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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장애인을 둔 세상 엄마들은 모두 똑같다

by 일본의 케이 2019.03.10

야마다(가명) 상과 약속이 있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과 단 둘이 살고 있는

그녀는 가끔, 아주 가끔 나와 식사하기를 원한다.

시각장애인센터에서 유연히 알게 된 야마다 상은

40대 중반으로 아주 밝은 성격에 활동적인 분이다.

임상미술치료에 관심이 많아 나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그 누구도 그녀에게 장애 아들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고 나에게만 털어놓았다.

[ 케이상, 오늘은 술 한잔 하고 싶은데 ]

[ 그래요, 얼마든지 ]

[ 남편분에게 미안해서..]

[ 아니에요. 전혀 걱정마세요  ]

이제까지 늘 런치만 했었는데 술을 한 잔하고

 싶다는 것은 분명 깊은 얘기가 있을 것 같아

 깨달음은 회사 출근했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음식이 나오고 습관처럼 내가 사진을 찍었더니

아직도 블로그하냐며 자기는  SNS에 글을

 올린다는 자체를 한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다면서 행여나 자신이 카메라에 

잡힐까봐 멀리 몸을 피했다.

그녀가 신경 쓰이지 않도록 최소한 사진 찍기를

자제하며 우린 건배를 하고 각자 좋아하는

 메뉴들을 기억해 내서 서로에게 권하기도 했다. 

1년만에 보는 거지만 최근에 만났던 것처럼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음을 느꼈다.

[ 오늘은 술이 잘 넘어가네요 ]

[ 네, 많이 드세요, 그래서 오늘 이 가게도

야마다상 집 근처로 한 거잖아요 ]

[ 역시, 케이 상은 배려가 남 달라 ]

[ 별말씀을,,제가 술꾼이여서 술 먹고 싶은 사람

 마음을 좀 잘 알고 있을 뿐입니다 ] 

그녀가 그냥 편하게 술을 마셨으면 했기에

왜 술이 갑자기 마시고 싶은 거였는지 묻지 않았다. 


최근에 본 한류드라마 [ 도깨비]를 보고 공유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한국남자들의

매력 같은 것도 나왔던 것 같다.

그러다 불쑥 일본을 떠나서 살고 싶다고 그녀가

나지막히 혼잣말처럼 뱉어냈다.

좀 더 장애복지가 좋은 곳에 가서 아들과

살고 싶다고 장애복지센터(직업학교) 에 잘

 적응하고 지냈던 아들이 갑자기 집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센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도 없다고

 하고 무엇보다 아들이 말이 서툴러서 속을 

알 수가 없고, 지금껏 행동패턴을 파악해 봐도

특이한 사항을 못 찾아서 답답하다고 했다.  

[ 그렇지 않아도 속상해 죽겠는데 남편이 

양육비를 주네마네 해서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니가 돈 안 줘도 일본의 복지시설이

 잘 되었으니까 걱정말라고 해버렸어요 ]


그녀는 올 해 20살이 되는 아들을 이제 독립을

 시켜야 될 것 같아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지금부터 독립생활에 익숙해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요즘은 아들을 엄하게 

가르치고 되도록이면 집 보다 센터에서 그리고

간병인들과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려는데 그러면 그럴 수록 마음이 아프고 

갈등이 생긴다고 했다.

[ 그래서 우리 아들 요즘 센터에도 안 나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말은 잘 못해도 내가 자기를 

독립시키려는 걸 알고 있나 봐요 ]

[ 아드님,,내가 봤을 때 말이 좀 서툴지만 

아주 영리하셔서 혼자서도 잘 해내실 것

같은데요..]

[ 맞아요,,그리고 요즘은 워낙에 복지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데

그냥 아들 데리고 다른 나라에 가서 둘이 

살까라는 엉뚱한 생각도 들고,그래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장애인의 복지를 위한

서비스를 정책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의 생활을 돕고 자립할 수 있도록 

총 17가지의 서비스로 지원,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중도방문개호(방문 간병인 제도)라는 

서비스는 장애인 중 중도의 지체 부자유자이면서 

개호(간병)가 항상 필요한 사람에게 자택에서

 목욕부터 용변과 식사들의 보조와 조리,

세탁, 청소와 같은 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상 생활의 거의 대부분을 도와 줄 뿐만 아니라

생활에 관한 상담과 조언, 외출할 경우 이동 중의

개호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가 심해 혼자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중도 장애인을 직접 방문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장애인의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또한, 기능훈련이라 불리우는 자립훈련 서비스는

장애인 지원 시설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에서 어학요법, 작업요법, 그 외에 필요한 

재활, 생활 등에 관한 상담 및 

조언등의 지원을 한다. 이같은 서비스는 

일상 생활 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한 지적 장애인,

 정신 장애인이 대상이며, 일상 생활로

 전환하는데 있어 지원이 필요한 사람, 

특수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주로 받는 서비스이다.

[ 아드님 창의력이 높아서 그림도 잘 그리고

 만들기도 아주 잘하셨잖아요,

저랑 수업할 때도 엄청 잘하셨어요 ]
나는 내가 한국에서 봐 왔던 장애인들의 
그룹홈 생활, 단기 입소, 독립생활의
모습들을 얘기해 드리고 잘할 거라고 
아드님을 믿으시라고 말씀 드리고 

 자립훈련 서비스의 경우에는 장애인 지원 

시설 등에서 목욕, 용변 및 식사 등, 스스로 

일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을 지원하고 생활에 관한 

상담과 조언을 함께 한다는 얘기도 해드렸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  자립 훈련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면 

잘 해낼 거라 생각하는데, 내가, 내 마음이

아들을 못 내놓고 있는 것 같아요 ]

야마다 상이 오늘 나와 술을 한 잔 하고 

싶었던 것은 아들을 독립시키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게 괜찮다고, 잘 할 수 있다고,

 자신이 아들을 용기있게 내 보낼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한다.

아드님은 영리해서 취업도 바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산 활동이나 직장 체험 등도 제공하고

 취업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훈련, 구직활동에 관한 지원,

 적성에 따른 직장 개발까지 얼마든지

상담해 주는 곳이 있다고 했더니 작년 여름,

아들이 아르바이트 체험교실을 다녀와 땀으로

범벅이 된 500엔을 자기 손에 꼭 쥐어 주며 

해밝게 웃던 날을 생각하면 할수록 눈물이 

난다며 끝내 그녀는 울었다.

 난, 자식이 없어 평생 알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특히,장애아를 둔 엄마는 괜한 죄책감에 쌓여

 미안한 마음에 보기만해도 가슴이 시리기만 한

아픈 손가락, 미안한 자식인 것 같다.

난, 그녀가 실컷 울도록 내버려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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