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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 온천에서 꼭 지켜야 할 것

by 일본의 케이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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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일간의 긴 연휴 마지막 날

깨달은 오전 중에 회사에 일이 있어 

나갔고 나는 혼자 교회를 마치고

지인분을 만났다.

 자폐가 있는 자신의 딸을 내가 예뻐하는 게

늘 고마웠다며 식사를 한 번 하자고 예전부터

그랬는데 그래요라고 말만 하고

슬슬 자리를 피했는데

더 이상 빠져 나갈 수가 없었다.

[ 宮根(미야네)상, 차만 마시기로 했잖아요 ]

[ 아니야, 그냥 밥도 먹어,, 내가 밥 한 끼

사고 싶다고 했잖아,, 따라와 ]

이렇게 무리하게 날 끄집고 갈 것 같아서

지금껏 잘 피해왔는데 오늘은 꼼짝없이

식사까지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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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를 주문해 먹으며 교회 얘기를 잠깐 했다.

그리고 따님 얘기도,, 자신보다 믿음이

좋아 성경말씀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유튜브로 듣는다면서  오늘은

아빠랑 같이  온천에 갔는데 이번 연휴 때

거의 이틀에 한 번씩 온천을 다니느라

피곤해서 오늘은 자기 혼자 빠졌단다.

 

[ 어디 온천 가셨어요? ]

[ 오에이도 온천(大江戸温泉)이랑

スーパー銭湯(대형 목욕시설) 찾아다녔지 ]

[ 아,, 그러셨구나,,]

[ 정 상도 온천 좋아해? 우린 딸이 너무 좋아해.

거기서 온천도 하고, 게임도 하고, 먹거리도

많아서 아침에 가면 저녁까지

지치지도 않나 봐,

그래서 우리는 남편이랑 술 먹으면서 

딸이 집에 가자고 할 때까지 기다려..]

 

맛집의 런치타임은 얘기를 느긋하게 할 수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우린  레스토랑을 나와

자연스럽게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 정 상은 연휴 때 뭐 했어? ]

[ 그냥 집에 있었어요 ]

[ 어디 안 갔어? ]

[ 네.. 그냥 정말 푹 쉬었어요,,]

[ 그랬구나. 근데 우리가 온천 가는 곳마다

한국 사람이 꽤 많아서 놀랐어. 대형 목욕탕은

예전엔 일본사람뿐이었는데

어떻게 알고 왔는지 꽤나 있더라니까

그것도 가족들이랑  ]

[ 아,, 그래요, 다른 외국인은 없었어요? ]

[ 중국인은 없었고, 베트남인지 인도인지

모르겠는데 그쪽도 있었고, 일본어가

유창한 미국인도 있었어 ]

 

정말 글로벌한 세상이라며 온천에서 유카타

입는 걸  몰라 어쩔 줄 모르는 외국인에게

자기가 짧은 영어로 알려줬다고 했다.

그런데 노천탕에서 어떤 외국인 아가씨가

수건을 탕 속에 넣었다가 뺐다가 하길래 

 NO라고 했더니 자기를 빤히

쳐다봐서 좀 무서웠단다.

일본 문화를 모르니까 어쩔 수 없다 하면서도

계속 신경이 쓰였다는 미야네상.

 

 시설마다 룰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매너는 지켰으면 했단다.

[ 다른 건 그냥 다 좋은데  탕 속에 머리카락 

닿는 거랑 가끔 잠수하는 사람도 있어..

그리고 씻는 곳에 자리 잡아 놓는 건

정말 곤란해.. ]

[ 아,, 자기 물건 놔두는 거요? ]

[  맞아,, 자리도 몇 개밖에 없어 다 같이

사용하는 곳인데  자기 물건, 샴푸 같은 거

놔두면   다른 사람이 사용을 못하잖아,

물건 두는 곳이 따로 옆에 있는데..,,

왜 자기만 생각하고 자리를 잡아두는지..참]

 

다음 주에는 딸만 혼자 보내도 안심이 되는

집 근처 작은 목욕탕을 보낼 거라고 했다.

 그런저런 얘기를 한참 나누고 있는데

마침 따님에게서 전화가 오자 미야네상이

전화기를 들고 얼른 밖으로 나갔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통화를 하는 걸 

보며 나는 식은 커피를 얼른 비웠다.

[  딸이 엄마 언제 오냐고 갑자기 

떼를 쓴다길래 집에서 만나자고 했어 ]

[ 아, 그럼,, 얼른 가셔야겠네요 ]

[ 정 상, 정말 같이 온천 한 번 가자,

좋아한다며, 내가 좋은 데 소개할게 ]

[ 네... 기회가 되면,,,,]

말꼬리를 흐리면서 커피숍을 나와

우린 각자의 전철역으로 향했다.

 

온천 좋아한다는 말을 괜히 했나 싶었지만

같이 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니

걱정은 되지 않았다.

요즘은 온천시설에서 영상을 찍는 사람들이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지켜야 할 매너들도 변해가는 것 같다.

( 자리 잡아두기 금지라는 안내문)

 

한국은 기본적으로 목욕탕에서 먼저

자기 자리를 맡아 두는 게 일반적이라고

들었는데 여기 일본에서는 

이기적인 행위로 보이니

자리를 맡아두는 건 삼가해야 한다.

대형 온천시설은 그래도 비교적 욕실 전체가

큰 편이지만 전통 온천여관에 가면

욕실이 좁아서 씻는 의자가

채 5개도 놓여있지 않는 곳이 상당히 많다.

그런 곳에서 한국 스타일대로 자리를 잡아두면

매너위반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일본에서 20년을 살아보니

[ 케이야, 괜찮아? 일본 또 심각해 지더라.. 어쩌냐?] [ 그냥 조심하고 있어 ] [ 한국에 나올 수도 없고,,정말 답답하겠다 ] [ 응, 이젠 그냥 포기했어..한국에는 언제갈지 기약을 못할 것 같애 ] [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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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잡아두기 금지라는 안내문)

 

입욕 전에 몸을 씻고 들어가기,

시설 안에서는 뛰지 않기.

큰 소리로 떠들지 않기,

탕 안에서 수영이나 잠수하지 않기.

자리 잡아두지 않기.

수건을 탕 속에 넣지 않기,

물기는 잘 닦고 나오기 는

특히, 일본 목욕시설에서 꼭 지켜야 할 

입욕매너이다.

 

일본인들 사이에는 없다는 그것

내가 변해가고 있는 건지,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지 내 자신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 서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이 맞은편 선로에서 들어오는 전철을 사진에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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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광객이

일본의 온천문화를 즐기고 있다.

조금은 불편할지라도 이곳은 이곳만의 룰이

있으니 그 룰에 맞게 함께 행동하면 

 모두가 기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미야네 상이 정말 같이 온천을

가자고 하면 뭐라고 거절을 해야할지

생각해 둬야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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