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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외여행

해외에서도 변함없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by 일본의 케이 2019.05.30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우린 출국심사를 마치고

라운지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음

 탑승 게이트에서 느긋하게 직원들을 기다렸다.

이번 홍콩행은 매년 깨달음 회사에서 

해외연수라는 이름으로 가는 행사중의 하나이다.

각 나라의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뜻깊은 연수이다.

올 해 목적지를 홍콩으로 정한 것도 직원들이였고

깨달음은 모든 걸 그들에게 위임했다.

예전 같으면 공항에서 만나 일단 간단한 미팅을

 하거나 지시사항등, 꼭 둘러봐야할 건축물을

몇 가지 제시하기도 했을텐데 이번 홍콩행은 

마지막날 저녁식사만 함께 하는 것 외에는

미팅도 없이 출발부터 도착까지 

90% 자유연수로 했다.

깨달음은 도면을 꺼내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체크를 했고 내가 사진을 찍는 다는 걸

 알아채고는 얼른 뱃살을 감췄다. 


탑승을 하고 깨달음이 한국영화를 검색하면서

일어번역판이 세 편이나 있다고 좋아했고

[완벽한 타인]이라는 영화를 열중해서 봤다.

옆 좌석 직원은 홍콩 가이드북을 꺼내 뒤적거렸다.

할리우드 로드, 소호거리, 빅토리아피크,

낭만의 거리, 윙라이신 사원.

마카오의 성바울성당, 세나도 광장, 

육포와 쿠키스트리트,몬헤요새, 

성도미니크 성당, 호텔 카지노까지 모두 

다 돌아서인지 우린 갈 곳이, 아니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솔직히 이번이

 우리 부부에겐 세번째 홍콩행이였다.


그래서 3박 4일 그냥 휴식을 할거라고 작년

 싱가포르에서 처럼 건축물 보러 따라다니느라

 하루 2만보이상 걷는 건 하지 않겠다며

오기 전부터 깨달음에게 선포를 했었다.

깨달음 역시도 홍콩과 마카오를 구석구석

돌아다녔기에 자기도 그냥 쉴 거라고 그래서

연수가 아닌 여행식으로 바꿨다고 했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회사 고문들과 함께

식사를 끝내고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유람선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셨다. 고문들은 이 야경이 

몇 년전만해도 멋졌는데 요즘 홍콩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퇴색되어 가는 듯하다며 세계의 정치,

 경제의 흐름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나는 

안개속에 갇혔다 잠깐씩 모습을 들여내는

 홍콩 시내를 멍하니 응시했다.


다음날은 마카오로 가기 위해 ONE BUS를 탔는데 

ONE BUS 운행체계가 아직 제대로 정착화 

되지 않아서 예약을 하는것도 티켓을

 교환하는 것도 아주 불편했다. 

실은 전 날, 이 티켓의 구입처를 확실히 알고 

있는 호텔 관계자, 여행사 직원이 없어서

2시간을 헤매고 다녔었다.

그렇게 탄 버스가 역시나 홍콩을 출국하고

마카오에 입국하는데 여러가지로 복잡하고

시간적으로도 많은 소비를 했다.

깨달음이 이 버스를 타겠다고 고집을 피운 덕분에

고문들도 고생을 좀 하셨고 깨달음은 버스가

 마카오에 도착을 하자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홍콩처럼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 봤지만

  마카오에 또 오게 된 이유는 워터쇼를 

내가 꼭 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린 택시를 타고 바로 구시가지로 옮겨 

점심 식사를 하며 두 분 모두 워터쇼가 뭔지 

처음 들어봤다고 하셔서 내가 자세히 설명을

 드렸다. 식사를 마치고 쇼가 시작될 때까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깨달음과 나는

커피숍에서 따끈한 우롱차를 마셨다.

깨달음이 핸드폰을 심각하게 쳐다보다가

일기예보에 내일 하루종일 비 온다는데

디즈니랜드 갈 수 있겠냐고 걱정을 했다.

[ 그냥 가는 거지. 뭐..]

[ 왜 갑자기 디즈니 가고 싶다고 그랬어? ]

[ 응,,홍콩에서 안 가본곳이 그곳 뿐이여서]

[ 단순히 그런 이유야? ]

[ 응 , 그래도 홍콩 왔으니 한군데는

가야할 것 같아서.,,]

[ 나.. 놀이기구 못 타,무서워서.. ]

[ 탈 생각은 나도 없어, 그냥 홍콩 디즈니는

 어떤지 보러 가는 거야 ]

[ 역시,,당신다운 생각이야,,]


5시, 쇼시간에 맞춰 자리에 앉자 VIP석은

음료와 스넥이 딸려 나왔고 깨달음은 

와인을 마시며 무대장치에 대해 

건축적인 얘길 고문들과 나눴다.

