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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나는 남편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by 일본의 케이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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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깨달음은 사무실로 가

작년에 장식해 둔 쿠마노테(熊の手)를

가져오기로 하고 나는 그 시간에 맞춰 

신주쿠(新宿) 하나조노진자(花園神社)로 향했다.

매년 쿠마노테를 구입하다보니 요령이 생겨

허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서로의 동선을 최대한 줄였다.

쿠마노테는 자영업자들이 사업번창을 위해

사업장에 놓아두는 일종의 장식품이다.

이 장식은 대나무로 만든 갈쿠리

모양이 곰발바닥처럼 생겼다고 해서

구마노테라 불린다.

 

11월 유일에 일본 각지의 절이나 신사에서

열리는 축제의 하나이며 요즘은 자영업자들

뿐만 아니라 새해를 맞이해서 풍요와 가정 내

안정과 건강을 기원하고 재해를  막기 위해

작고 귀여운 쿠마노테를 사다가 집에

장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내가 진자 (神社)에 도착했을 때 깨달음은

 참배를 하기 위해  늘어선 줄에 서 있다고 했다.

 

나는 한 바퀴 둘러보고 늘 구매하는 곳으로 

가서 미리 인사를 드리고 깨달음을 기다렸다.

아저씨는 올해 깨달음 사업이 어땠냐고 

일본 경기가 별로 좋지 않아 건축업계가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다.

난 덕분에 그냥 잘 지나갔다고 대답하며

요즘 물가상승과 엔저현상이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깨달음이 와서

마음에 드는 쿠마노테를 골랐다.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빠른 새해인사를 받고

다시 사무실이 있는 시부야(渋谷)로 옮겼다.

택시 안에서 내가 물었다.

[ 깨달음, 맘에 들어? ]

[ 응, 올 해가 가장 마음에 들어, 고마워,

매년 당신이 사 주니까 기분이 더 좋아.

여기 봐 봐. 배랑 돛이 있어 ]

[ 웬 배? ]

[ 내년에는 순풍에 돛을 단 듯 무난하고

순조롭게 일을 헤쳐나가기 바라는 마음에서 ]

금덩이, 벼, 매화, 거북이, 학, 엽전, 잉어,

쌀가마에 내년은 용 띠해여서 용도 두 마리 

들어있어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 운이 좋다는 것은 다 꼽아 놓았네 ]

[ 원래 그래.. 쿠마노테는..그래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운기를 받은 것 같잖아 ]

 

시부야역에 도착해 깨달음은 사무실로,

나는  택사 안에서 받은 지도를 보고

맛집으로 소문났다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태국요리 전문점인데 깨달음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먹는 걸 좋아해 시부야

골목골목을 매일같이 샅샅이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맛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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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 지났는데도 손님이 계속 밀려오고

예약해 둔 우린 다행히 자리에 앉았지만

웨이팅이 많아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 맛있다.. 진짜.. 태국요리 오랜만이네.

완전,, 태국 현지 맛이야..]

[ 그래서 인기가 많아, 일본인 입맛에

맞추지 않고 태국식이어서 ]

[ 당신 안 매워? ]

[ 매워.. 아주 많이..]

같이 나온 밥으로 입 안의 매운맛을

잠재우려  애를 썼다.

 

나는 진자에서 아저씨랑 나눈 대화내용을

말하면서 내년의 전망을 넌지시 물었다.

시공비가 예산보다 두배로 들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라며 내년에는 자재비, 인건비 모두

더 뛸 게 분명하다고 했다.

[ 총리가 새로 선출돼서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물가상승은 계속되고

서민들은 더 살기 힘들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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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대학 선배 반 이상이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지금까지도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는

  연금으로만으로 노후를 지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돈의 가치가 점점 엷어지고 있어서

끊임없이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는 상황이

되어간다며 갑자기 한국에 대해 물었다.

[ 근데. 한국도 물가가 너무 올랐다던데? ]

[ 당신도 느껴? ]

[ 유튜버에서 다 나 와  ] 

한국 다녀온 일본인들이 일본보다 물가가

더 비싸서 그냥  못 사고 돌아온다고

만 원짜리 점심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단다.

 

일본 주부들 사이에 인기 있는 이 소스

코리아타운에 잠깐 들려 사고 싶은 게 있다는 메이짱은 사람들이 줄이 서 있는 가게마다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새로 생긴 카페가 완전 한국식 인테리어라며 케이크랑 빵도 지금 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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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좋아하는 롯데마트, 이마트에서

쇼핑하는 걸 보여주는 유튜버들이

가격을 비교하는데 예전처럼

저렴한 게 별로 없더라면서 엔이 더 이상

떨어지면 한국에 역전될 거라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예전에 했던 약속을

지켜줄 거냐고 물었다.

[ 무슨 약속? ]

[ 나, 한국에서 살면 당신이 책임진다고 했지? ]

[ 응, 모든 거 책임질게 ]

[ 정말 일 안 하고 나는 맨날 놀러 다녀도 되지? ]

[ 그럼, 그냥 놀아, 여기서 열심히 일 했으니까 ]

[ 진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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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한국에 감사한 이유

한국에서 마지막 날, 지난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창가에 타닥타닥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일찍 눈을 뜬 우린 된장찌개로 식사를 하고 우산 하나에 두 몸을 의지한 채로 광화문 쪽으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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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야, 여기서 충분히 일 했으니까

한국에서는 휴양한다고 생각해 ]

[ 휴양? 그럼 한국이 나한테는 휴양지가 되네.

너무 기분 좋은 단어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일본경제가 침체돼서 

죽을 맛이라던 깨달음 얼굴이 활짝 피었다.

한국 물가가 앞으로도 어떤 변동을 부릴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정말 휴식 같은 

시간만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어학원도 다니고 방방곡곡 여행도 다니면서

지금껏 한국에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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