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으로 돌아오던 날 우리집 택배함에는
4개의 오츄겐お中元이 들어 있었다.
오츄겐은 평소 감사했던 분이나
신세를 진 분들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하는
절기로서 우리의 추석( 일본은 추석이 8월15일)
같은 의미를 갖고도 있다.
보내는 시기는 6월 초순에서 7월 말까지 보내는데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일본의 백화점이나
상점에서 특설매장이 설치되고 아주 분주해지며
매스컴에서도 올해의 인기 선물을 특집으로
다룰정도로 큰 절기의 행사에 속한다.
주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술, 과자, 국수, 햄,
통조림 등이 많으며 보통3천에서 5천엔 정도의
예산으로 맥주나 쥬스도 인기상품에 속한다.
주류, 음료, 식용류, 조미료류, 가공식품 등
다양한 선물들이 즐비하고 요즘에는
각지역의 특산물인 생선이나 과일들을
직배송하는 시스템을 응용하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더운 여름, 윗 어른이나 친척, 신세진 분들께
잊지 않고 감사의 의미로 보내는 것이기에
받는 분들이 받아서 좋아할 것을 생각하며
상대의 취향과 품질을 고려하여 선택한다.
깨달음이 나 없는 동안 받아 둔 선물은
맥주와 햄세트, 커피였다.
내가 받은 건 메론, 우동, 과일젤리, 정종이였다.
메론은 과하게 익어가고 있었지만
온 집안에 메론향이 가득 찰 정도로
향도 깊고 상당히 맛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우동을 매해
잊지 않고 보내주시는 깨달음 선배님..
소면처럼 가늘면서 우동맛이 나고 쫄깃함이
다른 우동에서는 맛볼 수 없어 한국의 비빔면을
해서 먹어도 좋고, 뜨끈한 국수에도 면이
잘 어울려 아주 맛있다.
정종을 됫병으로 보내신 깨달음 거래처분,,,
모든 선물은 거의 깨달음 회사로 가지만
회사가 아닌 우리집으로 보내진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주로 일부러 보내시는데
올해는 정종 됫병을 보내시다니..
보기만해도 취할 걸만 같았다.
[ 깨달음,, 상품권은 없어? ]
[ 상품권? 아,,요시다사장이 줬어, 잠깐만 ]
자기방에서 얼른 가져다 준 상품권은
ビール券(맥주권)으로 불리우는 티켓이였다
주류판매하는 곳에서 병맥주 2병분의
물건을 살수 있는 상품권이다.
내가 아주 흐뭇한 미소를 짓자
그렇게 상품권이 좋냐고 묻는다.
[ 내가 필요한 것,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으니까
가장 좋고, 고맙지.. 요시다 상에게
나도 뭐 보내야 될까? ]
[ 다음에 김치 담으면 좀 보내주면 돼,
요시다 상이 당신 김치 먹어 본 후로
사서 못 먹겠다고 했건든 ]
[ 응, 곧 담아서 보내드려야겠네 ]
작년, 모사이트에서 오츄겐으로 보내고 싶은
선물이 뭔지에 관한 앙케이트를 실시한 결과
양과자나 케익을 보내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식품전반과
맥주 순이였다. 상품권을 보내겠다고 답한
사람은 18명으로 가장 적었지만
받으면 좋은 선물로는 상품권이나
기프트 카드가 53%으로 가장 받고 싶어했고
선물리스트가 적힌 카다로그가 33%,
다음으로 맥주류였다.
정작 받고 싶은 것은 상품권이면서
보내고 싶은 목록에는 가장 하위인
아이러니한 조사결과였다.
막상 상대에게 상품권을 보내려면 왠지
성의없이 보여지고 감사의 마음이
적게 느껴질 것 같아 받는 건 좋지만
보내려면 약간의 거부감을
갖게 된다는 이유여서였다.
앙케이트 결과를 얘기하며 깨달음에게 물었다.
[ 가장 받고 싶은 건 상품권이면서
막상 상대에게 보내는 건 꺼려하는 걸
보면 역시 일본인스러워~
결혼 초에 당신, 백화점 상품권 100장 든 것도
많이 가져왔는데 요즘은 왜 그게 통 없지? ]
[ 요즘도 있긴 하는데,,눈치를 보는 거지..
금액이 크니까 뇌물로 보여져서..
그리고 일본사람들은 돈과 관련되면
노골적이라고 생각되서 비록 상품권이지만
선물로 주는 걸 불편해 하지...한국도 요즘은
엄해져서 선물 오가고 잘 안 한다며,
식사 대접하는 것도 쉽지 않고,,,]
[ 응,, 그런가 봐,,,근데 한국도 상품권을
잘 안 보내겠지, 성의 없이 보여서.. ]
[ 그러지, 한국이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써서 선물도 고를 거야,,]
[ 그러긴 해..]
매해, 일본에서는 이렇게 추석과 설날,
크게 두번의 감사 인사를 주변에 표한다.
한국처럼 김영란법은 없어 자유롭긴 하나
받아서 기분 좋은 것과 주고 싶은 게
확연히 다른 점을 보면 일본사회나
한국사회, 어디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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