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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바람은 교통사고가 아니다.

by 일본의 케이 202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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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오늘 아침에 배웅하면서

여자 조심해!라고 그랬어? ]

[ 그냥,,]

[ 원래 그런 말 안 하잖아 ]

[ 그냥, 아무 뜻 없이 나온 말이야 ]

[ 그런 말하는 사람 아닌데 갑자기

그런 소릴 하니까 너무 이상했어 ]

[ 알았어,,이제 안 할게 ]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에게 잘 다녀오고

차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오늘은

여자 조심해라는 한 문장을 더했다.

 

차 조심하라는 건, 깨달음이 어릴 적 크게

교통사고가 난 후 트라우마 같은 게 있어

신혼 때부터 출근길에 꼭 빼놓지 않고 했던

말인데 오늘 덧붙힌 말은 지금껏 그런 뉘앙스에

말을 해 보지 않아서 듣는 깨달음도

좀 황당했던 모양이다.

아마도 지난주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마치고

 원장님과 차를 마시며 나눈 얘기들이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서였을 게다.

 

원장님은 요즘 너나 할 거 없이 바람을 피우고

이혼하고 삼혼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며

자가네 단골손님들 반 수가 넘게

배우자 외에 애인을 두고 있다면서 3년 전

코로나 때 자신이 겪었던 남편의

외도사건?을 얘기해 주셨다.

[ 깨달음, 혹시 당신은 바람피우고 싶으면 

일단 나한테 말해. 몰래 그러지 말고 ]

[ 웃긴다. 그건 바람이 아니지 ]

[ 그니까,, 혹시나 뭐,, 마음이 동요되는

상대가 나타났거나 뭔가 이탈하고프면 

편하게 말해 줘 ]

[ 말하면 오케이 해줄 거야? ]

[ 응 ]

 

원장님 주변에서 본 한일커플들,

그리고 한국에서 온 아줌마들이 얼마나

자유롭고? 즐기고 사는지 리얼한 다큐 실화를

들려줬다며 나이가 50이 넘어 60이 넘어도

이성에게 격한 호기심을 갖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당신에게 [ 여자 조심해 ]라고

했던 거였음을 밝혔다.

자기는 눈이 높아서 웬만한 여자는 

눈에 안 들어오니까 걱정 말란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한 5년 동안은

상당히 다툼이 많았다. 

서로의 성격차가 심해서 예민한 나와

정 반대인 무던한 깨달음은 날이 가면 갈수록

불만과 짜증이 쌓여만 갔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

머리 모양이 이상했다. 어디에서 누웠는지

뒤통수가 납작하게 눌려 있었고 얼굴도

한숨 자고 온 듯한 얼굴빚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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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아무리 피곤해서 사우나를 가서

쉬거나 그런 자체를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인데

뒤통수가 납작해질 때까지 뭘 했나 싶었지만

난 침묵을 지쳤다.

여자만이 느끼는 직감이라는 게 온몸에

전율처럼 느껴졌지만 그냥 아무것도

 묻지 않고 넘어갔다. 

행여나 캐물어서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미 쾌락의 시간?을 맛본 이후이니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 들어서였다.

반대로 아니라고, 그런 일 없다고 잡아떼면

나만 또 예민해서 생사람 잡는 꼴이 되니

그냥 덮어두자고 지금껏도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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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를 꼬치에서 빼 내 접시에

올려주며 깨달음이 

원래 바람은 교통사고 같은 거라고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거라고 했다.

 [ 그건 말이 안 돼, 사고가 잦은 곳을

찾아가니까 교통사고가 나는 거야.

사고다발지역에 왜 가냐고?

아니, 그 말도 맞네.

교통사고가 나면 몸 다치고

마음 다치고, 돈 들고, 주변사람 다치고,

더 심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바람피우면 교통사고 났을 때랑 상황이

비슷하니까 그 말이 맞기도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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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용실에서 어깨까지 길었던 머리를 

아주 짧은 단발로 잘랐는데 깨달음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보통 남자들이 원래 그렇고 특히 깨달음은

눈썰미가 없는 대표적인 남자이니

그러려니 했지만 이번에는 물어봤다.

변한 거 없냐고?

[ 뭐? 뭐가 변했지? 모르겠는데.. ]

[ 아니야,, 그냥 물어봤어 ]

[ 목걸이 바꿨어? ]

[ 음,,, ]

기대하지 않아서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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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다시 한번 말하는데, 정말

당신 말처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먼저 나한테

말해. 솔직하게,, 그러면 그냥 내가 너그럽게

봐줄게.. 그 대신 나에 대한 예의로

콘돔은 꼭 가지고 다녀 ]

[ 뭔 소리야,, 난 교통사고 날 일이 없지,

 운전면허가 없잖아, 헤헤헤 ]

[........................... ]

중년, 이제 노년을 향해가는 부부가 앉아서

 아주 영양가 없는 소리들을 해가며

나머지 술잔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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