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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11

내가 일본에 살면서 생긴 습관들 영화 [ 理想郷]를 봤다. 한국에서는 [더 비스츠 ]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합잡영화인 이 영화는 네덜란드 커플이 스페인 시골 산토알라에 정착하면서 일어났던 일을 영화한 것으로 2016년 상영된 다큐 [Santoalla]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2022년 스페인 고야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도 3관왕을 차지한 수작이다. 영화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식인인 프랑스 부부는 평화롭고 소박한 삶을 위해 스페인 북서부 마을로 이사를 오고 유기농 작물을 팔며 여가시간을 즐긴다. 하지만 마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문제로 주민과 반대의견을 내며 이 마을의 토착민 형제와 갈등이 시작된다. 시골의 텃새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라고 하기엔.. 2023. 11. 17.
추억은 방울방울,,, 걷기에는 너무 멀 것 같아 전철을 탔다. 오다이바 팔레트타운(お台場パレットタウン)이 이번 달에 영업을 종료한다.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장소로 선정되기도 했던 팔레트 타운은 쇼핑몰, 디지털 아트 뮤지엄, 모빌리티 체험관, 대관람차로 구성된 대형 엔터테인먼트 복합시설이었다. 작년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종료했고 이달 3월 27일 모든 시설의 영업을 끝낸다. 1999년에 설치된 대관람차는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람차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 관람차를 타면 도쿄타워, 도쿄 스카이트리, 레인보우 브릿지. 도쿄 게이트 브릿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곧 사라진다. 결혼전부터 깨달음과 나에게 참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 주던 곳이었기에 폐관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가봐야하지 않겠냐는.. 2022. 3. 24.
일본어,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작년 여름, 골절상을 입을 때부터 병원을 다닐 때면 택시를 타는 버릇이 생겼다. 쉬엄쉬엄 운동삼아 걸어도 되는 거리이지만 깨달음과 둘이면 전철보다 택시를 타는 게 교통비는 물론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검사 결과만 듣고 나오면 되는데 깨달음은 동행하길 원했다. 로비에 들어서면 항상 두번씩 재던 혈압을 오늘은 자신의 혈압이 높다는 걸 인정하는지 한 번으로 끝냈다. 대기실 티브이에선 코로나 감염자가 9만명을 넘어갔고 이번주내로 곧 10만으로 늘어날거라 예상되는데 어떤 대책이 현명한지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내 검사 결과는 아주 짧고 심플했다. 3개월에 한 번씩 받는 갑상선 호르몬은 별 문제없었고, 4년 전 자궁근종 수술한 부위에 또 뭔가가 생긴 것 같다고 했던 산부인과에서도 수술을 요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2022. 2. 3.
가끔은 남사친이 더 편할 때가 있다 류(劉)상을 만나러 요코하마(横浜)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작년부터 만나자고 했던 약속이었는데 코로나로 몇 번 미뤘었다. 하지만 더 이상 미뤘다간 두 번 다시 얼굴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런치타임에 잠깐 시간을 냈다. 요코하마가 삶의 터전인 류가 도쿄까지 나오는 것보다 내가 이동하는 게 빠를 것 같아 움직였는데 류가 역 앞에 나와 있었다. 적당히 배가 나온 40대 후반이 된 류는 도수 높은 안경을 치켜올리며 머쓱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너무 반가워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더니 류가 쑥스러운 듯이 악수를 했다. 얼굴이 변했네, 늙었네, 살이 쪘네, 중년 아줌마네 등등 서로 약간씩 디스를 해가며 예약해 둔 식당으로 걸었다. 대학원 동기인 류는 중국인으로 졸업하고 바로 이곳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디자인 사무.. 2022. 1. 13.
내가 한국에 소포를 보내는 이유 블로그 이웃님께서 소포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소포여서인지 깨달음이 박스를 보자 입꼬리를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누가 보내주신 거야? ] [ 블로그 이웃님이, 저번에 말했던 그 분 ] [ 아,,,근데 이제 안 받기도 하지 않았어? ] [ 그랬는데 보내주신다고 그래서 그러면 내가 필요한 걸 보내달라고 그랬어 ] 내 말은 반으로 흘려 들으면서 소포 내용물을 하나씩 꺼낸다. [ 이거 뭐지? 쥬스? 이건 또 뭐야? 미역? ] 미역귀, 냉면, 비빔면,카스타드.누룽지 등을 꺼내고 제일 밑에 있던 쌍0탕을 보고 넙죽 인사를 한다. [ 나는 당신 이 과자를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 [ 아니야, 난 이 감기약이 더 좋아 ,이 과자는 아버지가 맛있다고 해서 드릴려고 당신이 부탁했구나? ] [ 응, 그.. 2019. 5. 22.
해외생활이 길어질수록 가장 그리운 것 메일을 읽은 후배와 통화를 했다.[ 언니,,그냥 내일 당장 오면 안돼요? 지금 그렇게 힘든데 왜 6월부터야? ][ 5월 28일까지 스케쥴 있어서 못 움직여..][ 가슴은 도대체 원인을 모른대요? ][ 응,,원인을 확실히 모르겠대..그냥 호르몬 불균형으로 혈관이 과다하게증가되서 생기는 현상일 수도 있다고 그랬어어째든, 악성이나 그런 건 아니래서 다행이야 ][ 아이고,,힘들어서 어떡해..계속 일이 생기네..근데 먹는 것까지 힘드니... ][ 그니까,,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애.내가 입이 짧아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닌데..한 끼 먹으려면 내 손으로 모두 준비를 해야하니.오죽하면 입원까지 생각을 했겠냐,,근데,,입원을 해도 한국음식이 나오는 것도아니고 가만히 침대에 누워만 있을 것인데,,내가 필요로 한 건 그런 휴.. 2018. 5. 11.
