만큼 철처하게 니 것 내것을 나누는

문화다보니 아무리 절친이여도 돈을 

돌려주는게 일본에서는 상식인 것이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친구이니까, 선후배이니까

주고 받음에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은 경우가

아직도 많다.  

우리와 닮은 듯, 많이 다른 일본문화에서

깨달음처럼 [하트]를 논하며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감정문화를 설명하는 일본인은

극히 드물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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