마카오 하우스오브 댄싱 워터쇼는

18개국 출신, 약 77명의 행위예술가와

130여명의 전문 기술팀이 함께 만들어낸 

초대형 수중 워터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 제작자 프랭코 드래곤이

만든 첫 번째 수중쇼로 3천억원대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해  5년이상 기획한 

오픈형 워터쇼이다. 올림픽 경기장의 

수영장 5-7배에 대략 14.000ml 물이

 들어가는 수조는 지름 49미터, 깊이 8 미터의 

거대한 수조와 239개의 자동분수,11개의 

초대형 엘리베이터로 움직이는 역대급 최고의 

무대장치로 다이나믹하고 어메이징한

 공연이 펼쳐진다.


360도 원형으로 된 극장이라 어느 좌석에도 

큰 불편없이 공연을 즐길수 있다.

또한 가장 큰 규모의 수중 쇼로 시공을 초월한 

영웅적인 서사시 러브 스토리와 탄탄한 

스토리 구성,물과 조명 , 아찔하고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퍼포먼스와 

무대연출이 오감을 자극하는 최고의 공연이다.

약 1시간 40분의 쇼 중간에

 모터사이클 쇼도 긴강감을 더해주는 

요소이며 매순간 혼신을 다하는 연기자들의

표정도 그대로 전달되어 진다


쇼가 끝나자 우린 바로 홍콩으로 넘어와야해서

미리 예약해둔 페리를 타러 가면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채로 쇼가 너무 좋았다고 

서로가 느낀 것들을 얘기하느라 바빴다.

[ 나는 솔직히 윈팬리스호텔 앞에서 음악에 맞춰

물줄기가 뻗어나는 분수쇼 같은 거라 생각했어.

근데 너무 너무 좋았어. 이렇게 완벽한 쇼는

처음이야,,이런 쇼가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00사장, 우리에게 이런 쇼를 보게 해 줘서

너무 고마워, 잊지 못할거야 ]

[ 나도 몰랐어요, 우리 와이프가 

보고 싶다고 해서 예약한 것뿐인데,,

보길 잘 했네요 ]

[ 정 상, 고마워, 정 상이 보고 싶다고 해서

우리가 이렇게 덤으로 볼 수 있어 고마워,

완전 압권이였어. 안 봤으면 후회했을거야 ]

[ 별말씀을,,저도 너무 감동받았어요 ]

수영선수, 무용인, 뮤지컬 가수, 코미디언 등

등장인물들의 다양성에도 놀랐다며

뭐니뭐니해도 무대설치, 장비, 조명, 음악이

 완벽히 하나가 되어 어우러진 쇼는 처음이라고

 아저씨들의 흥분은 계속 되었다.

(홈피에서 퍼 온 이미지)


호텔로 돌아온 깨달음은 바로 직원들에게

시간이 나면 마카오에서 워터쇼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는 메일을 보내고 나서는 테이블에 

앉아 도면체크에 들어갔다.

[ 당신은 여행와서도 일을 해? ]

[ 여행이긴한데..일과 관련된 여행이잖아.

 도쿄 가기전에 수정한 도면을 팩스로

 보내줘야 돼 ]

난 깨달음이 열중하도록 조용히 침대에 누워

 책을 펼치며 이곳이 홍콩이 아닌 도쿄의 

우리집인 것 같다는 착각을 잠시 잠시했다.

깨달음은 참 자기일을 열심히 하는 남자이다.

해년마다 직원들과 해외연수를 오고 

경영자인 오너가 아닌 먼친척 아저씨처럼

직원들을 대하고 잘 챙긴다.


홍콩에 도착해서도 깨달음이 전철프리패스를

구매하고 하나씩 나눠주느라 부지런히 뛰는 

 보고 고문중에 한분이 저렇게 사장이 직접

움직이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직원들이 그것을 

알아야될텐데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깝다고 했었다. 또 경영자와 

직원과의 거리가 없는 관계가 물론 좋지만 

오너와 직원의 경계를 모르는 것 같아서

보고 있으면 화가 날 때가 있다고 하셨다.

내가 봐도 사회적 통념에서 보는 오너와

 직원과의 관계가 깨달음 회사에서는

 통용이 되지 않는다. 자신만의 경영방침이 

확고해서 한마디 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지만 

난 그냥 묵인하거나 못본 척 하곤 한다. 

깨달음 본인의 성품이 그래도 나와서인지 큰 

회사로 이직한 직원들이 다시 깨달음 회사로 

돌아오는지도 모른다. 사서 고생을 하는 것

같지만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자신만의 소통 방식이 있어서 분명 

일이 많고 힘들 것이다.

그래도 자기 일과 회사, 직원들을 너무 

사랑하는 깨달음,, 도면체크에 집중해 있는

 깨달음 어깨가 왠지 무겁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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