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다 가고 이젠 딱 두달이 남았다.
깨달음은 깨달음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가
다른 일들이 많아 요즘들어 부쩍 외식이 늘었다.
바쁜 것도 있지만 나는 아주 개인적인 일로
머리가 무겁고 깨달음은 회사에
약간의 문제들이 발생해서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이다.
[ 오늘,,미팅이 있는데 그냥 난 빠졌어 ]
[ 왜? ]
[ 배상액을 책정한다는데 지불해야할 당사자인
내가 있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그냥
금액 정해지면 통보해 달라고 했어 ]
[ 그랬구나...]
14년전, 깨달음 회사에 다녔던 친구겸 동료가
지었던 개인주택에 말썽이 생겨서 깨달음 회사가
변상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당시, 그 친구분은 전원주택을 전문으로 하시는
베테랑으로 전형적인 일본식 주택 설계가
뛰어나서 그 분께 집을 지어달라고 하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정도로 실력도 좋았던 분이였다.
그래서 이번 일도 냉정히 따져보면 설계, 시공사의
문제가 아닌 14년이라는 세월에 의해 발생된
결함이지만 깨달음 회사가 책임을 지기로 했단다.
그 동료분이 회사를 떠난지 14년이고 배상의무
기간도 끝났지만 그냥 수용하기로 했단다.
[ 얼마인데? ]
[ 음,,생각보다 많아,,]
그 외 깨달음이 요즘 신경을 바짝 세우고 있는 건
다 따놓은 공사가 큰 회사로 넘어가 버린 것과
그래서 더더욱 올 한해가 가기전에 계약을
성사시켜야할 곳이 있어
약간 예민해져있다.
[ 올 해 내 운세가 좋았는데 막판에 자꾸 꼬이네 ]
[ 언제 그런 것도 봤어? ]
[ 년초에 미에(시댁)에 가서 아버지랑 봤잖아,
올 한해 좋은 기운이 많았는데 ]
[ 아직 두달이나 남았잖아, 그리고
올 한해 당신 많이 바쁜 것도 사실이였잖아]
[ 그랬지,일이 많았지.내년에는 돈도 많이 벌고,
건강도 괜찮다고 했고, 친구나 주위사람을
조심하라고 나왔지? 한국에서 뽑은
토정비결에 그렇게 나왔다고 하지 않았어? ]
10월초, 한국에서 익선동을 돌다가 발견하고
깨달음이 뽑았던 2020년 운세 내용을
잘도 기억하고 있었다.
1월-12월까지 운세가 적혀있었고 그닥 나쁜 것도
그렇다고 아주 좋은 것도 없는 내용이였는데
깨달음은 좋은 것만 기억해둔 모양이였다.
[ 당신은 근데 왜 안 뽑았어?
재미로 하는 거니까 하지 그랬어 ]
[ 별로 관심없어 , 운명은 이미 정해져있으니까
그냥 그대로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해,
아무리 바둥거리고 몸부림쳐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게
운명이니까 불행이 닥치면 닥치는대로,
행운이 오면 오는대로 누리며 사는 거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나도 대통령이 되는
사람이 있고 평생 직업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었어..]
나에게서 왜 이런 말이 튀어 나왔는지 기억을
더듬어 봤더니 언젠가 한국 시사프로에서
사주에 관한 다큐 내용이 떠올랐다.
고 김영삼 대통령과 생년월일, 태어난 시까지 같은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인생, 삶을 조명하며
정말 사주라는 게 맞는건지.
어디까지 믿어야하는지에 관힌 프로가
뇌리에 남아있었던 것이였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그래도 깨달음은 100% 신뢰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참고하는 식으로 믿고 싶다고 한다.
조심하라고 하는 것들은 더 조심하게 되고
일이 안 풀린다고 하면 두배, 세배로 열심히 뛰고
금전 운이나 복이 들어 온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져
괜히 사람들에게 여유롭게 베풀게 되더란다.
또한,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며 같은 사주를 타고 났어도
운명이 다른 이유은 부모형제, 배우자, 자녀가
다르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인 차이가
있기에 사주는 같더라도 사회환경,
성장과정이 다르고 본인들의 노력여부에
격차가 생기면서 살아가는 운명이 바뀔 수밖에
없다며 굴곡을 지내며 사는 게
인생이라 생각한단다.
[ 그래서 이번에 배상 건도 여러말 하지 않고
흔쾌히 오케이를 했어, 그게 최선이였고 ]
[ 잘 했어 ]
[ 근데 나 어릴적에 어떤 스님이 나보고
일확천금을 얻는 천운이 들어 있다고 했어.
그래서 난 언젠가 갑부가 될지 몰라 ]
[ ............................ ]
진지하게 잘 나가다가 저렇게 엉뚱한 소릴하는
깨달음이지만 이번 배상 건 외에도 해년마다
직원들의 실수로 인해 공사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제적인 손실및 트러블은 모두
경영자와 회사가 책임을 졌다.
그게 당연한 것이라 믿고 행해왔고 3년전에
너무 큰 실수를 했던 직원을 공사 관계자가
관리소홀, 근무태만에 속한다며 일부 책임을
지게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여러곳에서 있었지만
깨달음이 단칼에 잘랐었다.
좀 벅차고 힘든 일도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하듯이 순수히 받아들이고,
이 세상은 이번 생이 마지막이니까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길을 열심히
뒤돌아보지 않고, 뒤돌아 가려고도 하지 않고
앞만 보고 걸어 나갈거란다.
[ 깨달음, 그래도 내년에 또 운수 볼 거야? ]
[ 응, 보긴 봐야지,,그러고 보면 무슨 행운이나
돈 복, 그런 것보다 아무탈 없이 모든일이
순조롭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야 ]
내년에도 지금과 같이 깨달음은 자신의 삶에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부정도 긍정으로 웃어넘기는 남편의 수고로움을
지켜보는 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가
있지만 변함없이 강직한 깨달음을
위해 조용히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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