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여승 히비끼 씨가 보낸 우동이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우리가 새 집을 찾고 다니기 시작할 무렵, 통화를 한 번 했었고
멋지게 갤러리 오픈하게 되면 자길 첫번째 초대작가로 불러달라는 얘기들을 했었다.
자기 작품이 프린터 된 엽서도 함께 동봉이 되어있다.
김치 잘 받았다는 감사의 인사말과 딸아이의 심장병이 발견 되었다는 얘기,,,,
어떻게 되겠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늘 밝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진 히비끼 씨 글에 어둠이 깔려 있다.
실은 첫째 딸도 심장병을 앓고 있다...그래서 참 마음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막내딸에게도 발견된 모양이다.
바로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았다.
주지스님인 남편과 함께 절을 지켜가고 있고, 여승으로의 역할도 하고 있기에 히비끼 씨는 늘 바쁘다.
4명의 딸들 키우느라 힘들텐데 틈틈이 그림작업도 하고,,,,,참 본 받을 게 많은 친구이다.
라인으로 막내딸(고유리짱)의 안부를 물었더니 40분 후에 답장이 왔다.
절에서 49제를 지내는 분들 마무리하느라 연락이 늦였다고,,,, 정밀검사는 7월이란다.,,
답답하기도 하고 히비끼 씨 목소리도 듣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밝았지만 힘이 없었다.
어설프게 힘내라고,,, 잘 될 거라고 막연한 위로같은 말은 입에 담지 않았다.
그냥 내가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으니 언제든지 기대고 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기댔으면 좋겠다고
고유리짱을 깨서방도 딸로 삼고 싶다고 할 정도로 예뻐하지 않았냐고
그러니 동경에 가까운 친척이 있다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조심스레 말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검사결과에 따라 만에 하나 동경에서 병원생활을 할지 모른다고,,,
그 때 되면 염치없지만 조금 신세를 질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고 묻는다.
물론이라고 우리에게도 함께 할 기회를 주라고 그랬더니
그렇게 얘기해 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단다.
구절구절 긴 얘기는 하지 않았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 번 통화를 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람은 모든 일을 좋게만 생각하고 살면 된다고, 그러다보면 나쁜 일도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고
자기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포지티브 마인드라고 늘 입버릇처럼 얘기했던 히비끼 씨..
분명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과 혹 검사 결과가 어둡더라도
그녀는 또 멋지고 당당하게 엄마로써 자식의 병마와 싸울 것이다.
난 그냥,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며 미비하지만 서포트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7월달,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땐 예전처럼 통통 튀는
해맑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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