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하고 돌아오면 우린 습관적으로 TV을 켜고
둘이서 식사를 한다.
식사가 끝나고 나면 난 설거지를 하고
깨달음은 내가 건네 준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을 들고
자기 책상으로 가면서 TV를 끄고 한국 라디오 방송을 튼다.
그렇게 라디오를 들으며 각자의 저녁시간이 시작된다.
책을 읽기도 하고, 컴을 하기도 하고,,,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언니 차에서
추억의 가요들이 흘러 나오는 걸 들었다.
내가 20.30대에 들었던 발라드곡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길래
어느 채널이냐고 물었더니 CBS라고 가르쳐 주었다.
CBS는 설교를 위주로 하는 방송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유행가들도 틀어주냐고 의아해 했더니
음악FM은 가요를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고
한 번 들어보라고 권했다.
일본에 돌아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하루종일 너무도 좋은 곡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되었다.
그 날 이후, 일본에 돌아 온 나는
집에서도 이렇게 라디오를 틀어 놓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깨달음도 한국노래를 듣는다.
밖에서 일을 할 때는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로 듣고 있으면
이곳이 한국인가 싶을 때도 있고, 깊은 밤에 듣는 노래들은
옛고향집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청춘 때 즐겨 들었던 라디오 방송
[ 정오의 희망곡] [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
[ 이종환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고 있는 것 같아 타국생활의 허허로움이
조금씩 메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저녁 11시에 시작되는 [ 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는
내가 20대에 들었던 음악들을 고스란히 들려 준다.
오늘은 조정현의 [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
최현재의 [ 너를 잊을 수 없어]
조하문[ 이 밤을 다시 한 번]이 흘러 나왔다.
24살, 첫사랑이란 걸하고 몹시도 아파했을 때 들었던 노래들이다.
몇 년전인가,,, 이 노래를 들은 게...
80년대 라디오에서 주로 등장했던 가수로는
이문세, 김범룡, 이치현과벗님들, 조용필, 윤시내, 이선희, 정수라,
박남정, 김종찬, 이승철, 송골매, 조하문, 전영록 등이 노래였고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사랑이 떠나가네,
신해철의 나에게의 초대, 일상속의 초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
지오디의 어머님께,
이승환의 천일동안, 너를 향한 마음,
조성모의 후회, 이소라의 제발, 결혼,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 날 울리지 마,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 김종서의 대답없는 너를 들으며
내 청춘과 젊음이 충만해졌었다.
드라이브를 하다가도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일부러 길가에 차를 대놓고
그 곡이 끝날 때까지 듣곤 했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지금 되돌아 봐도 젊음이 넘쳤고, 희망이 가득했던 20대...
그 때 그 시절, 그 노래들을 들으며 웃고, 울고, 춤추고, 떠들고,
고민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번뇌하고
질투하고, 방황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보면 40대 중반을 넘긴 지금 사는 것은
20대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 같기도 하다.
단지, 나이만 더 먹었다는 것 뿐....
이 주옥같은 노래들이 요즘은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불멸의 명곡]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서 불리어진다고 한다.
오늘도 옛노래를 들으며 회상에 젖여 그 때 일들을
신나게 얘기하는 날 보고 있던
깨달음이 내 20대는 어떤 모습이였는지
다음에 한국에 가면 사진 좀 보여달란다.
자기가 사진을 보면 놀았는지, 안 놀았는지 알 수 있다고..
[ ....................... ]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얘기가 이상하게 흐를 것 같아서 화제를 바꿔
당신이 듣기에 그 시대, 20,30년전 음악은
어떤것 같냐고 물었더니
멜로디가 좀 촌스러운 것 같지만 요즘 노래에 비해
알기 쉬운 것 같고 애절함이 더 느껴지는 것 같다면서
음악이라는 것은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이기에
가사는 몰라도 느낌으로 알 수 있단다.
한국음악의 매력은
가사는 몰라도 멜로디가 쉬워서 슬픔과 기쁨의 감정이
100%느껴진단다.
반복되는 멜로디도 그러겠지만 뭔가 슬픔에 젖은 목소리여서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서 중독성이 강하단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여가수 백지영이 부르는
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제곡 [잊지 말아요]는
첫 소절만 들어도 울컥 눈물이 쏟아지려고 한단다.
백지영의 목소리가 마치 울먹이면서 부르는 것 같아서
애처롭다며 눈을 지긋히 감으면서
[ 이찌 마라요(잊지 말아요)라고
슬픈 얼굴로 백지영 흉내를 냈다.
[ ......................... ]
뭐든지 오바하는 깨달음..
그래도 가사의 뜻은 잘 모르지만,
같이 느끼고 같이 즐겨해줘서 고맙다.
서로 다른 나라, 성장과정, 성장시대는 다르지만
나의 감성을 키워준 한국 노래들과 이렇게 함께 해서 참 좋다.
CBS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방송도 라이브로 보고
듣고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나마 해외 거주자가
한국노래를 맘껏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체널이 있어
그저 감사하는 마음이다.
( http://www.cbs.co.kr/radio/ )
*공감은 로그인이 필요 없답니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긍정과 부정의 차이 (52) | 2015.05.07 |
---|---|
새 글을 올리는 블로거의 마음 (52) | 2015.04.26 |
해외 거주자를 둔 가족들 마음 (29) | 2015.04.02 |
일본에서 부동산 계약하던 날 (87) | 2015.03.31 |
일본 부자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습관 (29) | 2015.03.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