일본 유학생이 말하는 한국생활에서 좋았던 것 유끼짱은 내 친구의 딸로 한국에서 3개월 유학생활을 경험했고 지금은 미용공부를 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다. 내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해서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친구 두명과 함께 나와 있었다. 내가 인사를 하고, 몇 가지 한국어로 말을 걸었더니 많이 부끄러워했다. 한국어를 읽을 줄은 아는데 아직 한국어가 자유롭게 나오지 않고 1년이나 지나서인지 머릿속에 남은 게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가볍게 건배를 하고, 같이 온 친구들을 소개했다. 옆에 남자는 유끼짱의 남자친구이고, 쿠미짱은 한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알게 된 친구라며 유끼짱보다 3개월 더 한국어 공부를 해서 한국말을 조금은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 식사를 시작하며 요즘 유행중인 케이팝과 예능프로인 [나 혼자 산다]에 동방신기가 나왔고 [.. 2018. 3. 30.
일본에서 차리는 구정 상차림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옆자리 앉은한국인 여학생들이 한국은 설날인데 떡국이라도 먹어야하지 않겠냐며 유학 오기 전 가족들과 보낸 명절 얘기를 나눴다.구정인 한국은 친척, 가족들이 오가고한자리에 둘러 앉아 덕담을 나누고 지난 얘기들을 나눌 것이다. 요즘은 홀로 지내는사람들이 점점 늘었다고 하는데 내 기억속설날은 아침부터 친척들이 선물꾸러미를 들고인사를 왔던 모습들이 생생하다.전철에서 내려 바로 마트에 들렀다. 계획에 없었는데 전철 안,그녀들의 얘기에 자극을 받았는지자연스럽게 명절 음식들을 고르고 있었다. 집에 들어와 김치 냉장고에 넣어둔 고사리를 삶고콩나물, 시금치 나물도 조물조물 무쳤다.갈비에 양념을 하는 동시에 감자를 삶아 샐러드를 만들었다.동그랑땡 재료를 섞어두고, 호박에 구멍을 뚫어고기를 채우고.. 2018. 2. 16.
SNS의 위력은 대단하다. 작년 6월, 제 블로그에 일본에서 부동산 회사에 다니는 은하씨(가명)의 열 불난 사연을 올렸습니다.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일본에서 명문대 다니며 스타박스에서 알바를 하던 남학생이 한국으로 귀국 전, 살고 있던 방을 퇴실하면서 거짓으로 적어 낸 퇴실서와 함께 방을 개판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버린 탓에 같은 한국인으로 은하씨가 회사에서 참 입장이 난처했다는 것과 이런 상식이하의 행동으로 인해 한국인이 일본에서 방을 구하기 힘들어졌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그 글을 은하씨의 허락하에 내가 올렸던 이유는, 이런 한국인으로 인해 남아있는 한국인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과 해외에서의 행동거지가 내 나라, 내 부모를 욕 되게 하고 있음을 재인식하라는 뜻이였습니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집구하기 점점 힘들어진 이유 블로그를 통해 .. 2016. 5. 19.
15년전 일본 유학생의 3가지 유형 [ 뭐 허냐?, 너 어떻게 알았냐? 내가 일본 들어 온 거? ] [여보세요]도 없이 다짜고짜 자기 할 말을 먼저 꺼내는 건 대학원 선배였다. [ 몰랐어, 그냥 카톡 한 거였는데? 일본 아니였었어?] [ 아니, 일본 딱 들어 온 날 너한테 카톡이 와서 니가 알고 있었는가 해서...] [ 뭘 알아? 어디 촬영 갔다왔어? ] [ 응, 필리핀에 한 3달 있다 왔다...] [ 일 때문에 간 거야?] [응,,, 일 반,, 휴식 반,,,, ] [ 여전히 선배는 잘 나간다~~, 부럽다,,] [ 부럽긴 뭐시 부럽냐? 나는 니가 더 부럽드라 근디,,너 좋은데로 이사했드라, 역시 부자는 달라,,,] [ 뭔 소리야,,, 다 빚이야 빚...] [ 야,, 니기 집 옥상에서 나 살면 안 되냐? 달마다 야찡(월세)내기 징해 죽것다,.. 2015. 11. 19.
한국인이 일본에서 집구하기 점점 힘들어진 이유 블로그를 통해 3년전에 알게 된 은하님(가명) 내가 예전에 살고 있던 곳과 은하님 직장이 가까웠고, 남편분과 살고 있던 집은 내가 처음으로 기숙사 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했다. 그게 인연이 되어 몇 번 남편분(일본인)과 식사를 했던 이웃님이다. 그런데 부동산 회사에 근무하는 은하님이 요즘 고민이 많다. 한국인인 본인이 부동산 회사에 다니는데도 한국인에게 방을 쉽게 구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여서 내심 속상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렇게까지 한국인들을 집주인이 거부하는데는 이유가 있었음을 은하님 블로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최근 일어난 일은 일본 명문대를 졸업하고 스타박스에서 멋들어지게 알바를 하던 한국인 손님이 퇴실을 하면서 집을 개판으로 만들어 놓고 한국으로 튄 사건이 있었다. 퇴실 체크하기로 약속 .. 2015.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